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사람만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자궁내막증의 모든 것

2023. 4.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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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수천 명의 여성이 고통 속에서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기 위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수술을 받고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영국의 공공의료 서비스인 국민건강서비스(NHS)가 위기에 빠진 지금, 많은 이들이 빚을 지며 개인 비용을 들여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부유한 사람들만이 병을 고칠 수 있는, 건강에서의 새로운 젠더 격차가 존재하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제시카는 이 질환과 14년째 싸워오고 있다. 14살 때부터 고통으로 신음하며 매달 며칠을 침대에서 보낸다. 하지만 통증을 해결할 방법은 고사하고, 왜 이렇게 아픈지 이유조차도 알기 어려웠다. 20대 초반 그녀를 진찰한 의사들은 그녀에게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으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발생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심한 생리통, 엄청난 생리량, 내장이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 등 증상들은 여전했다. 제시카는 29살 때 국민건강서비스(NHS)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다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2020년, 팬데믹이 정점에 이른 시기였다. 수술을 한 외과 의사들은 그녀의 내장과 골반에 걸쳐 있는, 눈에 보이는 자궁내막들을 태워 없앨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자격을 갖추지 않았고, 그래서 뿌리에서부터 자궁내막증 조직을 제거할 수는 없었다. 제시카의 통증은 계속됐다.

이제 유일한 해답은 전문의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진료를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길게는 90주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녀는 민간 병원에 가기로 했다. 80파운드를 내면 한 달 안에 전문의의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비용이 들 것이었다. 그녀의 수술 비용은 7000파운드(한화 약 1100만원)로 예상됐다. 그녀에게는 그만한 돈이 없었다. 하지만 심각한 신체적인 증상들이 그녀의 정신 건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야 했다.

나는 제시카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안다.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2021년 9월, 난소가 요동치고 골반을 따라 미칠 듯한 고통이 전해지면서, 나는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고 비틀어대며 엄마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자궁내막증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설명하자면,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벽에 있는 것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이 아닌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자라나는 만성 질환이다. 영국 여성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자궁근종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부인과 질환이다. 두 달 전, 가장 마지막으로 받았던 초음파 검사에서 나의 난소 2개와 자궁에 조직이 유착돼 자라고 있다는 결과를 전해 들었다. “수술을 또 해야겠네요”라고. NHS의 부인과 의사는 나에게 아무 일도 아니란 듯이 말했다. 마치 내가, 이미 호르몬 치료와 진통제를 시도한 일이 없는 것처럼. 마치 내가, 지난 5년 사이에 광범위한 자궁내막증 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일이 없는 것처럼. 마치 내가, 엄청난 통증과 출혈, 그리고 10년 넘게 내 몸과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수술을 받으려면 1년 반 넘게 기다려야 했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17년, 첫 수술을 받았을 때는 ‘겨우’ 9개월을 기다리면 됐던 것과 비교하면 더 최악이었다. 그때 나는 생리할 때마다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가끔은 저녁에 놀러 나가거나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건 물론이고, 수업에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나는 피에 흠뻑 젖은 생리대를 교체하기 위해 한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가고, 뜨거운 물을 담은 보온병을 배에 착 붙인 채로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다리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연이어 수술했을 때는 잠깐 동안 통증이 완화됐었지만, 몇 달 후 통증은 다시 되살아났다. 그리고 또 수술을 해야 했다. 다행히도 부모님이 민간 병원에서 처치한 비용을 내줄 수 있었다(나는 NHS에서 다른 여러 가지 치료법을 이미 시도해본 상태였다). 하지만 그게 어려웠다면 어떻게 됐을까?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해지면서, ‘긴급을 요하지 않는’ 수백만 명의 수술과 진료는 당연하게도 취소됐다. 2022년 8월 기준, 영국에서 병원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숫자는 70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물론 그들 중에는 자궁내막증과 같은 부인과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RCOG)는 영국에서 부인과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여성의 수가 59% 치솟은 57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국 자궁내막증 자선단체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NHS 진료 예약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환자의 17%가 치료비를 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과, 나머지 83%가 아직도 고통을 겪으며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걱정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결국 모든 사람이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민간 병원의 수술 비용은 3000파운드(한화 약 475만원)에서 1만 파운드(한화 약 1584만원)까지도 들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인 의료 격차는 빠르게 벌어지고 있으며, 여성들은 그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 줄지 않는 대기 명단 」
“내 몸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어요.” 야스민 댄트레이는 증상이 극심했던 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당시 미대생이면서 파트타임으로 보모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녀는 수업을 빠지고, 갑작스럽게 집에 가야 하는 일이 생기곤 했다. “이동 시간이 길어지면 택시를 타야 했어요.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통증이 찾아오면 곧장 집으로 돌아갔죠.” 그녀의 상황은 몹시도 절박했지만, NHS의 부인과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2년을 기다려야 했다. “심각한 통증은 2년은커녕 두 달도 더 견딜 수 없었어요.” 그녀는 민간 병원의 자궁내막증 전문 의사의 진료를 예약했다. 의사는 질환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기 위해 MRI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스민은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700파운드를 마련했다.

