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웅남이’ 박성웅, 이 살벌한 얼굴에 숨겨진 의리 ①

2023. 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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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웅 배우.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배우 박성웅의 사진을 ‘대표 사진’으로 지정해두면 절대 배송이 늦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살벌한 외모에 상품 판매자가 겁을 먹고 알아서 빠르게 배송해준다는 인터넷 상 우스갯소리다.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속 박성웅만 봐도 ‘확신의 범죄자 상’이건만, 박성웅은 신작 코미디 영화 ‘웅남이’에서는 순박한 25세 청년으로 분했다. 어려운 부탁도 ‘쿨’하게 승낙하는 의리도 함께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웅남이’에서 1인 2역으로 열연한 박성웅을 만났다. 박성웅에게는 ‘웅남이’ 출연 자체가 의리였다. 감독을 맡은 박성광은 대놓고 “형님 보고 썼다”고 시나리오를 내밀었다고 한다. 박성웅이 거절하면 곧바로 ‘엎어지는 영화’였다.

“박성광 감독하고는 14년 전 지인을 통해서 가까워졌어요. 당시 술자리에서 박성광 감독이 ‘영화 감독이 꿈인데 꼭 시나리오를 써서 형님한테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술자리인데 무슨 이야기를 못할까, 하면서 한 귀로 흘렸는데 2년 전에 그 말이 현실이 됐죠.”

박성웅 배우.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박성웅이 처음 받아 든 시나리오는 “많이 부족했다”고 한다. 박성광 감독도 앞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박성웅의 회신을 4일간 애타게 기다렸다고 했다. 박성웅 입장에선 다른 영화, 드라마 등 제안보다 가장 빨리 답변을 준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박성웅은 박성광과 의기투합해 ‘웅남이’ 시나리오를 다듬어갔다.

박성웅은 “12년 전 그 패기가 기억이 나면서, 정말 그 꿈을 이루고 싶어서 투자까지 받아온 것이 대단하더라”라며 “일단 같이 가 보자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만들어보자가 내 목표였다”고 말했다. 박성광 감독을 ‘입봉’ 시켜주고 싶었다는 박성웅이다.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산에 풀어둔 쌍둥이 곰 형제는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다. 두 형제 중 웅남이는 나복천 박사가, 웅북이(이정학)는 사냥을 나온 조폭 이정식이 발견해 25년간 키우게 된다. 박성웅은 쌍둥이 곰 웅남이와 웅북이 1인 2역을 소화했다.

박성웅 배우.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25세 청년이라는 설정에 박성웅은 “곰 평균 수명이 40세다. 사람으로 치면 25년 뒤 웅남이는 50세정도로 봐야 한다”며 “곰이 사람이 되는 건 괜찮고 제가 25살이 되면 안 되느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다만 청년 연기는 박성웅도 힘들었다. 그는 “조감독에게 ‘25살처럼 보여?’라고 물으니 ‘덜 떨어진 모습 같다’고 하더라”며 “이이경 배우가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웅남이’ 속 화려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박성광 감독의 복”이라고 했다. 메인 빌런 이정식 역에 최민수가, 웅남이 절친 역에 이이경이 출연했다. 조연에도 오달수, 윤제문, 염혜란이 출격했다. 염혜란은 박성웅보다 3살 어리지만 ‘엄마’ 역으로 열연했다고 한다.

박성광의 ‘복’에는 박성웅의 노력도 있었다. 바로 정우성의 특별출연을 성사시킨 것이다. ‘웅남이’ 카메오를 두고 마동석, 황정민, 정우성을 놓고 누구에게 부탁할까 고민했다고 한다. 처음엔 마동석 배우를 생각했지만 해외에 있어 부탁할 수 없었고, 촬영진 투표로 정우성에 부탁해보기로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성웅 배우.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정)우성이 형한테 전화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연말 쯤에 갑자기 우성이 형한테 전화가 오더니 ‘박 배우님 뭐 하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촬영중이라고 답하고 다시 전화 드리니까 저한테 ‘엑스트라 필요하다면서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멋있는 사람은 말도 멋있게 하는 것 같아요. 아무튼 그렇게 전화를 끊고 촬영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가 ‘만세’를 불렀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박성광 감독을 다독이는 ‘의리남’이었다. 첫 촬영날 크게 긴장한 박성광 감독을 다독이고 촬영 분위기를 잡아간 것도 박성웅이다. 박성웅은 “촬영 당시 현장에서도 (박성광 감독이) 긴장하더라. 제게 편견은 없는데 개그맨 출신 감독이라는 편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는 것”이라며 “그런 편견이 있어도 당당하게 결과물로 승부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영화 ‘웅남이’가 완성됐다. 배우 인생 26년차, 박성웅은 항상 사활을 걸고 작품에 임한다고 했다.

“관객분들이 ‘웅남이’를 통해 편안하게 가족애를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또 박성웅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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