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에도 매일 잠수, 산천어축제 안전 지키는 잠수부들
지난 3일 오후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2023 얼음나라화천산천어축제장. 꽁꽁 언 얼음 아래 물속으로 아이스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화천군 재난구조대원 두 명이 차례로 들어갔다. 두께 32㎝ 얼음 아래 수심 3m 물속으로 들어간 대원들은 수중 랜턴을 켜고 안전 점검을 시작했다.
칼로 얼음을 찍어 강도를 확인하고 얼음판 아래를 다니며 1시간가량 균열이 있는지를 점검했다. 이날 물에 들어간 건 박영국(51) 재난구조대 1팀장과 김대천(52) 재난구조대 2팀장이다. 이들은 화천천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매일 0.5㎝ 두께의 잠수복을 입고 얼음판 아래로 들어간다. 공무원과 민간인 12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는 날마다 얼음 두께와 강도, 균열 여부를 확인한다.
김대천 팀장은 “물속에 오래 있다 보면 노출되는 얼굴이나 손이 차가워져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안전이 걸려있는 문제라 대원 모두가 추위를 참아가며 안전점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달하는 추위 속에도 대원들이 물속에 뛰어드는 이유는 관광객 안전 확보 때문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당일 입장 인원이 정해진다.
화천군 안전건설과 소속인 박영국 팀장은 “현재 얼음 두께는 32㎝로 결빙이 잘돼 안전한 상태”라며 “추운 날씨가 지속하면 축제 기간에 얼음두께가 45㎝까지 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천군 재난구조대는 2003년 쪽배축제 첫해 물놀이 안전활동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이후 매년 여름철에는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겨울철에는 산천어축제 빙질 체크 등 관광객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순수 인명구조 봉사활동 조직으로 시작한 재난구조대원들은 수상 인명구조와 스킨스쿠버·선박조정·응급처치 자격증을 모두 획득한 베테랑이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을 예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심폐 소생술 교육을 마쳤다. 축제장 프로그램 부스에는 심장 제세동기 등 응급의료 장비를 비치했다. 또 혼잡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통행로에 우측통행 안내 표지를 부착하고 안전펜스도 설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돌아온 화천산천어축제는 지난 7일 개막해 29일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23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하남면 논미리 축양장으로 수송돼 수온 적응을 마친 산천어가 축제장 얼음판 아래 물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제장에는 얼음낚시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세계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은 총 1700㎡에 달하는 실내공간에 1장당 135㎏ 무게인 얼음 덩어리 약 9000개가 투입됐다. 얼음 무게만도 1215t에 달한다.
이곳에는 영국 빅토리아 메모리얼홀, 이탈리아 산탄젤로 성, 중국 정원 등 세계적 건축물이 빙등 예술작품으로 변신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화천군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선등거리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고 야간 페스티벌을 연다. 올해 페스티벌 테마는 ‘응답하라! 어게인 선등거리’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이번 산천어축제는 여느 해보다 얼음판 두께와 강도가 양호한 편”이라며 “관광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관리 인력을 대거 배치하는 등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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