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인가 아닌가... '닭발 가로수',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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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마다 전국 시·군에서 진행하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
또한 "볼거리를 잃은 나무는 이미 죽은 나무이다"라며 "도시 나무는 관상가치, 볼거리가 생명이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흉물이 된 가로수는 살아 있으나 죽은 나무와 다름 아니다. 이렇게 도시경관을 망친 것은 금메달은 하루아침에 동메달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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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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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창원 상남동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
ⓒ 윤성효 |
봄철마다 전국 시·군에서 진행하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
가로수에 가지나 줄기가 없이 거의 몸통만 남겨두어 '닭발 나무' 내지 '전봇대 나무'라고 부를 정도다. 지방자치단체는 잎과 열매를 적게 맺기 위한 차원이라 하지만, 환경단체나 조경전문가들은 "너무 심하다"거나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특례시 시가지에서는 가로수인 은행나무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를 두고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는 "잎과 열매를 적게 맺도록 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한다고 하는데, 마치 닭발처럼 보여 흉물스럽기도 하다"며 "전깃줄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해를 하나 너무 심하게 잘라 내면 안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가게나 건물 주인들이 간판을 가린다며 요구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잎이 나 있는 시기가 한 해 내내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은행나무는 잘라도 잘 자란다고 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자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박정기 조경전문가는 "가로수는 기후위기시대 효자 중의 효자"라며 "국민 90%가 살고 있는 도시의 자연은 부족하다. 가로수는 일부러 찾아가야 만나는 공원과 달리 시민들이 일상으로 만나는 자연이다"라고 했다.
이어 "불규칙적이고 극한적인 날씨와 미세먼지가 일상이 된 기후위기시대 가로수는 도시사람들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다. 기후위기시대에는 수관 체적(가지 펼침 부피)이 크고 잎의 수인 엽량이 많은 나무가 효자라는 것은 상식인데 이렇게 과도하게 잘라버리는 것은 도시 녹지축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무는 10%의 단점(유해성)과 90% 장점(유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가로수는 낙엽치우기, 열매 악취, 또 간판을 가린다거나 하는 당장 눈에 보이는 단점 10%가 있다면, 뜨거운 도시를 식혀주고 미세먼지를 잡아주고 계절감과 경관 등 당장 눈에 안 보이는 장점 90%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 불편함 때문에 민원이 있다면 90% 장점을 가지고 설득해야지 마구 잘라버리는 것은 동물복지에 이어 식물복지가 강조되는 이때 나무 학대이자 고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볼거리를 잃은 나무는 이미 죽은 나무이다"라며 "도시 나무는 관상가치, 볼거리가 생명이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흉물이 된 가로수는 살아 있으나 죽은 나무와 다름 아니다. 이렇게 도시경관을 망친 것은 금메달은 하루아침에 동메달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로수는 시민 모두의 것이다. 가로수는 주변에 사는 사람들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 지나가며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더 소중한 공공재산이다"면서 "낙엽 시기 주변사람들의 불편이 많다면 쓰레기봉투를 무상 지원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과도한 가지치기는 편의주의 행정의 폐단"이라며 "굵은 줄기까지 마구 자르는 것은 다음 가지치기 시기를 일부러 늦추는 것이고, 새로 돋아난 가지는 열매를 맺지 않게 되니까 민원 무마와 관리 편의를 위한 졸속 행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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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창원 상남동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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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창원 상남동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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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창원 상남동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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