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뉴페이스’ 신한투자 ‘초강세’···베스트 애널리스트 신규 1위 살펴보니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1. 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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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세.

이번 평가 신규 1위 애널리스트 9명 나이의 평균값이다. 최근 ‘여의도에 젊은 인재가 다 빠져나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달리, 패기로 무장한 젊은 애널리스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1989년생(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주영훈 NH투자증권)과 1988년생(하인환 KB증권,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등 1980년대 후반생이 대거 포진한 데 이어 1994년생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까지 베스트를 거머쥐었다. 관록의 40대가 신규 1위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종합 2위를 차지한 신한투자증권의 강세가 특히 눈에 띈다. 신규 1위 면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9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신한투자증권 소속이다. 공교롭게도 5명 모두 2021년 이후 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영입한 인재들이다. 신한투자증권의 계속되는 공격적인 애널리스트 영입이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가 올 한 해 관전 포인트다.

플랫폼·게임 |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데뷔 1년 만에 왕좌 거머쥔 ‘게임 덕후’
최근 여의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피, 1994년생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29)가 ‘일’을 냈다. 2021년 5월 데뷔한 ‘신참내기 애널리스트’가 베스트에 오르는 저력을 뽐냈다.

강 애널리스트는 ‘할 말은 하는’ 솔직한 분석으로 호평받는다. 향후 전망이 안 좋다고 판단되면 괜한 희망만 던져주기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뚝심 있게 제기한다. 그 성향이 잘 드러난 보고서가 2022년 10월 발간한 ‘빗속에 우산’이다. 실물 경제와 동행하는 광고 산업 성장 둔화가 네이버, 카카오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목조목 따진 결과물이다.

“네이버·카카오는 그동안 이미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이라 투자자분들께서 상심이 적지 않았겠지만, 팬데믹 정상화에 따른 부작용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애널리스트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강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오를 게임 종목을 귀신같이 먼저 골라내는 ‘선구안’으로도 유명하다. 평소 ‘게임 덕후’로 잘 알려진 그는 게임을 직접 즐긴 후 콘텐츠 플랫폼이나 개발사 경쟁력을 판단한다. 신작 출시 전 트레일러로 게임 퀄리티나 흥행 가능성을 평가해보는 것은 물론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최신 트렌드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콘텐츠의 정성적인 내용을 보고서에 담으면 더 풍성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요. 직접 많은 게임을 해보고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이 저만의 비결입니다.”

미디어·광고 |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주말 내내 드라마 정주행…제작사 분석 ‘탁월’
국내 콘텐츠업계에 있어 2022년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한 해였다. 실적은 좋았지만 정작 주가는 폭락했다. 최대 바이어인 ‘넷플릭스’가 충격적인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은 싸늘히 식어갔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34)는 2022년 하반기 투심을 다시 콘텐츠 쪽으로 되돌리는 데 적잖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9월 발간한 보고서 ‘오징어 게임 1주년’은 이미 크게 깨진 콘텐츠 섹터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보다는 콘텐츠 제작 산업 펀더멘털 변화에 집중했다. K-콘텐츠 글로벌 인지도나 경쟁력, 순수 제작 역량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꼼꼼히 다뤄 호평받았다.

지 애널리스트는 ‘드라마 광’으로도 유명하다. 어려서부터 한국 드라마는 물론 미드, 일드 가릴 것 없이 섭렵했다. 회사별 콘텐츠 제작 역량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아무리 바빠도 유튜브 요약본이 아닌 풀영상을 감상한다. 현재도 OTT 서비스를 5개나 구독하고 있다고.

“작품 감상과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사 이익 창출 능력을 판단합니다. 2023년은 스튜디오드래곤을 비롯해 에이스토리, 삼화네트웍스 등 중소형 제작사 가능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유통·홈쇼핑 | 주영훈 NH투자증권
만년 2등 설움 벗은 ‘준비된 유통왕’
그야말로 4전5기다. 2017년 유통·홈쇼핑 부문 신규 5위로 이름을 알린 이후 4년 연속 2위에 머물렀던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34)가 5수 끝에 드디어 베스트 자리에 올랐다.

유통·홈쇼핑은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다. 수많은 제품이 저마다 얼마나 잘 팔리고 또 안 팔리느냐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주 애널리스트는 다른 업종 애널리스트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유통업 전반 흐름을 읽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 기업 매출은 결국 재화를 판매한 성과입니다. 음식료,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업종 동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 애널리스트가 기업 분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 역시 다름 아닌 ‘매출’이다. 이커머스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전통 유통 기업은 분명 남다른 경쟁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그가 생각하는 유망 종목은 ‘GS리테일’이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유통 업태 중 객단가가 가장 낮은 편의점이 안정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GS리테일은 2022년 하반기 H&B 사업 철수, 온라인 새벽배송 중단 등 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이에 따른 손익 개선이 2023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철강·비철금속 | 박성봉 하나증권
20년 경력으로 철강 산업 ‘맥 짚기’
철강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업황이 바뀌는 시점을 잡아내고 앞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애널리스트로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46)는 업황의 변곡점을 포착하는 지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 SK해운에서 4년 넘게 실무를 경험하는 등 도합 20년에 가까운 경력에서 나오는 풍부한 경험은 그의 가장 큰 무기다.

2022년 11월 발간한 보고서 ‘The Last Puzzle: 공급망 재편 속 수직 계열화의 힘’에서도 그 풍부한 경험이 진가를 발휘했다. 철강·비철금속뿐 아니라 채굴, 제련, 2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깊이 있는 분석을 보여줬다.

