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리뷰] "올해가 더 두렵다" 부채 폭탄에 건설업체 긴장 고조

김노향, 신유진, 정영희 기자 2023. 1. 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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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성의 급락으로 금융권 PF 대출 부실 위험 우려가 커지면서 지방 중견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2년 시작된 건설기업 줄도산 공포가 올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부진과 함께 분양시장이 냉각된 데다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시장 경색 등 대형 악재마저 겹치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식었고 업계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아파트를 비롯해 부동산 전반에 걸친 가격 하락으로 사업의 경제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PF 부실 가능성은 갈수록 커졌다. 특히 PF 사업 수익성의 급락으로 금융권 PF 대출 부실 위험 우려가 커지면서 지방 중견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 전년대비 34%↑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해 5곳의 종합건설업체가 최종 부도 처리됐다. 9월에 충남 종합건설업체 6위인 우석건설이 부도났고 경남 창원의 중견 종합건설업체인 동원건설산업이 두 차례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결국 부도를 맞았다. 2021년 매출액 500여억원을 올렸던 동원건설산업은 전국 시공능력 평가 순위 388위로 경남 업체 중에선 18위다. 같은 해 하반기에만 180건의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전년동기(135건)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부동산 PF 위기 원인 진단과 정책적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국내 건설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0개 업체의 사업장 233곳 중 31곳(13.3%)이 공사 지연(22곳)이나 중단(9곳)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고 사업장의 1~2개월 내 조기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66%가 '매우 낮다'(44%)와 '낮다'(22%)고 답했다. '높다'는 응답은 6%에 그쳤다.

줄도산 공포가 덮치면서 건설업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2022년 기준) 순위 8위인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부도설'에 휩싸인 것은 업계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그나마 롯데건설은 자산 규모 120조원으로 재계 순위 5위의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실제 롯데건설이 레고랜드발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라 자금조달 위기를 겪자 롯데케미칼(5000억원)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홈쇼핑(1000억원) 등을 비롯해 총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계열사로부터 수혈받았다.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책, 막힌 혈 뚫을까


고금리에 따른 분양시장 침체 심화로 미분양 공포가 커지면서 건설업체들의 자금줄이 되어줄 신규 분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거래절벽에 업체들이 맥을 못 추면서 채무 상환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수 차례에 걸쳐 규제완화책을 내놓았고 특히 지난 3일엔 위축된 주택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등의 긴급 대책을 발표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시장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18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인 총 5만8072가구로 전월대비 22.9% 증가했다.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 국면을 맞자 정부는 분주해졌다. 국토부는 2023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규제 해제 전 지역에 적용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를 전면 해제했다.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은 현행 10년에서 최대 3년으로 완화했고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도 폐지했다. 앞으론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분양주택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분위기 반전을 희망하는 시장 반응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매제한 완화로 장기간 매각이 어려웠던 주택들이 환금성 제약에서 자유로워졌고 실거주 의무 폐지로 대출 또는 실입주가 쉽지 않았던 일부 수요층은 임대차로 입주 잔금을 마련하거나 매각 등 퇴로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이 현금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정작 무주택 서민들은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부는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재와 같이 고금리 상황에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란 의견도 여전하다. 신유진 기자

롯데건설 본사 사옥 /사진=뉴스1
2022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업계 8위와 17위인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지난달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지며 자금시장에 충격을 줬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란 건 앞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태영건설에 대해선 2020년 9월 티와이홀딩스 인적분할로 인해 떨어진 재무안정성의 개선이 더딘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이 이들 기업의 다가올 대규모 채권 만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계열사 수혈로 고비 넘긴 롯데건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6조750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착공이나 분양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미착공사업은 4조4000억원으로 우발채무의 65.7%에 달했다. 전체 우발채무의 절반에 가까운 3조1000억원은 만기가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됐다. 이어 올 1분기과 2분기에 각각 1조8696억원, 4819억원의 신용연계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우발채무는 당장 빚은 아니지만 앞으로 특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채무로 확정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업체가 PF 대출을 일으킨 시행사에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빚이다. 대부분의 국내 시행사들은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 대출받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 시공사가 만약의 사태에 시행사 대신 PF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보증을 선다. 이런 이유로 현재와 같이 금리 인상에 이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자기자본이 충분치 않은 시행사부터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하고 이는 건설기업과 함께 자금을 조달해준 증권사 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

롯데건설의 자금난은 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실기로 야기된 레고랜드 부실 사태로 채권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시작됐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18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의 2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이틀 후 롯데케미칼에서 3개월 만기로 5000억원(이자율 6.39%)을 차입했다.

