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조상고향 에이레 방문 전 영국령 북아일랜드 찾아
기사내용 요약
미국 중재 역할한 북아일랜드의 개신교-카톨릭 평화협정 25주년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영국령 북아일랜드(NI)의 주도 벨파스트를 찾아 개신교 세력과 카톨릭 세력의 NI 지방정부 공동수립 합의 25주년을 축하한다.
아일랜드섬의 NI에는 200만 명이 안 되는 영국 국적인이 살고 있다. 영국 총인구는 6500만 명을 육박하며 브릿턴 섬의 잉글랜드에 5600만 명이 거주한다.
잉글랜드는 브릿턴섬 서해인 아일랜드해 건너편의 아일랜드섬을 16세기부터 식민 지배했고 400년 지나 1922년에 아일랜드공화국이 독립할 때 북부 6개 주가 투표로 통합왕국 영국(UK) 잔류를 결정해 NI는 영국령이 되었다.
아일랜드공화국(에이레)과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500㎞의 국경선이 펼쳐져 있다. NI의 주민 중 절반 약간 넘은 수가 개신교도로서 바다건너 브릿턴섬의 영국 본토 통합주의자들이며 나머지가 카톨릭 교도로 아일랜드섬의 본주인 아일랜드공화국과 통합을 바란다. 양 주민은 1960년 중반부터 바로 이웃이면서도 같은 하늘을 머리에 대고 같이 살 수 없는 원수지간처럼 서로를 공격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더 트러블스' 유혈충돌 사망자가 3700명에 달한 1998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당시 조지 미첼 민주당 대표의 중재 노력으로 양측이 극적으로 권력균점의 NI 지방정부 수립을 통한 평화공존에 합의했다. 이것이 워싱턴에서 서명된 부활절 직전의 굿프라이데이 합의로 25년이 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완전한 아일랜드계 족보에다 카톨릭 신도이기까지 해 제2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굿프라이데이 합의를 중재한 클린턴 대통령은 반쪽 아일랜드계이고 개신교도다. 바이든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 조상들 모두 아일랜드 인구 반 가까이가 기아로 사망한 감자 대기근의 1840년 대에 미국으로 이민왔다. 36대 대통령 케네디는 첫 카톨릭 미 대통령이 되었다.
바이든은 46대 미 대통령이며 두 번째 카톨릭 대통령이다. 미국 인구 3억3000만 명 중 카톨릭은 7000만 명이 안 돼 개신교에 크게 밀린다. 3500만 명의 미국인이 자신을 아일랜드계로 말하는데 아일랜드계는 19세기 중반 뉴욕에 집중적으로 이민 왔으며 이탈리아계와 함께 미국서 반쪽 백인 취급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케네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일랜드계 핏줄을 정말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언급한다.
영국령 북아일랜드 NI는 영국 최초의 지방정부 수립 합의에도 실제 카톨릭과 개신교 간 권력균점 정부가 세워진 것은 2007년부터였다. NI보다 1년 늦게 브릿턴 섬의 북부 스코틀랜드가 강한 자치성의 지방정부를 세웠고 2014년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부결되었다.
2015년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NI 주도 벨파스트를 방문해 지방정부의 카톨릭 차석 장관과 악수했다. 매기네스 차석장관은 영국 왕 암살을 대놓고 촉구해온 아일랜드공화군(IRA) 출신의 신페인당 의원이었다.
NI 지방정부는 예산 배정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기능이 중지되곤 했다. 그러나 25년 동안 유혈충돌은 재발되지 않았으며 합의대로 500㎞의 에이레-NI 간 국경선은 없는 셈으로 자유통행되었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찬성 투표 후 NI, 500㎞ 국경선 및 아이랜드해 등이 브렉시트 합의서 마련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 NI는 영국령이지만 영국 브릿턴섬 제조 상품이 아일랜드해를 건너 NI로 들어갈 때 유럽연합(EU) 땅으로 들어간 셈이 되어 통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아일랜드섬 전체를 남반부 아일랜드공화국만 속한 EU의 단일시장 권역으로 본 것으로 NI 내 개신교 세력의 최대 불만사항이다.
북아일랜드의 평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500㎞ 국경선의 비 국경선화, 자유통행은 유지되었고 이 때문에 아일랜드섬과 브릿턴섬 사이의 아일랜드해가 일종의 국경선 노릇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섬에서 영국령 북아일랜드보다는 EU의 아일랜드공화국 영향력이 커져가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2009년부터 8년 간 미국 부통령과 2021년부터 대통령직에 오른 바이든의 친 에이레 성향이 나름대로 힘을 발휘했다.
바이든은 영국 찰스 3세의 즉위식에는 영부인을 대신 보내고 12일 저녁 에이레를 국빈 방문한다. 14일까지 바이든 대통령은 꼭 60년 전의 케네디 대통령의 조상고향 방문과 똑같은 열광의 환영을 받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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