필사적으로 내린 이 선택으로 인해, 그녀는 재정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녀가 더 많은 빚을 감당할 방법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부인과 의사는 야스민에게 상태의 심각성을 볼 때 수천 파운드 이상이 드는 수술을 받아야 될 거라고 말했다. “전 직장인이 아니었어요. 학생이었기 때문에 (민간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대출을 받는 건 선택지에 없었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NHS 대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밀려, 진료를 받으려며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야스민은 그저 조용히 아픔을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수술을 기다리는 건 또 다른 문제예요. 그 자체로도 끔찍하니까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1년 반을 기다린 후, 그녀는 마침내 치료를 받았으며 지금은 회복 중이다.

웨이크필드에 사는 제시카에게는 그 기다림이 너무 길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데도 그저 전문의의 진료 한 번을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정말 미친 듯이 화가 났죠”라고 그녀는 말한다. 제시카는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로 그녀는 높은 이자율과 함께 대출금 550파운드씩을 날마다 갚고 있다. “그건 저의 건강한 삶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게 할 유일한 선택지였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저는 활동적인 사람이에요. 트라이애슬론을 하는데요, 그건 저의 정신 건강을 위해 중요한 활동이죠. 만약 치료를 받지 않았으면 그걸 포기해야만 했을 거예요.” 제시카를 수술한 의사는 자궁내막증 때문에 그녀의 창자와 난소 일부가 고관절에 붙어, 운동할 때마다 통증을 유발한다는 걸 발견했다. 다행히도 수술로 붙어 있던 조직을 뗄 수 있었고, 제시카는 고통 없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됐다.

「 더 벌어지는 격차 」
자궁내막증을 앓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익숙하게 듣는 말 몇 마디가 있다. “그거 그냥 생리통이야”라거나 “여자라면 원래 그런 거야” 같은 말이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기까지 충격적이게도 평균 7년 반이 걸린다. 바로 이런 말들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페미니스트 보건 연구원이자 메디컬 허스토리(Medical Herstory, 성차별과 헬스케어에 관한 낙인을 타파하고자 하는 국제 비영리단체)의 설립자인 토리 포드는 이런 현상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도, 또 역사적으로도 여성이 겪는 통증은 의학계에서는 히스테리로,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구는 것으로, 요란 떠는 것으로, 믿을 만하지 못한 것으로 일축돼 왔습니다.” 포드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여성 성별로 출생한 사람들에게 불균등하게(혹은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은 늘 자금이 부족하고 연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죠.” 자궁내막증이 종종 여성들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는 보건 문제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자궁내막증은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지닌 이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애시포드 앤 세인트 피터스 병원의 부인과 전문의이자 자궁내막증 전문가 바실리오스 미나스 역시 이에 동의한다. “여성들이 생리를 하는 동안에는 통증이 있다는 게 사회의 기본적인 생각 같아요. 저는 그런 잘못된 인식이 생긴 데는 의료 전문가들에게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전문가로서 저희의 역할은, 또 사회가 가진 책임과 의무는 자궁내막증이 있는 여성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겁니다.” 하지만 이 치료는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적합한 훈련을 받은 의료진이 필수적이다. “자궁내막증은 부인과에서 다루는 가장 어려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자궁내막증 수술은 6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습니다.” 미나스 박사는 또 말한다. “자궁내막증 수술에 숙련된 의사를 양성하는 데 적어도 5년은 걸립니다.”

미나스 박사는 궁극적으로 자궁내막증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은, 자궁내막증은 훨씬 더 많은 연구 지원과 관심을 받는 암이나 심혈관계 질병과 다르게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는 없다는 겁니다. 자궁내막증은 삶의 질을 위협하지만, 삶 자체를 위협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합당한 삶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겁니다. 때로는 생존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할 수도 있죠.”

RCOG가 산부인과 진료를 기다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대기하는 동안 정신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77%)은 근무 능력이나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건강 분야에서 젠더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부의 격차도 덩달아 커진다. 위의 RCOG 연구는 진료 대기 시간도 지역마다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국의 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임상커미셔닝그룹(CCG) 중 북서부의 그룹 10곳 중 8곳은 특히 심각하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타격을 많이 입은 그룹 중 일부는 진료 대기 시간이 가장 짧은 그룹에 비해 5배나 길었다.

사우스웨일스의 브리젠드에 사는 캐리스 윌리엄스는 10살 때부터 이 전쟁을 치러오고 있다.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병원을 들락거리며 보낸 그녀는 지금 29살이다. 캐리스는 의사들에게 어떤 조치라도 해달라고 빌었지만 의사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의 피임약을 먹어보라며 집으로 돌려보내기만을 반복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갔을 때는 정말 심각한 불안 증세를 갖게 됐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캐리스는 카디프 자궁내막증 센터의 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았고, 수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수술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충격적이게도, 무려 6년이었다.

