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옵서개" 펫팸족을 잡아라…'개'편한 200곳 모인 관광지는

최충일 2023. 3. 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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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제주여행, 딸아이와의 작은 꿈”


지난달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정원을 찾은 김서영씨와 딸 김민설양이 반려견 따봉이를 안고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반려견과 함께 제주를 여행하는 게 딸아이와 저의 작은 꿈이었는데, 아이 방학 기간을 통해 소망을 함께 이뤘네요.”

지난달 22일 오후 3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 만난 김서영(34·충주시)씨가 한 말이다. 김씨는 딸 김민설(8)양과 반려견(따봉이)이 함께한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이곳은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제주도 내 관광지 중 한 곳이다.

김씨는 “제주도에 호텔·카페·관광지 등 반려동물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5㎏이 안 되는 소형견은 비행기 좌석에 동반해 데리고 올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혼저옵서개”…봄 관광, 펫팸족을 잡아라


지난달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정원을 찾은 이유진씨와 반려견 하늘이. 최충일 기자
제주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봄 관광시즌을 맞아 이런 펫팸족(Pet+Family)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가족 일원으로 보고 보살피는 이들을 말한다.
지난달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정원을 찾은 김서영씨와 딸 김민설양이 반려견 따봉이와 산책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초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시설 조사를 완료하고, 제주도내에서 출입할 수 있는 200곳 정보를 모아 제공 중이다. 이른바 ‘혼저옵서개’ 프로젝트다. 어서오세요라는 뜻의 제주방언 ‘혼저옵서예’와 ‘개’(반려동물) 합성어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시설 조사를 진행했다.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한 식당·카페(99곳), 관광지(33곳), 숙박시설(13곳), 오름·자연경관(29곳) 등 200곳을 모았다.

관광지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용두암·섭지코지 등 명승지와 생각하는정원·아침미소목장·노리매공원 등 가든형이 꼽혔다. 멍멍플레이스·쉼멍스테이·엔젤하우스 등 숙박시설은 반려동물 전용 장구와 시설을 갖췄다. 또 도두봉·서우봉·새별오름 등 제주오름과 함덕·협재 해수욕장 등 바닷가도 포함됐다. 각각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시설 영업시간·위치·연락처와 함께 대·중·소형견 출입 여부 구분, 시설 내 반려동물 출입 제한 정보, 구비시설 정보 등을 담았다.


반려동물 편한 200군데 모여라 “올해 100곳 추가”


지난달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정원을 찾은 김서영씨가 딸 김민설양과 반려견 따봉이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최충일 기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 과정에서 해당 업소 관계자 인터뷰까지 마쳐 오류를 줄였다. 조사한 자료는 제주도 공식 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 홈페이지 혼저옵서개 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고, E-북에서도 볼 수 있다. 좌희선 제주관광공사 문화관광그룹 PM은 “혼저옵서개 자료의 인터넷 다운로드(https://drive.google.com/file/d/1qgjpMXGkRCRwOKUSVs2TU6sLwKBm7PA9/view)가 두 달 새 2400여회 이상을 기록했다”며 “최근 10여 군데 업체서 추가 등록 요청 문의를 해왔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까지 제주도 내 관광업체 100여곳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중순 발표한 ‘2022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도 반려동물 동반 여행수요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4월부터 한달간 반려인 2006명과 비반려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반려인 중 74.4%가 향후 반려견 동반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행기·배…반려동물과 제주 오는 법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펴낸 혼저옵서개 책자. 최충일 기자
제주행 비행기를 타는 반려동물 숫자도 실제 늘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 제주행 반려동물 수송 건수는 1만983마리다. 2021년 9518마리보다 15.4% 늘었다. 이 항공사에서는 반려동물이 7㎏을 넘으면 45㎏까지 수하물로 분류해 화물칸에 태우고, 그 이하는 승객과 동반 탑승할 수 있다.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항공사에 따라 각각 5~9㎏까지 동반 탑승, 그 이상은 수하물(화물칸)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저비용 항공사는 화물칸 탑승이 불가해 탑승 전 확인이 필요하다.

반려견과 제주 가족여행에 나선 이유진(23·여주시)씨는 “일부 항공사는 무게 9㎏인 반려동물까지 동반탑승을 시켜주는 만큼 다른 항공사도 기준을 좀 완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제주행 뱃길도 있다. 제주 기점 배편 중 씨월드고속훼리는 목포~제주 왕복 카페리에 반려견 동반가능 객실과 놀이터 등을 운영 중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해 5월~12월 10일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뱃길 제주여행을 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량 선적비와 여행경비 일부를 지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달 이른 4월부터 제주 뱃길 이용 시 이와 유사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정원을 찾은 이유진씨와 반려견 하늘이. 최충일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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