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 곧 친환경은 아니다? 그린 뷰티 아이템 필수 체크 리스트 7_선배’s 어드바이스 #164

박지우 2023. 4. 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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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원료인지, 재활용은 가능한지? 친환경 화장품 구매 시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포인트.

나날이 심각해져만 가는 기후 변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좀처럼 걱정을 떨칠 수 없는 요즘,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지구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각 제품의 제조 단계부터 폐기물 처리 과정, 각 기업의 친환경 이니셔티브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달을 맞이해 그린 뷰티 제품을 똑똑하게 선택할 수 있는 팁을 준비했다.

「 지속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는가? 」
Unsplash
비건 화장품, 유기농 화장품을 앞다퉈 내놓는 브랜드는 널리고 널렸다. 하지만 이것이 늘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 실제로 화장품, 비누, 샴푸 등의 일차 원료로 널리 쓰이는 팜유를 얻기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의 자연림에 불을 질러 농장을 만드는 바람에, 오랑우탄과 원숭이 같은 숲속 동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하고 탄소 배출 현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또 단일 종을 지나치게 밀식하거나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 종을 재배할 경우, 지역 전체의 생태계가 파괴되기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원료 하나하나가 과연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지, 환경에 해악을 끼치지는 않는지, 원료 생산 노동과 거래는 공정한지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아베다는 지속 가능한 원료만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밀랍, 꿀조차 배제하는 철저한 비거니즘을 실천 중이다. 샤넬의 ‘넘버 원 드 샤넬(N°1 DE CHANEL)’ 라인은 모든 제품 속 성분의 평균 97%가 지속 가능한 원료로 이루어져 있으며, 키엘의 경우 그 수치가 최대 98%에 달한다. 닥터브로너스는 아프리카 가나에 기름야자와 다른 자생 나무들을 함께 심어 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렁이를 활용하는 유기농 농장을 통해 팜유를 생산한다. 겔랑은 프랑스 그라스 농장의 유기농 장미수,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양봉장의 꿀, 유기농 비트를 발효한 알코올 등 직접 관리한 친환경 원료를 스킨케어 제품과 향수 등에 사용한다. 라메르는 캐나다 밴쿠버 인근 해안에서 이들의 핵심 원료인 해초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채취한다.

샤넬 넘버원 드 샤넬 까멜리아 리치 크림 - 천연 유래 성분 94%를 함유했고 그 대부분은 자체 관리하는 동백 유래 성분이다. 50mL 14만 3천 원.
닥터브로너스 퓨어 캐스틸 솝 베이비 마일드 - 주요 원료인 팜유를 가나 직영 농장에서 식물 다양성을 보존하며 생산한다. 950mL 3만 3천 원.
「 생산 및 유통 과정이 친환경적인가? 」
Unsplash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거치는 현대의 공산품 특성상, 에너지를 소모하고 탄소와 폐기물을 배출해낼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클린 에너지를 사용하고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며 자연이 감당해낼 수 있는 재처리된 폐기물을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아베다는 뷰티 업계 최초로 100% 풍력과 태양열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러쉬는 핸드 메이드를 지향하며 제조 과정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있다. 랑콤, 키엘, 헬레나 루빈스타인, 메이블린, 로레알 파리, 어반 디케이 등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큰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그룹은 공장, 물류 센터 등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2005년 대비 총 이산화탄소 배출을 91% 줄였다. 또 중국을 시작으로 2022년 말 기준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탄소 중립 사업장 110곳 보유를 기록했다.

샤넬은 202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50%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클라랑스는 자체 '에코 계산기'로 탄소 배출량, 물 사용량 등을 측정하고, 제품 운송 시 항공 대신 철도를 비롯한 육로를 채택하기로 했다. 시슬리는 전체 제품의 90%를 프랑스에서, 나머지 10%는 유럽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였으며 프랑스 친환경 인증인 HQE(High Quality Environment)를 충족하는 건물로 본사를 이전해 태양열 발전 지붕으로 전력 100%를 충당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에 사용된 물은 100% 재처리해 깨끗하게 배출하기까지.

