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성 ‘소울메이트’, 中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같은 점과 다른 점은? ②

김혜선 2023. 3.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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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울메이트' 스틸컷. (사진=스튜디오앤뉴)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가 그리는 가슴 깊은 우정 이야기 ‘소울메이트’는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리메이크작이다. 해외에서 흥행한 영화가 국내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경우는 많지만, ‘소울메이트’는 그 중에서도 원작을 크게 바꾸지 않고 한국적 감성을 잘 덧입혔다.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스틸컷.

너무나 다른 두 여성의 우정이라는 ‘소울메이트’ 시작은 중국 여성 작가 칭산의 단편소설 ‘칠월과 안생’에서 시작된다. 소설은 모범생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온 여성,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온 여성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소설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로 만들어졌고, 다시 ‘소울메이트’로 재탄생했다. 두 영화는 원작 소설의 스토리 구조를 충실히 따른다.

민용근 감독은 여기에 다양한 소재를 통해 ‘소울메이트’를 한국 이야기로 바꿨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림’이라는 소재다. 자유로운 영혼의 미소(김다미)와 모범생 하은(전소니)의 차이는 그들이 그리는 그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미소는 틀에 얽매이지 않은 추상화를 그리고, 하은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극사실화를 그린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는 소설로 안생(미소)과 칠월(하은)의 인생이 교차되지만, ‘소울메이트’에서는 그림으로 서로의 인생이 교차된다.
영화 '소울메이트' 스틸컷. (사진=스튜디오앤뉴)

어린 시절 미소와 하은의 우정이 깊어가는 공간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다. 민용근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공간이 굉장히 많다. 약 100곳 정도 된다”며 “제주라는 공간에서는 청춘의 따뜻하고 습한 느낌, 청춘의 땀방울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국과 다른 제주의 풍경이 한국영화만의 색을 만들어냈다. 

미소와 하은의 사이에 끼어드는 남자 진우(변우석)와, 안생을 마음에 두고 칠월과 연애하는 남자 ‘가명’의 행보도 차이가 있다. 진우와 가명 둘 다 작품 속 두 친구의 우정을 강조하는 수동적 역할을 하지만, ‘소울메이트’에서 진우는 마치 배경처럼 존재감을 더 지웠다.
영화 '소울메이트' 스틸컷. (사진=스튜디오앤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며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찾아가는 내용을 다뤘다면, ‘소울메이트’에서는 이성과의 사랑보다는 둘의 성장과 우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 칠월과 가명의 이별은 사랑 때문이지만, 하은은 ‘내가 나로 살기 위해’다. 결말도 다르다. ‘소울메이트’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과는 달리 연대하는 삶을 그린다. 또한 원작과는 다른 미소와 하은의 보다 특별한 감정까지 영화에 담는다.  
여기에 1998년을 배경으로 하는 레트로한 소품도 옛 추억을 불러오는 타임캡슐 같다. 이러한 소소한 차이는 각자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됐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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