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얼라이브] 온전한 하나님의 뜻 알고 싶다면 강해설교를 듣자

윤중식 2023. 3. 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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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설교 이해와 실제’ 강의 김에스라 웨신대 겸임교수
고 김병한 목사(3사단 군종 참모)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대림산업에 근무하다 50세 늦은 나이에 신학을 시작해 목회자가 된 김에스라 교수. 김에스라 교수 제공


기독교인은 신앙고백 공동체에 속한 존재라 육신의 건강보다도 영의 참살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적 존재다. 영이 살아야 육신이 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요 백성들, 신앙고백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복을 누리고 사명을 감당하며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잘 믿고 잘 사는 최고의 방법은 뭘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길이다. 이렇게 하려면 성도는 예배를 통해 영적 양식인 말씀을 곱씹으면서 살아가면 된다. 예배에서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듣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신앙고백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반드시 듣고 묵상한 후 실천해야 한다.

2023년 봄 학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시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에서 ‘강해설교의 이해와 실제’를 강의하고 있는 김에스라(66·DL이앤씨 신우회 지도목사) 겸임교수를 만났다.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교수는 신학생들 관점에서 설교가 무엇인지 설명했다.

우선 김 교수는 강해설교를 강조했다. 한 마디로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바르게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본문을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중심 주제, 의도, 목적을 드러내(expose) 적용하기 위해 전하는 말씀이 강해설교라는 얘기다. 본문에 관한 설교가 아니라 본문을 설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드러내는 과정을 설교학적으로는 석의(exegesis)라고 설명하며 이는 빼놓을 수 없는 아주 필수적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기가 막힌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건 바로 성경의 원저자인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죠. 만나면 뭘 하는지 아세요? 그동안 석의 과정을 통해 생긴 질문을 하며 소통합니다. 본문 속에서 간절하고 간곡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김 교수는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예로 들었다. 모든 크리스천 가정은 목사님이 전하는 설교(말씀)를 듣고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누군가를 닮는 존재다. 특히 윗사람을 닮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려면 먼저 부부가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 부부가 서로 귀하게 여기고 배려하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활로 자녀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입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행동, 말을 통해 자녀가 배우고 교회에서 목회자의 삶을 보고 성도들이 따라 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중요하고 목회자가 중요한 거죠. 바른 부모, 바른 목회자가 있을 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나의 집으로 이끄는 설교가 바로 강해설교입니다. 그러니 최고의 설교지요.”

김 교수는 강해설교를 하기 위해 중요한 3가지가 있다고 했다. 먼저, 귀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귀납적인 연구에는 세 가지 과정이 있는데 첫째는 ‘관찰(observation)’이고 둘째는 ‘해석(interpretation)’이며 마지막으로 ‘적용(application)’이다. 여기에서 김 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항목이 ‘관찰’이다. 올바른 ‘해석’과 ‘적용’을 위해서는 ‘본문 관찰’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뻔한 설교,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설교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김 교수에 따르면 대답은 간단하다. 그는 신학생들에게 통찰력 있는 설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성경통독을 많이 해서 성경의 웬만한 내용은 다 꿰차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 대한 통찰력은 높지 않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왜냐하면, 성경 본문을 연구하며 성경통독을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러면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큐티 많이 하잖아요?”라고 말이다. 큐티는 성경 본문에 대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레마’의 음성을 듣고 적용하며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본문 관찰’만 잘한다면 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얼마만큼 얻느냐고 묻는다면 ‘본문 관찰’한 만큼 얻는다는 말이다. 이는 강해설교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원어 연구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본문 관찰을 정확히 하기 위해 토씨 뒤에 사선을 긋고 색을 칠한 작업 이미지. 김에스라 교수 제공


그렇다면 ‘본문 관찰’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설교하기 위해 성경 본문에 대해 논리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말할 때 논리가 없으면 뭐라고 말하나요? ‘오늘 제가 두서없이 말씀을 드렸는데’라고 하기도 하지요. 또는 ‘중언부언’이라는 단어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도대체 뭘 말하려는 거야? 결론이 뭐야? 핵심만 말 해줘요. 이 상황이 얼마나 비참한지요?”