랑콤 클라리피끄 프로 솔루션 - 그룹 차원에서 제조부터 유통까지 탄소 배출량을 적극 줄이는 친환경 이니셔티브를 지속 중. 자극 없이 각질을 제거하는 PHA 10% 함유 미백 세럼. 30mL 14만 5천 원.
클라랑스 수퍼 레스토러티브 나이트 크림 - 용기와 포장은 재활용 가능하며 제품 운송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다. 식물 성분 미백, 주름 개선 기능성 크림. 50mL 18만 6천 원.
시슬리 프리셔스 헤어 케어 오일 - 전제품 프랑스 또는 유럽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한다. 모발에 영양과 광채, 부드러움을 주는 식물 유래 헤어 오일. 100mL 13만 원.
「 리필 가능한 제품인가? 」
Pexels
거의 모든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리필 가능한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이웃 나라 일본과 달리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리필제품 생산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본품 몇 개를 패키지로 팔거나, 리필제품이 용량 대비 더 비싼 경우까지 있다. 하지만 같은 용기를 계속 채워 쓰는 것만으로도 플라스틱, 유리 등을 비롯한 소재와 제조 및 운송에 드는 에너지를 드라마틱하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고 펌프 재활용이 어려운 보디클렌저, 샴푸 같은 퍼스널 케어 제품은 특히 리필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립스틱, 아이섀도, 향수처럼 용기 비중이 큰 제품 또한 리필이 가능하게끔 출시되고 있는 추세. 알맹상점, 채움소, 이리온, 아모레 스토어광교점, LG 생활건강 이마트 죽전점,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건대점, 성수점 등에서는 사용하던 용기를 가져가서 리필하거나 내용물만을 별도 구입할 수 있다.

록시땅 인텐시브 리페어 샴푸 에코리필 세트 - 일찍부터 리필 상품을 출시해 록시땅은 41개를 보유했며 4월 한 달간 에코 리필 세트를 25% 할인한다. 각 500mL 세트 7만 3천 5백 원.
라네즈 크림스킨 - 미세한 크림 입자를 함유한 강력 보습 토너. 리필은 본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줄였다. 본품+리필 각 170mL 5만 9천 원.
발렌티노 뷰티 로쏘 발렌티노 립스틱 -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빨강. 립스틱 용기와 내용물이 쉽게 분리돼 리필할 수 있다. 5만 9천 원.
「 재활용이 용이한 용기 및 포장재를 사용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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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랗고 번쩍번쩍한 포장과 부자재는 사실 실제 제품의 안정성과 관계없이 단순히 첫 구매 시 소비자의 기분을 잠깐이나마 좋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점 더 많은 뷰티 브랜드가 용기와 포장재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이 쉬운, 또는 재활용한 소재를 사용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클라랑스는 상당수의 제품으로부터 종이 상자, 설명서, 종이 라벨을 제거했으며 이솝, 라부르켓, 닥터브로너스, 더바디샵에서는 종이 상자 없이 오로지 본품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닥터브로너스의 경우 모든 플라스틱 용기가, 아베다와 이솝, 키엘은 80% 이상이 PCR(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설화수 윤조 에센스는 유리 용기의 무게를 줄이고, 뚜껑은 재활용 소재로 교체했다. 더바디샵은 용기와 포장재의 68%가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목욕용품과 헤어용품은 2025년까지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프리메라는 재활용을 어렵게 했던 펌프 스프링을 제거해, 소비자들이 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최초로 비닐, 복합 플라스틱 등 재활용 불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열분해유 100%로 이루어진 화장품 용기를 비욘드 엔젤 아쿠아 수분 진정 크림과 엔젤 아쿠아 보습 장벽 크림에 먼저 적용했다. 샤넬은 핀란드 스타트업 기업에서 나무 톱밥 원료 화장품 용기를 공급받고 있으며 클라랑스, 오리진스, 멜린앤게츠와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라네즈, 이니스프리, 프리메라 등은 지속 가능한 펄프로 만든 FSC™ 인증(Forest Stewardship Council™;삼림 관리 협회) 종이와 생분해 쉬운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다. 키엘, 이솝, 록시땅, 이니스프리, 쥬스투클렌즈 등은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재생지로 만든 상자 및 완충재로 제품을 배송한다.

더 바디샵 모링가 크림 바디 스크럽 - 96% 자연 유래 성분이며 용기는 100% 분리 수거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다. 250mL 3만 2천 원.
프리메라 오가니언스 워터리 에센스 - 피부장벽을 회복, 진정시키는 식물 복합체와 각질을 조절하는 PHA 함유. FSC 인증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다. 230mL 3만 2천 원.
「 다 쓴 용기는 수거해 재활용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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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용기에 주로 활용되는 ‘Other’이라고 표기된 복합재질 플라스틱과 내용물을 비울 수 없는 유리 용기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심지어 생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플라스틱들 또한 매립을 기피하는 국내 정책 탓에, 오히려 기존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방해하기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제품 출시 단계부터 친환경적인 용기 처리 방식에 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

이에 오늘날 여러 브랜드는 글로벌 자원 재활용 업체 테라사이클과의 협업을 통해 수거한 공병을 재활용하고 있다. 이솝, 클라랑스, 엘레미스, 더바디샵의 경우 지정된 매장에 공병을 가져가거나, 록시땅, 닥터지, SI 뷰티, 멜릭서의 경우 테라사이클 회원 가입 후 공병을 최대한 많이 모아 ‘(브랜드명) 공병 수거’라고 적어 테라사이클 홈페이지에서 픽업 신청을 하면 된다. 알루미늄, 유리 공병 모두 재활용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브랜드별 안내 사항을 정독해볼 것.

