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제패…국제대회 2연속 우승
한국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하며 세계 정상에 한 발 다가섰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수퍼5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9위 카롤리나 마린(29·스페인)을 2-1(18-21 12-18 21-13)로 꺾고 우승했다.
안세영은 올해 초 열린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며 그 중 두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개막전인 인도네시아오픈을 준우승으로 시작한 뒤 지난 22일 인도 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를 잇달아 석권했다. 같은 기간 연승 행진도 10경기까지 늘렸다.
연초부터 시작한 강행군으로 인해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한 안세영은 테이핑으로 통증을 견디며 코트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불리는 마린을 맞아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포효했다. 상대전적은 4승4패로 동률을 이뤘다.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에 마린의 파상 공세에 12-15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안세영이 반격에 나서 18-19까지 스코어를 좁혔지만, 상승세를 살린 마린이 21-18로 승리했다.
2세트부터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13-1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마린의 잇단 공격을 특유의 완성도 높은 수비로 받아낸 뒤 상대 잇단 실책을 이끌어내며 스코어를 16-13으로 벌렸다. 여세를 몰아 21-18로 2세트를 따냈다.
흐름을 잡은 안세영은 3세트를 일방적인 우세로 마무리했다. 14-10으로 스코어를 벌리며 승기를 잡은 뒤 잇단 득점으로 21-13으로 경기를 끝냈다. 안세영은 특유의 화려한 세리머니와 환한 미소로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안세영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던 ‘천적’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도장깨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 허빙자오(이상 중국) 등에게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상대전적의 일방적인 열세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결은 끈적함에 있었다. 안세영은 압도적인 체력과 순발력에 기반을 둔 수비 역량을 앞세워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왔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노련한 상대를 만나면 종종 말려들곤 했다. 가진 역량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올 시즌 들어 안세영이 한층 성장하며 더욱 진화했다. 특유의 수비력에 공격 역량이 보강됐다. 아울러 수세에 몰릴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가는 근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춤과 환호성 등 화려한 액션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고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은 ‘스타성’으로 해석 된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셔틀콕 여제’ 방수현이 자신의 후계자로 안세영을 첫 손에 꼽은 건 경기력과 상품성 모두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중기, 200억 이태원 저택서 신접살림…부모 “할말없다” | 중앙일보
- '500억 부동산' 송중기도 받는다…다문화가정 혜택 보니 | 중앙일보
- 임영웅도 실력 감탄한 그였다...연탄 기부 '조용한 천사' 정체 | 중앙일보
- 로또 1등 수동 3장, 동일인 맞았다...'광주 대박' 더 놀라운 뒷얘기 | 중앙일보
- 빅토르 안은 안된다? '여제' 최민정 "공정성" 호소한 이유 | 중앙일보
- "성관계는 부부끼리만 해야"…서울시의회 '혼전순결 조례' 논란 | 중앙일보
- 트위터 즐기는 115세 할머니 "장수 비결? 독 같은 인간 멀리해" | 중앙일보
- 주유 후 땅에 돈 던지고 떠난 벤츠…알바생은 뒤돌아 눈물 흘렸다 | 중앙일보
- 러 용병 300명 손목에 밴드…에이즈·매독 등 감염자였다 | 중앙일보
- "동양인 최초"…샤넬 패션쇼 단독 클로징했다, 이 한국 모델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