11월8일엔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이자율 7.65%), 같은 달 10일에는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이자율 7.65%)을 각각 빌렸다. 계열사 차입금을 모두 합하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기준 롯데건설 자기자본(2조5623억원) 대비 42.9%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건설은 은행권 대출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나은행과 2000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과 1500억원의 여신거래약정을 각각 맺었다.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을 약속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일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담보로 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차입금은 만기를 앞둔 PF 대출 차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에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2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120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900원어치를 사들인 결과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은 400억원에 그쳤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부동산 PF를 포함해 다수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으론 롯데케미칼(1월19일) 롯데홈쇼핑(2월9일) 등이다. 롯데정밀화학에서 빌린 차입금은 지난달 중순 내부 자금을 만들어 조기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홈쇼핑에서 차입한 자금을 만기일 이전에 최대한 상환할 계획"이라면서 "우발채무 증가는 맞지만 만기 상환에 따른 여유분을 충분히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2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120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900원어치를 사들인 결과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은 400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30일 2000억원 규모 사모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만기일은 2027년 12월30일이다. 이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이달 만기인 기업어음(CP) 상환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PF 관련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3조5000억원, 2분기 1조800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계열사 차입금은 모두 만기 전 조기 상환했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빌린 자금은 지난달 중순 내부 자금을 만들어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롯데케미칼이 대여한 자금 5000억원을 상환했다. 만기일(1월18일) 도래 12일여를 남기고 자금 정리를 마쳤다.


태영건설, 부채비율 업계 최상위 수준


태영건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가 2조4000억원을 기록해, 롯데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41%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조사한 건설업종(대기업) 평균 부채비율은 104.8%였다. 통상 건설업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에 위기가 온 것으로 평가한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주요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제무재표 기준 태영건설의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은 4076억원이다. 특히 올 3월엔 태영건설이 2020년 3월 발행한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태영건설67'의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 발행잔액이 1400억원과 200억원인 2개의 회사채가 2024년과 2025년 각각 만기된다.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경우 383억원이 올 상반기 만기 예정이다.

유동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의 2022년 3분기 현금성 자산은 2142억원으로 가까운 시일 내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여원의 단기차입금보다 적다. 같은 기간 당좌비율은 74.9%에 그쳤다. 당좌비율은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통상 당좌비율이 100% 이상이어야 부도 위험이 낮다고 본다.

그나마 신규 자금 조달엔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기존 대주단으로부터 사업비 3007억원에 해당하는 PF 대출 연장 계약을 마쳤다. 같은 달 30일에는 신규 기업운영자금 1025억원을 확보했다. 신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마련한 500억원과 경북 전주 에코시티 15블록 임대주택사업을 위해 체결한 신규 PF 대출 525억원을 합한 것이다.

예정 사업장 가운데 지방 현장의 비중이 높은 점은 여전히 위험하다. 태영건설이 최근 과천, 경주 등에서 시행한 자체개발사업 역시 각 사업의 채산성과 자금 선투자 규모에 따라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한신평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태영건설의 자체개발사업을 포함한 주택사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희 기자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으로 올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업계 역시 잠재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수 년 간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였던 건설업체들은 공사를 하고도 비용을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계약자산)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가 커졌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서 비롯됐던 것을 고려할 때 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경색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시평) 10대 건설업체의 2022년 3분기 미청구공사액은 총 12조5742억원으로 2021년 말(10조227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회사는 현대건설로 3조8239억원에 달했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업체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기 전 장부상 자산으로 인식한 돈이기 때문에 회사가 영업을 잘해 더 많은 공사를 수주할수록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비용만 쓰는 경우다. 최근처럼 자재비를 포함한 물가 상승과 함께 조달금리가 급등하면 공사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만약 늘어난 공사비를 발주처로부터 제대로 받지 못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는 물가 상승 반영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공공공사보다 다툼의 소지가 큰 민간공사에서 더 문제다. 아파트 시공 역시 분양 실적에 따라 제때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선 사업장을 떠안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대형건설업체들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할 때 미청구공사액 자체가 절대적인 위험 요소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공사비 수금 여부는 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만큼 리스크가 될 공산이 크다. 10대 건설업체 중 2022년 3분기 기준 미청구공사가 전년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시평 9위인 SK에코플랜트였다.


