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과 비슷한 차조기의 효능은? [한의사와 함께 떠나는 옛그림 여행]
[윤소정 기자]
깻잎은 '식탁 위의 명약'이라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 비타민 A, C가 풍부하다. 고기나 생선과 함께 먹으면, 맛도 좋지만 육류의 누린내나 어류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서로의 부족한 영양도 채워준다.
소고기 같은 육류는 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반면, 깻잎이 가진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오히려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예방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모로 궁합이 좋아, 고기나 생선을 먹을 때 깻잎을 쌈 채소로 즐겨먹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철분이 많은 채소로 유명한 시금치의 2배가 넘는 철분을 함유하여 빈혈에도 좋다. 이 밖에 염증을 줄여주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며, 항 알레르기 효과가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깻잎은 들깨의 잎이다. 들깨에는 40%가 넘는 기름이 있는데, 지방산 중 리놀레산이 50%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필수지방산으로 세포의 성장과 신체의 발달 과정에 꼭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이다. 그래서 요즘은 들깨, 그리고 들기름이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깻잎을 임엽, 들깨를 임자라 했다. 임엽은 소화기관을 고르게 하고, 냄새나는 것을 없애주며, 기운이 위로 치미는 것과 기침을 치료한다. 벌레 물린 데 짓찧어 붙이기도 한다.
▲ 초충도 8폭 병풍 조선시대, 종이에 채색, 100.5x340cm |
ⓒ 국립민속박물관 |
풀과 벌레를 그린 초충도 8폭 병풍 중 일부이다. 그림의 넓은 잎이 차조기로 깻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차조기는 차즈기, 소엽이라고도 부른다.
차조기와 깻잎은 모두 꿀풀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한해살이풀)이다. 차조기의 학명(Perilla frutescens var. acuta)과 들깨 즉 깻잎의 학명(Perilla frutescens var. japonica Hara)을 비교해 보면, 두 식물이 얼마나 유사한 계통인지 알 수 있다.
▲ 초충도8곡병: 산차조기와 사마귀 신사임당, 16세기, 종이에 채색, 34x28.3cm |
ⓒ 국립중앙박물관 |
신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충도 8곡병 중의 한 폭이다. 구부러져 피어 올라간 빨간 꽃, 넓고 큰 잎을 가진 것이 산차조기이다. 자료에 따라 이 그림을 <여뀌와 검은 잠자리>라고도 하는데, 여뀌의 생김새가 산초기와 비슷해서 붙여진 제목이다.
차조기와 여뀌는 특히 꽃 모양이 비슷한데, 두 개 모두 무한꽃차례(무한화서)를 이룬다. 무한꽃차례는 많은 꽃눈이 만들어지면서 꽃차례의 맨 꼭대기는 계속 자란다. 꽃의 형성과 개화 순서가 아래에서 위로, 가장자리에서 가운데로 차차 피기 시작하는 꽃차례이다.
차조기는 잎과 씨를 약재로 이용
▲ 자소엽 |
ⓒ 윤소정 |
자소엽의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특유의 향이 있다. 풍한(風寒)으로 오한, 발열이 있을 때 땀을 내어 낫게 한다. 코가 막히고 기침을 하며, 두통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기운을 잘 소통하게 하고 소화를 도와준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서 소화가 안 되고 헛배가 부르고 가슴이 답답할 때 특히 좋다. 항균, 방부 작용이 있으며 물고기 독을 푸는 효능도 있다.
깻잎 역시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생선과 함께 먹으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고, 기침이나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소엽의 성숙한 종자는 소자라고 부른다. 오일이 함유되어 있어 들기름과 유사한 자소유(차조기유)의 원료가 된다. 소자는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낫게 하며, 천식을 가라앉힌다. 장의 진액이 부족하고 건조해서 생기는 변비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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