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달고살던 남편의 변화, 거기서 황칠막걸리 시작됐어요"

조찬현 2023. 1. 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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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칠 막걸리다.

황칠 막걸리, 그 이름만 들어도 건강함이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18일 오후, 14년여 간의 노력 끝에 황칠막걸리를 완성해낸 여수 소라면 달천마을의 황칠본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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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수 달천마을에서 '섬달천 황칠막걸리' 만드는 최영자씨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조찬현 기자]

 14년 세월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인 여수 황칠본가의 황칠막걸리다.
ⓒ 조찬현
 
황칠 막걸리다. 황칠 막걸리, 그 이름만 들어도 건강함이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18일 오후, 14년여 간의 노력 끝에 황칠막걸리를 완성해낸 여수 소라면 달천마을의 황칠본가를 찾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보물 중의 보물'이라 칭찬했다는 황칠, 황칠과 막걸리의 조화라니 그 기대가 자못 컸다. 황칠막걸리가 세상에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을 황칠본가 최영자 대표와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황칠본가 최영자 대표는 꼬두밥이 술맛을 결정짓는다고 했다.
ⓒ 조찬현
 
- 황칠 막걸리는 어떤 술인가요?

"황칠이 간 해독에 아주 좋은 역할을 한다는 문헌이 있더라고요. 그걸 토대로 해서 '이것(황칠)으로 좋은 막걸리를 빚어보자' 해서 황칠 막걸리를 빚어보게 됐는데 여러 사람이 드셔보시고 하나같이 하는 말이 숙취가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 전통주를 빚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전통주를 빚을 때는 어린아이 다루듯 해야 해요. 아주 예민하거든요. 황칠막걸리는 지역 특산주로 면허를 받았고요. 전통주라 하면 쌀하고 누룩하고 물만 가지고 만들어지는 거예요. 감미료 이런 첨가물이 일체 없습니다. 저희 섬달천 12도 같은 경우는 가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 설 차례 지낼 때 조상님께 올리는 술로도 손색이 없겠는데요.

"정성으로 빚은 황칠막걸리, 정말 좋은 술이지요. 아마도 조상님들도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 황칠막걸리 9도와 12도 있군요. 알코올 도수에 따라서 가격도 달라지는 건가요.

"네네, 그렇죠. 도수가 높으면 생산되는 양이 적기도 하고요. 12도짜리가 가격이 좀 더 있어요."
 
 쭈꾸미 안주와 황칠막걸리, 자연의 신비가 깃든 술맛에 행복감이 밀려든다.
ⓒ 조찬현
 
- 황칠막걸리 맛이 참 궁금한데요.

"맛은 달콤한 맛이 나요, 아주 기분 좋은 맛이에요. 9도짜리는 60일이고요, 12도짜리는 3개월 90일이 소비기한입니다."

- 황칠본가 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꼬두밥이 덜 익거나 또 질척하게 쪄지거나 그러면 이 술맛이 완전히 이상해져요. 꼬두밥이 잘 안 쪄지면 발효가 잘 안 되고요. 질척하게 쪄지면 시큰한 맛이 너무 많이 올라와 버리고 그래요. 꼬두밥을 이렇게 스팀으로 찌다 보니까, 꼬두밥이 아주 적당하게 골고루 잘 익히는 게 중요해요."
 
 황칠본가 최영자 대표는 꼬두밥이 술맛을 결정짓는다고 했다.
ⓒ 조찬현
 
-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막걸리와 다르군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과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이에요. 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술이에요."

- 황칠막걸리를 개발하기 시작한 지 지금 몇 년째죠?

"한 14년 됐어요. 그냥 황칠이 내 옆에는 항상 있었어서, '황칠을 넣어서 막걸리를 한번 빚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완도 보길도에 저희 황칠나무 농장이 있거든요. 농장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황칠나무 수령이 30년이 넘었어요.

황칠을 계속 먹으니까 남편이 안 피곤하다고 그래요. 이전에는 늘 피곤해하고, 아침에 못 일어나고 입술이 터지고 입안이 헐고... 늘상 피곤해다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황칠을 먹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런 말이 사라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황칠)로 막걸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하게 되었어요."

- 남편분이 막걸리를 좋아하셨나 보군요.

"네, 지금 생각하니까 그때 만든 건 술도 아니고 발효도 아니고... 엄청 웃겼거든요. 그랬는데도 남편이 맛있다고 칭찬을 하곤 했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맛이 이렇게 좀 변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곤 했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쌍떡잎식물 두릅나무과의 상록교목인 황칠나무 이파리다.
ⓒ 조찬현
 
- 황칠막걸리를 시제품으로 출시하게 된 배경은?

"2022년 7월에야 비로소 막걸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거예요. 진짜 오래 걸렸고 이게 막걸리를 빚는 거는 효모를 증식해 발효 과정과 숙성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물건이다 보니까 굉장히 예민해요."

- 자녀분들이 엄마 일에 도움을 주나요.

"1남 1녀인데 아들은 미국에 있고, 딸은 캐나다에서 살아요. 딸아이는 엄마가 술 항아리에다가 손만 넣어도 맛있는 막걸리가 만들어질 정도가 되면 거기(캐나다) 와서 하라고 그래요."

- 황칠막걸리와 관련해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제 저희가 약주 면허까지는 받았는데 이거를 증류주까지 해볼 계획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가 50도가 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증류주는 소비기한 같은 게 없어요. 무제한이에요. '화요' 같은 좋은 술을 빚고 싶어요. 진짜 좋은 술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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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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