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나 쉬냐"…유산한 유치원교사에 막말 학부모 논란

8년차 유치원 교사, 학부모들 막말 시달려
학부모 "왜 일주일이나 쉬냐"…과거 맹장수술 당시 '맹장수술 기록'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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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차 유치원 교사가 학부모의 횡포와 막말에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며 그동안 참았던 울분을 토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8년 차 유치원 교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일을) 그만둡니다. 일도, 동료교사·원장님·아이들이 너무 좋고 행복하지만, 학부모들 횡포에 결국 떠나기로 했다"며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지난해 맹장 수술로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진료기록 보내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었을 때도 잘 버텼다. '아이가 집에 오면 선생님만 찾는다. 너무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말라'라며 부부싸움 후 술 드시고 새벽에 연락하는 학부모가 계셔도 괜찮았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들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부모님의 과도한 요구나 컴플레인도 일종의 사랑이겠거니 생각했다"라며 "웃는 아이들 모습에 힘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A씨는 한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게 다 싫어졌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얼마 전 정말 힘겹게 가진 7개월 아이를 유산했다. 너무 갑작스러웠다"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지키지 못한 내 탓"이라고 슬퍼했다.

당시 A씨의 유산 소식에 유치원 원장과 동료교사 모두 몸을 추스르고 천천히 나오라고 배려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눈에 밟혔던 A씨는 수술 후 일주일 만에 출근했고, 이때 들은 학부모의 말 한마디에 무너졌다.

A씨는 "학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와서는 '책임감 없이 무턱대고 임신하셨을 때도 화났는데, 수술한다고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우냐'고 했다"며 "옆에 있던 다른 학부모는 '우리 ○○이가 내년에도 선생님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저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마음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한다. 다시 유치원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며 "이전과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서 못 하겠다. 학부모들을 마주할 에너지도, 용기도 없어졌다. 무섭고 숨이 막힐 것 같다. (아이들이) 더 좋은 선생님께 더 사랑받으며 자라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16일 오후 기준 조회수 약 13만 회, 추천 1964개를 받는 등 다수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다.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기도 자식을 낳은 부모가 돼서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글만 읽어도 속이 부글부글 끓고 소리 지르고 상욕 하고 싶어진다"며 사연 속 부모들의 행동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