김 교수는 이런 것을 설교에 적용한다면, 사람을 살린다는 설교가 도리어 사람들의 귀를 막게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간혹 설교가 아닌 자기 간증을 하거나 설교 시간에 감동을 주기 위해 예화를 사용하는 때도 있는데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단다. 그 이유는 본문에 대한 ‘논리’가 서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논리를 세우는 데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본문 관찰’인데 문제는 도대체 무엇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일까. 김 교수는 먼저 언어학적인 이해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다소 논리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로 토씨(조사)를 들었다. 우리는 토씨를 사용하지만 영미권 사람들은 ‘구조 언어’를 사용한다. 사람이 인지한 것을 영미권의 언어는 구조에 표현하고 토씨 언어인 한국말은 토씨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영미권은 주어가 나오면 바로 동사가 나오고 그 동사를 설명하는 구조다. 그러나 한국어는 주어가 나오면 여러 설명을 하다가 동사가 맨 마지막에 나온다. 그래서 한국어는 끝까지 잘 들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복잡하게 말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 ‘결론만 말해, 요지가 뭐야?’라고 말하는 겁니다. 결론도 중요하지만 왜, 어떻게 그랬는지 등 중요한 얘기가 언어학적 구조로 볼 때 문장 중간에 있어 복잡하게 들리는 거예요. 한글 성경도 이런 구조로 쓰였죠. 그래서 설교를 위해 논리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고 이것을 위해 ‘본문 관찰’을 하는 거예요.”

김 교수는 본문 관찰을 잘하기 위해서 토씨를 봐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우리말의 토씨가 영어로 볼 때 전치사, to 부정사, 관계대명사 등에 해당한다. 즉, 결론적으로 전치사 등은 사고이고 철학이며 사상, 의도의 표현이다.

“그래서 전치사를 해석으로만 보면 표현이 자유롭지 못해요. 철학적 사고, 이매지네이션적 사고로 전치사를 봐야 해요. 왜? 사고, 생각,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그 사고와 철학이 우리말 어디에 담겨 있다고요? 바로 토씨에 담겨 있어요. 그래서 성경을 연구할 때 우리는 토씨를 살펴봐야 하는 겁니다. 좀 복잡하죠?”

김 교수는 ‘설교는 짧을수록 좋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 드라마의 1회 방송 러닝 타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예를 들었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과연 설교는 어떤가.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좀 재밌게 하면 안 될까. 왜 재밌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우리가 사는 시대를 잘 몰라서 묻는 어리석은 물음이라고 했다.

“지금은 모더니즘 시대가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어요.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두 시대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모더니즘 시대는 정보 전달의 시대였어요.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해석과 소통이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사실입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해석과 소통만 잘 해주면 진리의 성경 말씀을 청중들에게 잘 전해 줄 수 있다고 했다. 즉 유산균이 위장에서 위산에 의해 다 죽으니 유산균에 캡슐을 씌워 제품을 내놓은 것에 비유했다. 이처럼 설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면 된다는 얘기다. 재미가 있으면 설교도 좀 더 길게 해 달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지난 1일 넥스트목회전략연구소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술적 상황을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 모습. 김에스라 교수 제공


김 교수는 왜 설교를 들어야 하는지와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몇 가지 설교의 아쉬운 점을 꼽았다. 그가 강조하는 내용을 정리해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설교는 하나님의 뜻과 의도, 목적을 드러내는 강해설교가 한 방법이며 강해설교를 잘하기 위해 본문 관찰이 중요함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특히 토씨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 목회자들에게 꼭 필요한 방법을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많은 목회자가 강해설교 하기를 바라지만 방법이 서툴러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가 말하는 비법은 간단했다. 자전거 타는 법을 이해하면 누구나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는 이치와 같다는 것이다. 결국, 강해설교를 잘하려면 연습과 훈련밖에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결론이었다. “여러분, 강해설교를 배우고 훈련할 때 드디어 자신만의 평생 사용할 설교의 보물창고를 설교의 금맥을 얻게 될 겁니다. 그래서 연습과 훈련이 중요합니다. 좋은 도전과 전환점이 되기를 함께 기도하면서 공부합시다.”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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