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로롱~ 비싸져라 얍!… ‘다이어트’ 상품의 기막힌 상술

구정하 2023. 4. 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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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박모(23)씨는 지난해 곤약 쫀드기를 먹다 영양성분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박씨는 "곤약으로 만들어 '칼로리가 낮다'는 상품 설명을 보고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 구입했는데, 열량이 일반 쫀드기와 비슷한 수준이라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은 곤약쫀드기가 추억의 쫀디기의 3배가 넘는다.

곤약쫀득이의 상품 설명에는 '칼로리는 DOWN, 건강은 UP'이라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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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약·닭가슴살… 일반제품 비해 비싸
업계 “제품별 원료價 다르기 때문”
칼로리 큰 차이 없어 “배신감” 주기도


대학생 박모(23)씨는 지난해 곤약 쫀드기를 먹다 영양성분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칼로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곤약으로 만들어 ‘칼로리가 낮다’는 상품 설명을 보고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 구입했는데, 열량이 일반 쫀드기와 비슷한 수준이라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반 식품에 비해 다이어트 식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다이어트 택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는 가격은 더 비싸지만 다른 제품들보다 칼로리가 낮지 않은 제품도 있다.

10일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는 150g짜리 ‘귀리흑미곤약밥’이 29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곤약모양의 쌀에 잡곡을 섞어 만든 즉석밥으로, 160㎉의 낮은 열량을 내세워 마케팅하는 제품이다. 이에 반해 백미로만 만든 일반 ‘햇반 작은 공기’(130g)의 가격은 1500원이었다. 귀리흑미곤약밥이 같은 양의 일반 햇반보다 72%가량 비싼 수준이다.

‘저칼로리’라고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제품과 칼로리가 별로 다르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 순수한집의 ‘곤약쫀득이’는 100g당 34㎉로, 100g당 35㎉인 에코푸드의 ‘추억의 쫀디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은 곤약쫀드기가 추억의 쫀디기의 3배가 넘는다. 곤약쫀득이의 상품 설명에는 ‘칼로리는 DOWN, 건강은 UP’이라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아임닭의 ‘닭가슴살 육포’는 오리지날맛이 10g당 28㎉로, 같은 양에 27㎉인 샘표의 ‘질러 부드러운 쇠고기 육포’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외에도 닭가슴살으로 만든 식품이 돼지고기 등으로 만든 식품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 쿠팡 등 주요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사조의 즉석 포자 찐만두가 180g 2200원에 팔리고 있는 반면, 굽네의 닭가슴살 김치맛 만두는 180g짜리 한 팩이 27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닭가슴살 만두가 약 23% 더 비쌌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제품마다 원료 가격이 다르고 가공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석밥을 생산하는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잡곡이 섞인 즉석밥은 잡곡의 배합 비율을 연구하고, 종류별로 이물을 선별해야 하는 등 일반 백미밥에 비해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식품업체의 관계자 역시 “원료비의 차이가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료의 차이만으로 다이어트 식품의 높은 가격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무설탕’ ‘저열량’ 등을 강조하고 가격을 높이 책정해 기능성 이미지로 마케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비자의 인식을 왜곡하고 오히려 선택권을 제한하는 ‘다이어트 워싱’”이라며 “소비자 관점에서 보자면 롱런하기 어려운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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