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찾은, 낡고 오래된 집에 활기를 불어넣는 법

인테리어 디자이너 안 소피 파유레(Anne-Sophie Pailleret)는 건축가 겸 디자이너 미셸 부아예(Michel Boyer)가 디자인한 메자닌 스테인리스 난간과 벽난로 ‘소 세븐티스(So Seventies)’ 등 전 주인이 남겨두고 간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오래된 집에 활기를 돋웠다. 전형적인 오스만 양식은 뒤엎고, 낡은 소장품은 버리지 않고 품었다.


소피는 칸칸이 나뉘어 다소 답답했던 공간에 독특한 인상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메자닌에는 미셸 부아예의 난간을 적용해 위엄 있는 자태로 경계를 구분했고, 거실과 다이닝 공간을 구분 짓는 벽은 아치형으로 바꿨다. 오픈형 파티션으로 사용된 미셸 부아예의 구조물은 로저 탈론(Roger Tallon)이 디자인한 상징적인 스틸 계단을 연상시키는데, 소피는 극적인 앙상블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저 탈론의 M400을 재해석한 스틸 선반을 미셸 부아예의 난간 구조물 뒤에 뒀다.

아름다운 파리의 경관을 등진 방향으로 난 창과 칸칸이 나뉜 구조의 낡은 아파트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됐다. 거실은 20m 길이와 에펠탑 전망, 거실과 다이닝 공간을 구분 짓는 아치형 벽으로 시원한 개방감과 함께 채광을 되찾았다.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의 패치워크 패브릭과 모로코 그림 등 집주인의 소장 작품은 거실의 베이지 톤, 주방의 오렌지빛 같은 전체 컬러에 영감을 주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현관 통로. 이 공간의 묘수는 흑백 톤을 유지하면서 패턴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바닥에 얼룩말 패턴의 러그를 깔고 벽과 천장을 점묘화 느낌의 벽지로 바꿔 단조로움을 없앴다. 한층 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자 안 소피 파유레는 구조뿐 아니라 가구와 물건을 선택할 때도 곡선의 사용을 극대화했다.

곡선 소파와 굴곡진 조명, 원형 쿠션 등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이집트의 땅을 연상케 하는 색채로 아름답게 물든 주방은 다양한 소재가 주는 재미가 돋보인다. 오스카 지에타가 디자인한 스틸 소재의 스툴 ‘플롭(Plopp)’이 예기치 못한 위트를 주고,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천장 조명 ‘글로-볼(Glo-Ball)’이 월 램프와 흥미로운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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