2~3년 후 미청구공사 손실 현실화


미청구공사는 일종의 계약자산이지만 불황일 때 건설업체에는 손실로 돌변할 수 있다. 재무제표에는 매출로 앞당겨 인식하지만 향후 공사에 들어가는 원가 비용이 늘어날수록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예상 공사대금은 100억원, 원가는 80억원인 공사가 있다고 가정할 때 공정률 50% 단계에서 원가 40억원을 예상했는데 실제 투입된 비용이 그보다 많으면 이익이 줄어드는 것이다.

10대 건설업체의 미청구공사 절대 금액으로 보면 현대건설(3조8239억원) 롯데건설(1조6494억원) 삼성물산(1조4867억원) 등의 순이다. 하지만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비율은 롯데건설(40.0%)이 가장 높고 HDC현대산업개발(34.2%) 현대건설(25.2%) SK에코플랜트(23.4%) 현대엔지니어링(20.8%)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1조1000억원대의 자금 수혈을 받았다.

롯데건설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주요 현장 중엔 ▲둔촌주공(2599억7300만원) ▲청담 삼익(612억3800만원) ▲청량리4구역(469억3200만원) ▲잠실 미성·크로바(360억3100만원) ▲KT구의역세권 복합개발사업(341억600만원) ▲베트남 롯데몰 하노이(92억3800만원) 등이 있다. 이중 KT구의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154억9200만원의 공사미수금도 발생했다. 해당 현장은 현재 공정률이 18.8%다.

미청구공사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에코플랜트다. 2021년 말 5736억원에서 2022년 3분기 1조1443억원으로 불과 9개월 새 99.5%나 급증했다.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주요 현장들은 ▲아랍에미리트(UAE) M프로젝트(1690억1263만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민간투자사업(458억5944만원) ▲카타르 도하 메트로 레드라인(210억5270만원) ▲루원시티2차 SK 리더스뷰(198억54만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93억9655만원) 등이다.

UAE M프로젝트는 원유비축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7년 11월 수주해 올 10월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79.6%다. SK에코플랜트가 2011년 수주한 남미 파나마의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39억7696만원의 충당금을 설정해 손실처리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해외공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준공 시점이 미뤄지고 미청구공사액이 늘었다"면서 "주택사업의 경우 미청구공사가 현실화되는 시점은 공사기간이 완료되는 2~3년 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각종 원자잿값과 인건비, 이자비용이 급증하며 건설업체들의 '공사손실충당부채'도 치솟았다. 공사손실충당부채는 당초 계획보다 공사 원가가 늘어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손실 처리하는 것으로, 건설업체가 손해를 인식해도 사업을 진행 중인 현장을 뜻한다. 진행 중인 도급계약에서 손실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물가와 금리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재무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SK에코플랜트는 공사손실충당부채가 912억2838만원을 기록해 유동성 위기가 드러난 롯데건설(703억1500만원)보다 더 많았다. 이어 현대건설(486억7200만원) 현대엔지니어링(478억7400만원)의 공사손실충당부채는 400억원대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20% 이상인 5개 업체 중 HDC현대산업개발(1091억4500만원)의 공사손실충당부채가 가장 많았지만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의 재시공 손실금액 805억9800만원을 반영한 것으로 이를 제외한 공사손실충당부채는 285억4700만원이었다. 김노향 기자

김노향, 신유진, 정영희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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