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호관원'류 관절 영양제… 비싼 값 할까?

신은진 기자 2023. 2.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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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약]건강기능식품 MSM
MSM은 보조제 수준의 건강기능식품이다. 가격과 효능·효과와 비례하지도 않는다. /동진제약 홈페이지
관절·연골에 좋다는 MSM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이유황이라고도 불리는 MSM이 포함된 각종 관절 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수백 가지가 있고, '고급', '프리미엄'이 붙은 제품의 가격은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 MSM이 주성분으로 들어 있는 '호관원 프리미엄'은 3개월 분량이 100만원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비급여 치료보다 비싼 MSM 건강기능식품은 제값을 하는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식품에도 있는 MSM, 관절통 '약간' 완화 도움
MSM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성분이다. 새롭게 발견된 특별한 원료는 아니다. MSM의 핵심인 황 성분은 각종 식품에 포함돼 있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는 성분 중 하나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MSM은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을 만큼의 효과는 있다. 대한약사회 백영숙 학술이사(약사)는 "황 성분은 아미노산에 많이 들어 있는 미네랄로써 콜라겐 합성 등에 도움을 준다"며, "그래서 관절과 연골 건강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백 이사는 "MSM은 그 외에도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해 항염 효과를 발휘, 통증을 완화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실제로 MSM은 복용 후 효과를 체감해 재구매가 많은 건강기능식품에 속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대단한 건 아니다. 관절과 연골 건강에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이다. 보조제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강북연세병원 김용찬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MSM은 식약처가 기능성을 인증한 건강기능식품 원료인 것도 맞고, 일부 연구에서 관절 통증을 약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된다"며,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백영숙 이사도 "MSM의 효과가 확인되긴 하나, 이 성분은 건강기능식품, 즉 보조제에 불과하단 걸 잊어선 안 된다"며, "절대 맹신해선 안 되는 게 건강기능식품이다"고 말했다.

◇비싸다고 좋은 제품 아냐… 함량·순도 따져야
그럼에도 MSM 섭취를 결정했다면,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비싼 게 좋은 제품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보통 호관원 등 액상 형태 MSM의 가격이 비싸고, 알약 형태 MSM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 둘의 효능·효과 차이는 없다.

백영숙 이사는 "액상 제품은 MSM 복용 후 나타날 수 있는 위장장애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제형일 뿐, 알약 제형보다 더 우월해 비싼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소화력이 매우 심하게 저하된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액상 MSM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당뇨 환자라면 액상 MSM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전했다. 백 이사는 "MSM 특성상 액상형태로 먹게 될 경우 굉장히 쓴맛이 나기 때문에 단맛이 나는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많다"며, "당 성분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흔하기에 당뇨가 있다면, 액상 형태 MSM은 안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좀 더 좋은 제품을 고르고 싶다면 가격이 아니라, MSM 원료 생산 방식과 함량, 포장방식 등을 따져야 한다. 백영숙 이사는 "MSM은 생산 방식에 따라 순도에 차이가 생기는데 증류 방식으로 원료를 만드는 게 순도가 높은 편이고, 이 방식으로 만든 원료를 사용한 제품의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밝혔다. 백 이사는 "그러나 비싼 제품이라고 해서 꼭 비싼 고순도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아니다"며, "MSM 함량은 낮은데 한약재 등 부수적인 성분이 추가돼 비싼 제품도 있으므로, 제품 구매 전 원료와 함량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가루 형태 MSM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추천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백 이사는 "가루형태 제품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습도 등에 의해 변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증된 관절 강화법은 체중감량·운동뿐
MSM도 관절·연골 건강에 딱히 큰 도움을 주진 못 한다. 실제로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현재 관절·연골 건강에 도움되는 약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관절·연골이 건강해지는 확실한 방법은 있다. 바로 체중감량과 운동이다. 모든 정형외과 전문의는 과학적으로 관절·연골 건강 개선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체중감량과 운동뿐이라고 했다.

노원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교수는 "많은 환자가 호관원 등의 제품복용을 문의하는데 관절과 연골에 도움이 되는 약이나 영양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상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절과 연골에 가장 좋은 건 체중감량과 운동으로, 체중을 5kg 빼면 관절염 위험이 50% 줄어든다"며, "관절염이 있다면 키-(95~100)을 목표로 체중 감량을 권한다"고 밝혔다.

김용찬 원장은 "MSM이 관절 통증은 약간 줄여줄 수 있어도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실질적인 관절 기능을 향상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건강식품은 식품일 뿐이니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 되고, 체중감량과 운동을 해야 관절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관절·연골 건강을 위해 추천하는 운동은 실내 자전거 타기와 수영 등 수중 운동이다. 자전거는 체중이 엉덩이에 실려 관절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수영 등 물에서 하는 운동은 부력을 이용해 관절의 체중 부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진우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걷기, 달리기 등의 운동도 도움이 되나 이미 관절염 등의 문제가 생긴 사람에겐 걷기도 관절에 부담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관절에 체중의 3배 정도 되는 부하를 가한다. 그는 "관절의 부담을 최대한 덜 수 있는 실내자전거나 수영 등의 운동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단, 운동이 관절 건강과 체중 감량에 좋다고 무작정 많이 해서도 안 된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 있는 관절 강화 운동도 무조건 따라 하는 건 피해야 한다.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

김용찬 원장은 "중년 이상인 경우나 이미 관절염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본인의 관절 건강과 체력 상태 등에 따라 적절하게 운동하고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운동을 통해 근력만 유지를 잘해도 관절 부담이 덜어지기에 근력을 위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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