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브 겨울폭풍’, 美 강타…17명 사망·70만 가구 정전

박재현 2022. 12. 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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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눈보라를 동반한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며 최소 17명이 숨지고 7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밀리바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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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팔로 지역. EPA연합뉴스


혹한과 눈보라를 동반한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며 최소 17명이 숨지고 7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밀리바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4일(현지시간)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 전역을 황폐화하고 있다”며 “잔인한 겨울 폭풍으로 눈에 가장 익숙한 도시 중 하나인 뉴욕의 버팔로 지역에서는 밤새 멈춰 토요일까지 얼어붙었고 현재 미 전역의 사망자는 17명”이라고 보도했다.

버팔로에서는 60㎝ 이상 폭설과 시속 70마일 이상의 강풍이 몰아치며 응급 구조대의 발이 묶여 2명이 숨졌다. 사고는 한 여성이 아기를 분만하고 있는 응급상황에서 겨울 폭풍으로 구조대가 도달하지 못하며 발생했다. 여성의 동생은 전화로 의사에게 지도를 받으며 분만 과정을 도왔으나 사고를 막지 못했다. 지역보안관 마크 폴론카즈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 지역에서 매우 나쁜 밤이었다”며 “1977년 (최악의) 눈보라보다 지금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에서는 폭설로 4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고, 캔자스에서도 3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미주리주에서도 차량이 미끄러지며 1명이 숨지는 등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CNN과 AP통신은 악천후의 직격탄을 받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등 미 전역에서 7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한때 180만 가구에 달했던 정전 피해는 오후 들어 일부 복구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100만이 넘는 가구가 잠재적인 정전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미 버팔로 지역. AP연합뉴스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폭탄 사이클론을 유발하는 ‘폴라 보텍스(북극 소용돌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라 보텍스는 북극과 남극 등 극지방 성층권에 형성되는 한랭 기류를 뜻하는데, 보통 극지방에 머물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중위도까지 내려온다. 폴라 보텍스는 주로 동아시아 지역으로 내려오지만, 일부가 떨어져 나와 북미 대륙에 이상 한파를 몰고 오기도 한다.

기상학자들은 폴라 보텍스가 북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 데는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기 및 환경 연구소의 기후 과학자인 유다 코헨은 “더 따뜻한 날씨는 제트기류에 영향을 주고, 이는 북극 소용돌이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NYT에 전했다. 영국 레딩 대학교의 기후과학자인 테드 셰퍼드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제트기류와 북극 기단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겨울 폭풍으로 항공편 2700편이 취소됐고 6400편이 지연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미국 전체 50개주 중 48개 주에 한파 경보를 발령하면서 25일까지 121~182㎝의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날씨가 위험하고 위협적”이라며 “여러분들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눈 오는 날과 달라 외출을 자제하고 연휴 여행계획을 재고해달라”며 주의를 촉구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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