캐리스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무언가 해야만 했다. 연인의 도움으로 그녀는 민간 병원에서 수술받는 방법을 알아봤다. 병원에 수술 비용을 문의하니 6000파운드(한화 약 944만원)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시카와 마찬가지로 캐리스 역시 수술 비용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달 600달러씩 지불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이로써 그녀의 인생 계획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정말 타이밍이 희한했어요. 저와 연인은 다른 20대 후반 사람들처럼 집을 사려고 저축 중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엄마 집으로 들어가 살아야 하죠.”

영국과 스코틀랜드에는 NHS가 운영하는 54곳의 자궁내막증 센터가 있다. 하지만 웨일스에는 영국산부인과내시경학회가 승인하는 자궁내막증 센터가 단 한 곳뿐이다. 웨일스 전역의 여성 수천 명이 그저 필요한 치료를 보장받고자 먼 거리를 이동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캐리스는 운이 없게도 자궁내막증 수술로 통증을 완전히 없앨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 고통을 겪고 있다. “아직도 매일 모르핀을 맞아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나와 제시카는 수술 후 다행히도 증상이 완화됐다. 하지만 수술이 반드시 효과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수술로 일정 부분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보고도 있지만, 그 역시 개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증상이 완화된다고 해도 재발할 위험은 늘 있다. 여성 보건(Women’s Health) 저널에 실린 한 기사에 따르면, 수술 후 자궁내막증이 재발하는 비율은 6~67%에 이른다. 이런 사실은 어쩌면 남은 평생 재정 부담을 짊어져야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민간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정신적 압박을 준다.

「 더 큰 차원의 문제 」
런던 중심부, 버킹엄궁을 내려다보는 곳에 새로 오픈한 클레벨 앤 클리닉 병원이 있다. 184개 침상을 보유한 8층 규모의 이 병원은 영국 내 고급 의료계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을 듣는다. 한편에서는 온라인 주치의 플랫폼도 급증하고 있다. 리비(Livi), 푸쉬 닥터(Push Doctor), 바빌론(Babylon) 등의 플랫폼은 49파운드를 지불하면 곧바로 주치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민간 의료 산업의 붐 한가운데 서 있으며, 그 이유 역시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환자로서 이런 현실을 마주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런 상황이 NHS가 받는 부담을 덜고, 어쩌면 긴 대기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환자들이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데 쓴 돈은 평균 25만 파운드다. NHS는 그만큼의 진료를 하지 않아도 됐다. 또 다른 사람들은 민간 기업들이 현재 NHS 구인난의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의료진이 NHS 대신 민간 병원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NHS의 인력 부족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2022년 6월 기준, 잉글랜드의 2차 의료기관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자리는 13만 개나 된다. 이는 2019년 6월 이후 최대치다.

부유한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최고급 의료 서비스가 존재하는, 위험한 의료 격차의 시대로 가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두려워한다. 개인 보험이든 직장 보험이든 간에 보험이 있다면 모두가 최후의 수단으로 저축이나 신용카드로 치료 비용을 내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에는 영국에서 6만9000명이 의료 서비스에 개인 비용을 지불했다. 팬데믹 이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39% 오른 수치다. “민간 병원에 비용을 지불하면 수술이나 다른 의료 서비스를 더 빨리 받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곳에서라면 기대하기 힘든 치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많은 이들이 돈을 빌리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영국의 부채상담 자선단체 스텝체인지(StepChange)의 언론 대응 팀장 수 앤더슨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빌리는 돈 역시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위험 부담을 져야 한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부채가 식비, 연료비, 고지서 등 필수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난다면, 나중에 위험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재정 상태가 걱정되거나, 빚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스텝체인지와 같은 단체에서 무료로 개인 상황에 맞춰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구 자금 지원 부족, 오래된 젠더 고정관념. 이 2가지 모두와 싸우는 사회에서는 분명 현실을 바꿀 빠르고 간단한 답이란 없다. 하지만 영국 자궁내막증 자선단체에서 훌륭한 지원을 해주는 것과 같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있다. 어떻게 하면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을 수 있고, 기다리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지 잘 알아보자. 그리고 이제 정부가 NHS를 우선순위에 두고, 치료를 받기 위해 몇 년 동안 고통 속에서 기다려야 한다면 무료 의료는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길 희망해보자.

자궁내막증이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기 전에 아래 팁을 잘 읽어두자.

✔ 생리 주기와 증상을 기록할 것

평균 생리량과 생리 기간, 생리 주기를 기록해두자. 또 섹스할 때나 배란기에 반점이 생기거나 통증이 있었는지 기록하자.

✔ 단순한 월경 장애로 보기 전에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것

자궁내막증은 신체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생리 기간 중에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거나, 요로감염증이 자주 일어난다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보인다면 반드시 얘기할 것.

✔ 만약 주치의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렇게 대처하자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보자. 이 증상들이 당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강조해서 말하자. 당신이 원하는 걸 의사에게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치의가 자궁내막증을 진단해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상 증상이 발견될 경우 더 자세히 진료해줄 산부인과 전문의를 연결해줄 수는 있다.

✔ 이미 부인과 진료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라면 이렇게 대처하자

대기가 길어지고 있다면 병원을 재촉하자. 앞으로의 일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물어보자. 증상이나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당신의 예약을 앞당기거나 주치의에게 추천서를 써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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