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루 만에 97㎝ 폭설… ‘눈폭탄’에 인명피해 속출

17~23일 간헐적 폭설로 인명 피해

일본 중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서 폭설 속에서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일본에 기록적 폭설이 내리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일본과 서일본 상공으로 강한 한기가 유입되고 겨울형 기압배치의 영향으로 동해 쪽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야마가타현 오구니마치에는 97㎝, 니가타현 세키카와무라에는 81㎝의 눈이 쏟아졌다. 오는 25일 오전 6시까지 예상 강설량은 중부 호쿠리쿠 80㎝, 동북부인 도호쿠 70㎝, 수도권을 포함한 간토고신 60㎝다.

폭설로 인해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홋카이도 몬베쓰시에서는 시 전역 1만300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육상자위대가 출동해 주민들을 지원했다.

일본 기상청은 25일까지 동해 방면을 중심으로 폭설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 소방청은 지난 17일 이후 내린 눈으로 23일 오후 4시까지 9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정전 때문에 추위를 피해 차 안에서 몸을 녹이다가 폭설에 차량 머플러가 막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아키타현 유리혼조에서는 80대 남성이 지붕에서 제설 작업을 하다 추락한 뒤 눈에 파묻혀 사망했다.

폭설로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고속열차인 신칸센이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줄여 운전하다가 지연되는 등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남성이 일본 홋카이도현 기타미시의 한 주차장에서 눈을 치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니가타현과 도호쿠 지방 남부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져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야마가타현 오쿠라무라는 223㎝, 니가타현과 아오모리현에는 18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니가타현은 폭설로 최소 8명이 사상하고 2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가시와자키시에서 전날 차에서 추위를 피하던 20대 여성이 숨지고 70대 남성은 제설 작업을 벌이다 용수로에 빠져 사망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돌풍에 지붕이 파손되고 창문이 깨졌다.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신칸센은 설비 문제로 4시간 동안 철로 위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열차 내부는 정전됐고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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