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난관 봉착한 '신월곡1구역', HUG 사업비 대출 보증 위기

김노향 기자 2023. 3. 24. 08: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비록] 신월곡1구역 VS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업비 대출 보증 '논쟁'
서울 성북구 재개발 '신월곡1구역'은 HUG 요청에 따라 상업시설 계획을 변경하거나 토지 명의변경(신탁)을 해야 사업비 대출 보증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신월곡1구역 조감도 /사진제공=서울특별시

서울시내 마지막 윤락가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를 재개발하는 '신월곡 제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지난해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획득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업비 대출 보증서 발급 심사에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관리처분계획은 건물에 대한 조합원별 지분 비율과 분담금을 확정하는 단계로 신월곡1구역은 '이주-철거-착공(분양)' 절차만 남겨놓고 난관에 봉착했다.
2005년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기본계획수립에 따라 재개발 구역 지정 이후 18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듯했던 신월곡1구역은 HUG 요청에 따라 상업시설 계획을 변경하거나 토지 명의변경(신탁)을 해야 사업비 대출 보증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합은 현재 단계에서 HUG 요구를 이행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향후 시공사 지위를 보유한 롯데건설이 조합의 사업비 대출에 지급보증을 제공해야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시설 이유로 보증 지연


신월곡1구역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약 5만5112㎡의 면적을 재개발하는 정비사업지다. 일반상업지역인 신월곡1구역은 단층이나 저층 주택·상가 등으로 이뤄져 사업성이 매우 높은 사업지로 평가된다. 재개발 계획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은 680%다. 토지 등 소유자 수는 459명, 세입자는 622명이고 조합원 수는 445명이다.

조합의 개발 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지는 46층 아파트 2244가구, 오피스텔 498실, 생활숙박시설 198가구 등의 주상복합으로 건축될 예정이다. 인근 숭곡중 앞으로 동북선 경전철이 공사 중이어서 앞으로 교통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분양 시 높은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그동안 신월곡1구역은 장시간 지체된 사업으로 사업비가 증가하고 롯데건설·한화 컨소시엄 시공사에서 롯데건설로 시공계약 변경 등 우여곡절이 많아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각종 소송·분쟁에 휘말렸다. 가까스로 정비사업 9부 능선인 관리처분계획 단계를 넘어섰는데 다시 제동이 걸린 것이다.

HUG의 내부 규정 제14조의2(복합시설형 재개발사업 기준)에 따르면 ▲전체 공급금액 대비 비주거시설 비율 20% 초과 ▲전체 공급금액 대비 구분 공급되지 않는 비주거시설(숙박, 문화·집회, 대규모 판매)이 포함된 경우 중의 하나에 해당하면 HUG나 부동산신탁회사에 사업부지 전체의 신탁을 이행해야 한다. HUG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보증서를 승인해야 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조합이 요구를 이행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비대위 "사업계획 재수립해야 해"


당초 올 2월에 이주를 계획한 조합은 사업비 대출 보증이 불가할 경우 HUG 보증서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비주거시설 공급금액이 전체의 5% 이하이고 HUG가 문제삼은 생활숙박시설의 경우 '구분등기'가 되기 때문에 규정에 위반되는 문제가 없다"며 "상업시설을 대규모 판매시설로 조성할 수 있다는 HUG의 해석이 있는데 이미 86개 중 53개 상가가 조합원 분양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HUG의 토지신탁 규정에 해당 사항이 없다는 내용으로 지난 3월10일 본사 팀장과 센터 직원 등이 협의를 진행해 회신을 받기로 했다"면서 "지난해 12월19일 보증 신청을 접수해 이주비 대출 1개월, 사업비 대출 2개월이 소요돼야 하는 상황에 HUG의 행정처리 문제로 또다시 사업이 지체되고 있어 최후의 상황엔 시공사 지급보증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상업시설 구성을 변경 시 사업계획을 재수립해야 해야 한다. 조합 관계자는 "보증이 없어도 사업이 불가한 것은 아니고 다만 공공기관 보증대출의 이자가 낮다 보니 사업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HUG 보증을 받지 않으면 수수료 140억원을 아낄 수 있지만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조합의 결정에 반발해 향후 대립을 예고했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HUG 보증을 진행하기 위해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과 HUG 양측은 이주비 대출 보증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월곡1구역 이주 안내 현수막 /사진=김노향 기자


신월곡1구역은?


신월곡1구역은 미아리 고개 인근에 있어 '미아리'라는 지명과 미국 유흥가를 상징하는 '텍사스촌'이 붙여져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통했다. 이 때문에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고 개발이 늦어졌다. 2009년 1월 정비구역 지정을 시작으로 2011년 11월 성북2구역과 결합개발협약 체결, 2016년 4월 결합정비구역 지정이 됐지만 조합원 간 소송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돼 낙후 지역이 더욱 슬럼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2020년 8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획득하고 2022년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성매매 업소들이 철거되고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교통 호재까지 맞물려 좋은 위치로 평가된다. 왕십리역부터 상계역까지 총 13.4㎞ 지하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동북선이 완공되면 강남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