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곤돌라', 교통수단 될 수 있을까?…"접근성 떨어져 수요 없으면 적자에다 흉물 전락"
조원철 "잠실서 수평으로 한강 건너 밑에서 보는게 경관 좋다?…교통수단으로서 곤돌라 기능 애매"
유정훈 "한강 수상택시도 접근성 떨어져 경제성 실패…접근성 좋아 15분 만에 주파되면 한강의 명물"
런던 방문 중인 오세훈도 신중론 견지…시 "잠실 어느 위치인지에 따라 접근성·경제성 다르게 나와"
서울시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핵심인 '한강 곤돌라'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효용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강 수상택시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 이용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적자만 야기하다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오세훈 시장도 신중론을 견지했다.
14일 서울시는 한강 곤돌라 설치로 수변공간의 이동성을 확장하고, 색다른 경험을 통한 여가문화 명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교통기능 이외에도 한강을 색다르게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뚝섬, 잠실, 서울숲, 상암 일대를 후보지로 두고 민간투자 제안을 받아 기술적 타당성, 교통·환경적 영향성, 수요 등 면밀한 검토를 통해 최종 대상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9일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민간사업자의 제안으로 잠실~뚝섬 1.6km 내외 노선을 검토 중"이라며 "곤돌라가 초속 4~5m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잠실주경기장에서 뚝섬유원지까지 대중교통으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5~6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교통수단, 이동수단으로서의 곤돌라의 기능이 의문스럽고 애매하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뚝섬~잠실 수평으로 건너는데 차라리 높은 아차산에서 강 건너 들어오면 경사가 좋고 거리가 더 멀어 더 보이는 경관이 있다"며 "잠실에서 수평으로 한강을 건너는 것은 밑에서 바라보면 경관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명예교수는 이어 "곤돌라를 이용해 5~6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곤돌라를 타러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 접근성을 고려하면 교통수단으로도 곤돌라의 기능이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는 이동 수단으로서의 곤돌라와 한강을 넘어가면서 풍광을 즐기는 곤돌라 기능이 2가지가 있는데, 이동 수단으로서 기능이 현재로선 의문"이라며 "한강 수상택시가 실패한 이유가 접근성이 떨어져 선착장에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강 곤돌라가 성공하려면 최소한 고수부지를 넘어와 잠실역, 잠실종합운동장역과 같은 보행자 밀집도가 높은 지하철역까지 끌고 들어와야 한다. 잠실과 뚝섬 왕래 수요가 충분한지는 그 다음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 교수는 "서울시가 구상을 낸 단계이기 때문에 곤돌라 수요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는 반드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며 "접근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성도 떨어진다. 실제로 통행 시간이 짧아지지 않으면 굳이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이유가 없다. 수요가 없으면 적자에다 흉물로 전락하는 것이다. 접근성이 좋아 15분 만에 주파가 된다면 한강의 명물이 될 수 있다. 뚝섬과 잠실 간에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을 방문하고 있는 오세훈 시장도 신중론을 견지했다.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템스강에 위치한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 탑승장을 방문해 "잠실 마이스 단지를 중점적으로 고려 대상으로 삼았는데 관광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강 건너까지 가는 관광객이 얼마나 될지 등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곤돌라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관광·교통 수요를 면밀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템즈강에 조성된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는 관광객 뿐 아니라 지역민의 교통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용객 수가 줄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강풍 등으로 인한 안정성 문제가 약점으로 꼽힌다. 오 시장은 당초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를 탑승할 계획이었지만 이날 기상악화로 운행이 중단돼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잠실~뚝섬 구간이라 하더라도 (잠실종합운동장 등) 어느 위치인지에 따라 접근성과 경제성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교통수단과 관광수단으로 모두 활용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인 만큼 주거지와의 거리, 보행자의 밀집도 등을 모두 확인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곤돌라) 밑에서 위를 바라보는 경관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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