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트로페로 떠난 모험, 갤러리스트 아르멜 소예르가 꿈꾼 공간

2023. 2.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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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파리에 자신의 첫 갤러리를 오픈한 아르멜 소예르는 어느 날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로 향했다. 모험심을 담아 꿈의 공간을 실현하기 위해.
거실 공간. 데다르의 패브릭을 씌운 소파와 사람을 형상화한 벽등, 너도밤나무 의자, 에마 프라데르(Ema Pradère)의 도자기를 올려놓은 크리스티앙 카울라스의 로 테이블이 눈에 띈다. 왼편에 놓인 사이드 테이블은 카라레(Carrare) 제품으로 참나무와 대리석을 섞어 만들었다. 강철을 용접하고 거울로 마감 처리한 사이드 테이블은 줄리앙 메이어의 제품이며, 그 위에는 코랄리 보네(Coralie Bonnet)의 조각 작품을 놓았다.

2012년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 ‘아르멜 소예르’를 연 이후 3년이 흘렀다. 더욱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공간을 꿈꾸던 그는 프랑스 남부 메제브(Mege′ve) 언덕에 새로운 형태의 쇼룸을 완성한 적 있다. 메제브의 쇼룸은 도심 속 갤러리처럼 편안한 세컨드 하우스의 무드를 모두 품은 듯했다.

올가 엥겔의 도자기 조명 ‘문페이퍼(Moonpaper)’가 몽환적인 빛을 내뿜는 다이닝 공간. 그 아래 놓인 테이블 ‘T1701-DLT’는 상판은 참나무, 다리는 콘크리트로 제작했다. 물푸레나무와 콘크리트를 혼합해 만든 미니 테이블은 크리스티앙 카울라스의 디자인. 뷔송 브뤼넬(Bisson Bruneel)의 커튼 역시 공간이 지닌 감흥을 증폭시킨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기세를 몰아 프랑스 남동부 지역, 생트로페에 세 번째 공간 ‘아르멜 소예르 생트로페’에서 더욱 감각적인 모습으로 쇼룸을 열게 됐으니.

동굴 같은 욕실. 공사 중 우연히 발견한 바위를 오브제로 활용하고, 돌처럼 굳어진 규화목을 세면대로 썼다. 차가운 욕실 분위기는 밀랍을 입힌 시멘트로 마감해 온기를 더했다. 드니 밀로바노브가 손수 조각한 참나무 거울과 THG 파리의 수도꼭지 & 벨브 세트가 눈에 띈다.

생트로페는 프랑스뿐 아니라 국제적인 컬렉터 사이에서 선망받는 지역이다. 그녀는 1년 전 파트너이자 사진작가인 질 페르네(Gilles Pernet)와 함께 리스 광장 근처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동네 가생(Gassin)의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금의 갤러리를 완성했다. “마을 초입에 자리 잡은 이 집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규모도 적당한 데다가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건축양식은 물론, 생트로페 해안과 모르 산지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아르멜 소예르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다이닝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 왼편의 작은 테이블은 피에르 고날롱(Pierre Gonalons)이 대리석을 잘라 만든 조각품이다. 그 위에 놓인 석고 흉상은 크리스티앙 클라우스의 작품. 오른편의 의자는 철강을 용접한 다음, 거울로 마감한 줄리앙 메이어의 ‘Kal?idoscope’다. 계단 양 옆에 걸린 벽등은 녹슨 황동과 석영으로 만들었다.

오랜 세월 두 채의 집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였던 이곳은 프랑스 남부 특유의 사각 타일이 바닥에 깔려 있어 프로방스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한다. 몇 가지 단열 공사를 제외하면 큰 내부 공사는 거치지 않았다. 공간의 순환 구조도 거의 손대지 않았다. 반면 인테리어 장식은 질 페르네의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현관 입구부터 세 개의 방과 욕실을 거쳐 주방에 이르기까지 그는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과 고스란히 연결된 듯한 서재 공간. 선반은 에마 프라데르의 세라믹을 이용한 석고로 특별 제작했다. 옆에 놓인 램프는 참나무와 대리석을 혼합한 스테판 무플레트 제품. 줄리언 메이어가 만든 메탈 의자는 물론 드니 밀로바노브(Denis milovanov)가 목재 절단기로 제작한 대형 참나무 병풍이 시선을 압도한다. 커튼은 데다르 제품.

파타고니아 규암과 천연 대리석 레인 포레스트, 석고, 나무 등의 소재를 번갈아 쓰며 여기저기 점을 찍듯 흥미로운 포인트를 가미한 인테리어는 공간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예를 들어 욕실에 있는 암석 장식은 과거 벽장 속에 감춰져 있다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이를 오브제로 활용해 지하 동굴 같은 분위기로 금세 탈바꿈한 것처럼 말이다.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카울라스는 방의 본래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서재를 꾸몄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욕실을 디자인했다. 두 공간 모두 외벽을 석고로 마감했다. 또 샌드 톤의 거실 벽은 앨릭스 왈린(Alix Waline)에게 프레스코 제작을 의뢰해 모르 산지에서 영감받은 벽화로 완성된 것! 모든 공간마다 독창적인 아우라를 발산하는 점이 아르멜 소예르 갤러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화룡점정으로 건물 아래에는 작은 테라스와 정원이 마련돼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꿈에 그려본 장소,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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