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전통강자 ‘한솥·본도시락’, 편의점에 빼앗긴 주도권 되찾을까

임유정 2023. 2. 1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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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지속되면서 간편한 한 끼 주목 받아
높아진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 ‘집밥’ 호사 누려
도시락업계, 편의점에 빼앗긴 주도권 찾기에 사활
편의점업계, 구독경제 등으로 간편식 강자 굳히기 나서
모델들이 GS25가 15일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GS리테일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직장인들의 간편한 한 끼 식사로 ‘도시락’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전통 도시락업계와 편의점업계 간편식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높아진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간단하게 ‘집밥’의 호사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공통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착수했다.


최근 1인가구뿐 아니라 혼밥이 일상이 되면서, 이 시장에 ‘절대강자’로 주도권을 확보햐는게 목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저격할 만한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도시락의 ‘얼굴’로 부상한 모델을 재기용 하는 등 두 번째 도약을 꿈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5.1%로 외환 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체감도가 높은 외식 물가는 지난해 7.7%나 올라 30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외식물가가 급등한 것은 농산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식량 수급 상황이 악화된 것이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밀(원맥) 가격의 급등과 함께 식용유 등 전방위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이 컸다.


새해에도 물가 상승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를 둘러싼 악재가 수두룩 하기 때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제반 비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공공요금과 택시·버스비 인상 등 밥값을 올릴 요인만 잔뜩 쌓였다.


이에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배달음식은 부담스럽고, 1인분 요리를 위해 재료를 사야하는 번거로움 모두를 해결해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격과 영양 모두 합리적이어서 인기가 좋다.


(왼쪽) 한솥 치킨마요 도시락과, 본도시락 메뉴 이미지 ⓒ각 사 제공

◇ 전통도시락 업계, 자존심 회복에 ‘속도’…각기 다른 전략에 힘

한솥과 본도시락으로 나뉘는 전통 도시락 업계는 이 시기를 절호의 기회로 바라보는 눈치다. 이들은 편의점으로부터 빼앗긴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각오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점포 수에선 한솥이, 매출에선 본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솥은 국내에 처음으로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도입하며 도시락 시장을 선도해왔다. 현재까지 프랜차이즈 도시락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솥은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메뉴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마케팅 등을 통해 소비자의 재방문을 유도하며 성장해오고 있다.


또한 배추부터 양념 속 재료까지 설탕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 100% 국내산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월에는 인스타툰 키크니 작가와 협업을 진행, 도시락 스토리를 활용한 툰을 공개하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월에는 MZ세대는 물론 전 연령대에서 사랑받고 있는 트롯 열풍에 힘입어 불타는 트롯맨를 활용해 고객 참여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경쟁사 본도시락은 한솥과는 달리 프리미엄, 배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저가 중심의 한 끼 떼우는 식사 대용으로 인식된 도시락에 대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잘 차린 한 상’을 콘셉트로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에서의 공고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본도시락은 ‘본죽’이라는 대표 한식 브랜드의 성공노하우를 기반으로 ‘한식’ 중심의 메뉴 판매를 통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맛을 구현,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다양한 고객의 수요와 취식TPO에 맞춘 메뉴와 가격대를 갖추고 있다.


특히 B2B시장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군부대 외식데이라는 군장병들에게 특식을 제공하는 특수 시장을 공략중이다. 군납품 이력을 통한 노하우와 전국 가맹점 인프라를 활용해 육/해/공군부대 외식데이를 지속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해 B2B 매출만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대비되는 전통 도시락업계의 강점은 다양한 맛과 풍부한 영양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식사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메뉴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특히 200개 이상 단체 주문에도 신속정확하게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U 가성비 백종원 간편식 시리즈ⓒBGF리테일

◇ 편의점 업계, 6만 점포 앞세워 ‘간편식 강자’ 굳히기 돌입

최근 편의점 업계는 CU와 GS25가 배우 김혜자와 기업인 백종원을 앞세워 간편식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간단한 한 끼’ 대신 ‘제대로된 한 끼’에 집중하며 퀄리티를 통해 간편식 강자 굳히기게 들어갔다. 현재 편의점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주역은 도시락이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연간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10~60% 정도였으나, 지난 한해 동안 매출이 무려 18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백종원 한판도시락은 편의점업계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오던 소주와 바나나맛우유를 따돌리고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혜자·백종원으로 대표되는 편의점 도시락은 편의점 효자상품으로 2010년대 중후반을 호령했다. 2014년 만해도 한 자릿수 성장율을 보이던 즉석식품 매출은 2015년 연예인 도시락 열풍으로 두 자릿수로 커지더니 급기야 2016년 한해 매출 성장률은 50%에 육박했다.


이와 함께 쿠폰할인과 구독경제 등 프로모션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기도 하다. 편의점 톱2인 CU와 GS25가 구독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편의점에서 알뜰소비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구독쿠폰 사용이 늘고 있어서다.


CU의 구독쿠폰은 한 달에 1000~4000원에 특정 카테고리 쿠폰을 미리 구매해서, 정해진 횟수만큼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500원짜리 도시락을 기준으로 보면, 한 달에 다섯 번만 사 먹어도 구독료 이상의 할인이 가능하다.


경쟁사 GS25도 구독쿠폰으로 ‘더팝플러스 한끼 플러스’, ‘우리동네GS 클럽 카페25’ 2종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1월 구독쿠폰 이용률이 각각 전년보다 134%, 184%에 달했다. GS25의 한끼 플러스의 경우, 한 달 동안 총 15개 상품 구매 시 각 20% 할인이 가능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간편식의 경우 제조 후 바로 다음날 폐기할 정도로 신선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량의 매입/판매를 통해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며 “유명 레스토랑과 손잡고 레스토랑 간편식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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