2023년 철강 산업은 중국 정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극심한 부동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실수요 촉진 정책과 준공 가속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철강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중국 철강 수요는 2분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전망으로,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수출 비중이 가장 큰 포스코홀딩스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합니다.”

거시경제(이코노미스트) | 김효진 KB증권
책과 논문 사랑하는 ‘열공 애널리스트’
김효진 KB증권 애널리스트(42)는 ‘공부하는 애널리스트’로 여의도에 평판이 자자하다. 중앙대 경제학 박사를 수료한 그는 다른 그 무엇보다 책과 논문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의 내공이 잘 드러났던 보고서가 2022년 하반기 펴낸 ‘테일러 룰로 계산한 연준의 Pivot’이다. 보고서를 펴낼 당시 금융 시장을 괴롭혔던 것 중 하나는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인상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예측보다는 현재 미국 경제에 걸맞은 ‘적정금리’를 추정하는 작업이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가의 적정금리를 산출하는 공식인 ‘테일러 룰’을 현재 경제에 맞게 변형해 미국의 적정금리 경로를 제시해냈다.

“단순히 미국 연준 위원들 발언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숫자와 근거를 갖고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보고서였다고 생각합니다.”

김 애널리스트가 주목하는 올해 경제를 좌우할 ‘열쇠’는 바로 ‘설비 투자’다.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고 균형 발전 등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주요 국가는 설비 투자 확대에 정책적으로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비 투자가 어떤 규모로 얼마나 이뤄지는지에 따라 향후 경제 사이클이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시황(마켓) | 하인환 KB증권
매년 순위 끌어올린 ‘아이디어 뱅크’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35)는 지난 5년간 시황 부문 순위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2018년 9위로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그는 2019년 6위, 2020년 3위, 2021년 2위를 거쳐 올해 드디어 베스트를 거머쥐었다. 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사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무조건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보자’는 그의 분석 철학이다.

“2022년 12월에 시리즈로 발간한 자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목표로 준비했습니다. 당초 시장 반응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기회가 생긴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죠.”

하 애널리스트가 시황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시장 유동성과 섹터 펀더멘털 사이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둘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를 먼저 판단하고, 그에 따라 시장을 전망하거나 업종을 분석한다.

2023년 역시 공급망 재편을 위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그는 전망한다. 다만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첨단 분야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파생 상품(데리버티브) |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파생 상품+투자 전략 전문가…시너지 ‘뿜뿜’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37)는 여의도에 소문난 ‘팔방미인’이다. 최대 강점은 파생 상품과 투자 전략을 모두 담당한다는 점. 이를 활용해 더욱 디테일한 정보를 자료에 녹이는 것이 차별 포인트다. 그가 시장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다름 아닌 ‘수요’와 ‘공급’이다. 외국인 투자 선물 매매, 또 그에 따른 국내 주식 시장 현물 수급 현황 등 다양한 수급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파생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투자자에게 전달한다.

“수급은 펀더멘털의 거울입니다. 시장 변곡점과 수급 변화는 결국 펀더멘털로 귀결되죠. 시장을 설명하는 도구로 수급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노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보고서 중 ‘2023년 주식시장 연간전망: 흑묘백묘’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은 이유도 수급에 대한 남다른 분석력 덕분이다. 국내 주식 시장을 수급 관점에서 분석해 지수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노 애널리스트 목표는 시장 제도 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시장 수요 공급과 관련된 분석뿐 아니라 시장에서 관심 있는 공매도 제도 변화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향후 시장에 정확한 투자의견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소형주(스몰캡) |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독주 체제 끝낸 ‘데이터 전략가’
지난 8년간 스몰캡 분야는 하나증권의 독식 체제였다. 그러나 2022년 신한투자증권이 하나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44)가 주인공이다. ‘숫자’를 중시하는 이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모멘텀(실적 동력)을 활용한 분석보다는 모멘텀의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수치를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주요 전략입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을 추천하는 ‘족집게 과외’보다는, 시장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산업을 분석할 때는 비상장 밸류체인(가치사슬)도 함께 분석하며 빠르게 변하는 성장 산업과 기술 변화에서 전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해 중소형주 시장 대응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틈새 전략을 찾으려는 시도를 지속했다는 점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 시장은 다시 성장주의 높은 기업가치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에는 투자 증가와 수주 확대가 담보되는 방산, 항공우주, 로봇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SG |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숫자’로
ESG 부문이 신설된 2021년 3위에 올랐던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35)는 올해 1위를 차지했다. 순위 상승 비결을 묻자 그는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자체 ESG 평가 시스템’ 덕분이라며 회사에 공을 돌렸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외 ESG 평가사가 제공하는 등급과 점수를 기반으로 컨센서스를 분석할 수 있는 자체 시스템을 갖췄다. 구성 항목들의 세부 내용도 매번 업데이트를 하고 있어 계량화에 특히 강점을 지녔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보고서 ‘ESG, Never Sleep’ 역시 자체 시스템의 효과가 컸다는 것이 이 애널리스트 평가다.

“보고서를 읽은 투자자들이 ‘ESG 개론서’ 같다고 평가해주셔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와 기업분석부가 함께 힘을 모아 작성한 보고서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ESG가 주가와 재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 ESG 외에도 여러 비재무적 요소를 분석해 위험 대비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투자자들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판단에 도움이 되는 분석 자료를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2호 (2022.01.11~2023.01.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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