더바디샵은 전 매장에서 자사 정품 플라스틱 공병을 수거한다. 유통 기업 올리브영 역시 각 타운점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플라스틱 화장품, 생활용품 공병을 수거하며, 1개당 2천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키엘러쉬는 수거한 자사 제품 공병을 100% 재활용하는데, 키엘은 그중 320kg으로 신세계 강남점 매장 내장재를 만들어 이산화탄소 약 732kg을 감축하기도 했다. 자사 제품 공병이 10개 이상일 경우 이를 수거해 가는 이니스프리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이산화탄소 1,507톤 감축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키엘 칼렌듈라 페탈 인퓨즈드 카밍 마스크 - 칼렌듈라 꽃잎이 든 진정, 보습 마스크. 키엘은 자사 제품 공병을 수거해 100% 재활용한다. 100mL 7만 6천 원.
이니스프리 레티놀 시카 흔적 앰플 대용량 - 피부 트러블 후 칙칙하게 남은 흔적을 레티놀과 호랑이풀 유래 재생 성분이 지워준다. 50mL 5만 7천 원.
「 다기능∙대용량∙고농축∙스테디셀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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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과 미세먼지 탓에 화장품을 비롯한 각종 퍼스널 케어 제품을 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사용량과 단계를 최소화한다면, 화장품의 과도한 소비를 예방할 수 있다. 우선 대다수의 스킨케어 제품은 기본적으로 보습제라 할 수 있다. 심지어 파운데이션, 립스틱 같은 메이크업 제품 또한 보습제에 색소를 분산시킨 형태인 만큼, 로션과 크림, 세럼, 메이크업 베이스, 자외선 차단제를 모두 따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 꼭 맞는 제품 한두 가지만을 사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또 유통기한 내에 모두 사용할 수만 있다면 대용량 고농축 액체보다 고체가 더욱 친환경적이다. 여러 용기를 생산하고 이를 각각 배송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기 때문.

게다가 멀쩡한 제품 폐기는 뷰티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세일 기간에도 미처 팔리지 않은 재고는 제품의 사용 기한이 임박했거나 신제품, 새로운 디자인이 출시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폐기 업체에 넘겨 분쇄, 소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지나치게 짧거나 같은 제품을 자주 리뉴얼하는 브랜드보다는 한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사용 기한이 남은 재고는 지속적으로 유통하는 브랜드가 훨씬 친환경적이다.

빌리프 더 트루 크림 아쿠아 밤 점보 틸테이블 에디션 - 기존 제품의 2.5배 용량이며 100% 재생지로 포장된 베스트셀러 보습제. 125mL 7만 6천 원.
시세이도 UV 프로텍티브 컴팩트 파운데이션 세트 SPF35/PA+++ - 출시 이래 수십 년째 같은 용기 디자인 유지 중이며 케이스와 리필을 별도 판매한다. 5만 8천 원.
에르메스 퍼퓸드 솝 기프트 세트 - 에르메스 향수의 향기를 담은 비누 3종을 선택해 오렌지 상자에 담을 수 있다. 10만 3천 원.
「 비콥 인증을 보유했나? 」
비콥 인증™(Certified B™)
각종 친환경 제품과 그린 캠페인을 선보이는 등, 겉보기에 온갖 노력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그린 워싱(Green Washing)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업 자체의 인증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콥 인증™(Certified B™)은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비랩™(B Lab™)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수여하는 친환경·사회적 책임·투명 경영과 관련된 기업 인증이다.

지배 구조, 기업 구성원, 지역 사회, 환경, 고객으로 이루어진 총 다섯 가지 부문을 종합해 80점을 넘겨야만 획득할 수 있으며, 3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것이 특징. 현재 닥터브로너스 206.7, 엘레미스 93, 아베다 89.6, 벨레다 88.7, 더바디샵이 82.6점을 기록 중이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 또한 비콥 인증 획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베다 보태니컬 리페어™ 인텐시브 스트렝쓰닝 리브-인 트리트먼트 - 9월까지 해당 제품 하나당 10 미국 달러를 개도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자선단체, ‘채리티 워터’에 기부한다. 125ml 5만 원.
엘레미스 다이내믹 리서페이싱 브라이트닝 세럼 - 효소와 자연 원료가 비타민 C를 안정화해 미백 효과를 낸다. 30mL 17만 원.

*지금 반드시 알아야 하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그리고 생활의 지혜까지, '선배' s 어드바이스'는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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