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진 위례신도시, 아파트 이어 상권도 ‘휘청’
위례신도시 상권이 심상찮다. 정부가 서민주거 안정과 투기를 막으려고 야심차게 기획한 2기 신도시지만 공실이 상당하다. ‘임대’ 스티커가 붙고 부동산 연락처로 도배된 건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상권이 위축되자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실이 많은 이유는 월세가 비싸서다. 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이 생기고 인구가 유입되면서 월세도 따라 오른 것이다. 평당 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에 육박한다. A부동산 관계자는 “13~14평은 200만원, 24평은 400만 원”이라며 “12평은 기본 200은 줘야한다. 시세가 그렇다”고 말했다.
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떡볶이가게도 1년 넘게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보증 3000만원에 월세 180만 원. 가벼운 금액은 아니다. 이곳은 유동인구가 평일에 몰리는 오피스 상권이라 가게 운영에 더 취약하다. 옆에서 과자점을 하는 B씨도 주말이면 문을 닫는다.
월세가 천정부지로 오른 이유는 초기 분양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장지동·거여동 일부)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창곡·복정동 일부), 하남시(학암동 일대) 등 3개 지역을 낀 신도시다. ‘강남3구’를 낀 도시 계획이어서 초창기 화제를 모았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교통수단(트램)을 따라서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상가 공급 개발이익 기대감이 가속화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수요가 적다보니 ‘베드타운’(잠만 자는 곳)으로 전락했다. 위례는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위례신도시는)강남에 가까운 마지막 신도시여서 기대치가 굉장히 많이 반영됐다”며 “처음 아파트를 분양할 때 만해도 얼어있던 경기가 풀리면서 ‘착한 분양’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는데, 착한 분양이 성공하면서 시장을 해빙시키나 했더니 위례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거품이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상권뿐만 아니라 이 지역 집값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59.63㎡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꿈에그린’ 아파트는 2020년 12월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동일 면적 아파트가 올해 2월 11억2500만원에 팔렸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호반베르디움’은 전용면적 99.58㎡이 2020년 12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수 매물이 올해 2월 11억55000만원에 거래됐다.
C부동산 관계자는 “30평대 84㎡는 작년 초 대비 3억 정도 빠졌다고 본다. 이는 최저가 기준”이라며 “최저가로 바닥을 찍고 나니까 올 1~2월에 거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지역엔 20평대가 드물고 대부분 30평대인 것으로 시세를 알아보니 26평에서 30평대 아파트는 11억 원을 전후로 거래되고 있었다. 힐스테이트·롯데캐슬·이편한세상 등 브랜드아파트 매매가도 11억~11억5000만 원대로 형성돼있었다.
트램은 착공을 시작했다. 위례신사선은 감감무소식이다. 부동산에 따르면 위례신사선이 들어오는 건 확정됐는데 착공 시기는 미정이다. 2024년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8~2029년에 탈 수 있을 걸로 예측만 하고 있다. 위례신사선이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지에 관해 선 대표는 물음표를 던졌다.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할 순 있어도 오히려 거주민을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 대표는 “위례주민들이 소비를 위해 가까운 잠실이나 강남으로 나갈 가능성이 더 높다”며 “출퇴근에 생기는 불편을 해소해줄 순 있어도 내부 상권엔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서가 초창기엔 종점이었고 그곳 주민들이 밖으로 나가서 소비했지만 차츰 교통거점화하면서 수서 색깔을 가진 상권이 생겼다”며 “위례가 성장하려면 위성상권이 형성돼야한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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