차가 '티'가 된 까닭? 유럽 전파 푸젠선 '떼'…하동세계차엑스포

안대훈 2023. 5.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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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남 하동군 하동스포츠파크 행사장에서 열린 '2023하동세계차(茶)엑스포' 개막식. [연합뉴스]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차엑스포)’가 지난 4일 개막, 31일간 여정에 돌입했다. 경남도·하동군이 공동 주최하고 재단법인 하동세계차엑스포조직위가 주관한 차엑스포는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茶)!’를 주제로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이번 엑스포는 차(茶) 분야 최초 정부 승인 국제행사다.

차엑스포 주행사장은 2곳으로 나뉜다. 하동군 적량면 하동스포츠파크(제1행사장)와 화개면 하동야생차문화축제장(제2행사장)이다. 제1행사장에선 차(茶) 천년관·웰니스관·월드티(tea)아트관이, 화개면 야생차밭 인근 제2행사장에는 한국차 시배지 하동을 소개하는 주제 영상관이 운영된다.


차 천년관: 한반도 차의 기원은?


지난달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현한 임금에게 지리산 명품 하동차(茶)를 올리는 '왕의 차' 진상의례. [사진 경남도]
하동 화개면 정금마을 녹차밭. [중앙포토]
‘차 천년관’에서는 한반도 차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 가야 김수로왕과 결혼하면서 인도에서 갖고 왔다는 ‘인도 차 전래설’과 아주 먼 옛날부터 영산(靈山) 지리산에 영초(靈草) 차나무가 스스로 자라고 있었다는 ‘한반도 자생설’부터 ‘중국 차 전래설’ 등을 소개한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828년) 시기 “당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니 임금은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했다. 차는 선덕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 이르러 성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하동은 천년 차의 고장으로 불린다.

또한 차 천년관에서는 ‘신라 왕실·귀족·승려·화랑 차 문화’, ‘고려왕실 진다의례(進茶儀禮·연회에 앞서 임금께 차를 올리는 의례)’, ‘조선 민중의 만병통치약’ 등 시대별 차 문화도 확인할 수 있다.


월드티아트관: 나라별 ‘차(茶)’ 발음은?


차(茶) 전파를 표시한 '티 로드'. [사진 재단법인 하동세계차엑스포조직위원회]
월드티아트관에선 세계 차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차·짜이·자이·티·떼 등 나라별 차 발음과 그 연원을 알 수 있다. 차는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육로와 해로로 전 세계에 퍼졌는데, 육상으로 전파된 곳에선 ’차(cha)‘라 부르고 해상으로 전파된 나라에선 ’떼(te)‘라 불렀다고 한다. 차를 부르는 소리인 차와 떼는 모두 중국어 발음에서 유래했으며, 차이(chay)나 티(tea) 등도 여기서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마카오와 대만을 무역 근거지로 동아시아 항로를 최초 개척하면서 차를 접한 포르투갈은 광둥어 영향을 받아 ’차‘라 불렀고, 중국 푸젠 지역 항구를 통해 차를 받은 유럽 국가는 푸젠 방언 영향으로 차를 ‘떼’라고 부른다고 한다.

더불어 차를 즐기는 대표적인 나라인 한국과 일본·중국·영국·튀르키예 차 문화도 볼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서 즐기는 녹차(한국)·말차(일본)·보이차(중국)·밀크티(영국)·홍차(튀르키예) 등 차 종류, 이때 곁들이는 떡(한국)·와가시(和菓子·과자·일본)·펑리수(중국)ㆍ핑거샌드위치(영국) 등 간식류, 복식, 차 도구 등이 무엇인지 전시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웰니스관: 심신 치유하는 차(茶) 효능은?


차(茶) 성분과 작용. [사진 재단법인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웰니스관에선 다양한 녹차 성분 효능을 알 수 있다.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 등 폴리페놀 성분은 비타민C보다 100배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특히 카테킨은 몸의 에너지 소비를 증가, 지방 분해를 촉진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아미노산 일종인 테아닌 성분은 심신을 이완하고 혈압을 낮춤으로써 학습 효과를 높여준다. 녹차를 하루 10컵 마시면 심장병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오마이걸·정동원·백지영·훅…차엑스포 온다


2023하동세계차엑스포에서 열릴 오마이걸, 하이키 공연. [사진 2023하동세계차엑스포 홈페이지 캡처]
2023하동세계차엑스포에서 열릴 오마이걸, 하이키 공연. [사진 2023하동세계차엑스포 홈페이지 캡처]
차엑스포 기간 특별·경연·체험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제1행사장에서는 세계 차를 체험하는 ‘찻잔 들고 세계여행’을 포함해 ‘나만의 블랜딩 티체험’, ‘찻잎 덖음&비비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제2행사장에선 다례 시연과 차 문화를 경험하는 ‘와글와글 차회’, ‘차 향기따라 힐링워킹’ 등이 마련된다.

주말마다 유명 가수 등 공연도 마련돼 있다. 6일 ‘하동T K-POP콘서트’엔 인기 걸그룹 오마이걸과 하이키가 출연한다. 7일 어버이날 기념 ‘하동T 트로트 콘서트’에선 하동 출신 트로트 가수 정동원·김다현·손빈아를 볼 수 있다. 이후 트로트 가수 장윤정·홍진영, 발라드가수 김범수·백지영,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으로 유명한 안무가 아이키가 리더로 있는 댄스팀 ‘훅(HOOK)’의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총 135만명 방문 목표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마을의 야생차밭. [연합뉴스]
차엑스포 조직위는 관람객 135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자동차 1만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셔틀버스 5개 노선도 운행한다. 엑스포 입장권 소지자는 경남 12개 시ㆍ군 유료 관광시설 27곳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하동=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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