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발목' 고정하려면… 평소 강화 운동을" [헬스조선 젊은 명의]

이금숙 기자 2023. 4. 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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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발목질환 명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김윤정 교수

 

툭하면 발목을 삐는 사람들이 있다. “발목 좀 삔 것 가지고…”라며 쉽게 보면 안된다. 발목을 삐는 과정에서 발목 인대에 크고 작은 손상을 입어 발목염좌로 이어지고, 발목염좌가 계속 되면 발목이 흔들리는 발목불안정성까지 발전을 한다. 발목불안정성은 심하면 인대를 강화하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발목염좌는 운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 이후 스포츠 활동이 증가하면서 발목염좌의 위험성도 덩달아 증가했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스포츠 선수의 70~80%가 급성 발목염좌를 경험한다. 발목인대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김윤정 교수를 만나 발목염좌·발목불안정성의 위험 요인과 치료·예방법에 대해 들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김윤정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제공

-발목염좌의 위험 요인은?
몸이 유연한 사람이 발목을 잘 삐는 경향이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특히 농구, 축구 같은 구기종목을 할 때 발목을 접질리기 쉽다. 구기종목 뿐만 아니라 걷거나 뛰는 운동이라면 발목에 부담이 가므로 발목염좌의 위험성은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발목을 잘 삐지만 병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남녀가 비슷하다. 여성은 하이힐 등 굽 높은 신발이 영향을 미친다면, 남성은 운동을 하다 발목을 삐는 상황에 많이 노출되는 편이다.

최근 발목질환이 늘고 있는데, 환자들의 인식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발목질환을 보는 족부족관절 분야는 정형외과 분과 중에 비교적 뒤늦게 자리잡았고 족부를 전문으로 보는 의사들도 최근에 들어서야 늘었다. 이런 변화가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계기가 됐다.

-발목을 삔 뒤 해야할 처치는?
발목은 안쪽으로 꺾이며 접질린다. 이 과정에서 외측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외측인대가 손상되면 발목 바깥쪽 복숭아뼈 주위가 붓고 아프다. 이럴 때는 응급처치로 아이스팩을 올려 부기를 가라 앉혀야 한다. 발목이 삔 줄도 모르고 방치하거나 시간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을 하다가 발목불안정성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발목불안정성이란 말그대로 발목이 불안정해 걸을 때 흔들리는 것 같고, 발목이 쉽게 삐는 상태를 칭한다. 어떤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도 한다.

-발목염좌가 얼마나 반복돼야 발목불안정성까지 가나?
답이 없다. 사실 연구자로서 연구하고 싶은 내용이다.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어떤 환자는 다섯 번 이상 삐어야 발목불안정성으로 가고, 어떤 환자는 한 번만 삐어도 발목불안정성으로 진행한다. 발목불안정성이 있다면 무시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에 발목 주변 근육 강화를 통해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부상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발목 주위 근육 강화 운동은 대표적인 것이 고무공 같은 데 올라가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고무밴드에 발을 걸어 당기거나 벽을 미는 힘을 주는 운동 등이 있다<아래 사진>. 이런 운동은 발목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인대의 고유 감각 신경을 활성화 할 수 있다. 평소에 발목이 자주 접질리는 사람은 꼭 실천하기 바란다.

발목 주위 근육 강화 운동/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제공
-발목이 불안정한 데 이런 운동을 해도 괜찮을까?
과거에는 발목을 삐고 부어오르면 냉찜질 등의 응급처치를 하고 한동안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발목 주변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빨리 활동을 재개하라고 지침이 바뀌고 있다. 그래야 발목 인대의 고유감각 신경 수용체가 약해지지 않고, 빨리 일상 회복을 할 수 있다. 실제 영상 검사 상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발목이 흔들린다고 느끼는 ‘기능적 불안정성’ 환자도 꽤 많다. 이들 역시 꼭 발목 주위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모든 재활이 그렇듯 이런 운동도 환자 맞춤형을 진행되는 것이 좋다. 많은 환자들이 일률적으로 유튜브를 보고 운동을 따라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최근 국책과제로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이용, 환자들의 발 변형과 보행이상 진단 보조 툴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연구가 확장되면 발 변형·보행이상에 따른 환자 맞춤형 운동 치료를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발목불안정성은 어떻게 진단하나?
발목불안정성이 있으면 환자는 "발목이 아파요" "조금만 걸어도 발목이 빠질 것 같아요" "턱이 조금만 있어도 발목이 확 젖혀져서 불안해요"라고 호소한다. 증상과 과거력을 살피고 엑스레이를 찍어서 발목 관절이 정말 어긋나 있는지 확인한다. 엑스레이로는 발목 관절이 정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꽤 많아, 정밀한 진단을 위해 발목 관절을 움직이면서 초음파를 찍어보기도 한다. 수술이 결정됐다면 MRI를 찍는다. 발목 관절 내 연부 조직 염증이나 골연골 손상 등이 동반됐는지 평가를 하기 위해서다.

발 모형/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제공
-치료 방법은? 
처음에는 석고 고정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한다. 동시에 물리치료와 함께 발목 주위 강화 운동을 한다. 이런 치료를 3~6개월 해보고 호전이 안되면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인대 보강을 위해 늘어난 인대를 짧고 탄탄하게 만드는 수술이다. 이렇게 하면 불안정한 인대를 보강할 수 있다. 인대 이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대 수술은 직접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과,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하는 관절경 수술이 있다. 두 수술 모두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 나의 경우에는 피부 절개를 통해 하는 개방술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확실하게 인대를 보면서 보강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목 관절 내부에 염증이나 손상 등 문제가 있는 경우는 관절경으로 처치를 한 다음에 인대 보강은 개방술식으로 진행한다.

-최근 머신러닝으로 발 변형과 보행이상 영상 진단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환자 진료를 하면서 제일 답답했던 것이 비슷한 환자에게 같은 술식으로 수술을 해도 어떤 환자는 결과가 좋고 어떤 환자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환자마다 발 모양이나 걸음걸이가 달라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건 아닌지 예측 모델을 만들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통해 환자 엑스레이 데이터가 쌓이면 정밀한 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개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발목염좌와 불안정성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은? 
예방법은 스포츠 활동 전에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 운동을 잘 안한다. 특히 발목에 취약한 농구, 축구 등 구기종목을 할 때는 발목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운동이 끝나고 정리 운동도 잊지 않아야 한다. 필라테스, 요가, 태권도 등 맨발에 체중을 실어서 하는 운동도 위험하다. 기본적으로 걷고 뛰는 운동은 모두 발목에 영향을 주며, 발목염좌 위험을 안고 있다. 평소에 발목 주위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발은 손과 달리 항상 신발을 신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지 않고 등한시한다. 샤워할 때 발에 이상이 없는 지 자주 들여다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김윤정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제공
김윤정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교수다. 발목 질환에 떠오르는 젊은 명의로, 특히 발목불안정성 환자를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 발목불안정성 환자마다 치료 예후가 달라 환자의 조직을 채취해 차이를 분석하는 생화학 연구를 많이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에도 관심을 넓혀,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 예후 연구를 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재활에 대해 일일이 피드백 관리가 안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이용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도 관심이 있다. 2021년 아시아족부족관절학술대회에서 ‘만성 외측 발목인대 불안정성의 수술적 치료 적응증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 마련’에 대한 연구로 최우수 논문연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국연구재단 우수 신진 연구지원사업 선정돼 '머신러닝 기반 발 변형 및 보행이상 진단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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