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어디 가야 먹을 수 있나요, 찬바람 불면 돌아오는 제철 붕어빵

한은정 2022. 12.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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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팥앙금부터 슈크림·피자·초코…붕어빵 제대로 즐기려면

찬바람이 불면 붕어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길거리에 붕어빵 노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면 우스갯소리로 ‘제철생선 나왔다’거나, ‘가슴 속에 3000원쯤 품고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으로 여겨지죠. 혹시나 하고 챙겨둔 현금을 최근엔 쓸 일이 많지 않은데요. 해가 갈수록 점점 붕어빵 노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귀한 간식이 되면서 붕어빵 노점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붕어빵 파는 곳을 공유하는 앱도 생겼죠.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이 집 근처 붕어빵 파는 곳을 조사했습니다. 없다면 만들어 먹자는 마음으로 직접 만들어도 봤죠. 지금부터 소중 붕어빵로드를 소개합니다.

직접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 참고용 붕어빵을 맛본 나예현·박시오·권도준(왼쪽부터) 학생기자가 대왕 잉어빵을 들어 보였다.


인기 겨울 간식 붕어빵이 길거리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가는 사람이 줄었고,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며 원재료 가격도 크게 올라 남는 게 많지 않아 장사를 접은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그나마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도 가격을 올리는 등 귀해졌죠. 그러면서 오히려 전문적인 붕어빵 가게가 등장하고,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붕어빵 디저트를 출시했어요. 마트엔 냉동 붕어빵이 등장했고요.

직접 만든 재료로 속을 꽉 채워 인기를 끌고 있는 ‘총각네 붕어빵’은 주말에는 1시간가량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


붕어빵을 찾아 나서는 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붕어빵 맛집, 이색 붕어빵 가게도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총각네 붕어빵’은 매서운 추위에도 손님 행렬이 끊이지 않죠. 팥+호두, 슈크림, 고구마+크림치즈, 팥+크림치즈, 피자 5가지 맛을 팔며 피자와 크림치즈가 들어간 메뉴는 1인당 1개만 살 수 있죠. 팥+호두와 슈크림은 1000원, 나머지 메뉴는 2000원, 붕어빵치고는 다소 비싼데도 인기를 끄는 건 재료를 차별화했기 때문이에요. 쇠고기‧찰토마토‧자연치즈 등 17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피자 붕어빵 등 속재료는 모두 직접 만들고 최대한 꽉 채운다고 했죠. 주말에는 1시간가량 되는 기다림에 지쳐 ‘도대체 붕어빵이 얼마나 맛있길래’ 생각이 들 때쯤 갓 만든 붕어빵이 손에 들어오죠. 많이 달지 않은 팥+호두 붕어빵, 건강한 야채빵을 먹는 듯한 피자 붕어빵, 고구마와 크림치즈의 어우러진 맛을 보면 또다시 긴 줄 끝에 서게 될지도 모릅니다.

매운맛·꿀·애플잼·옹심이만두 미니 붕어빵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온갖 미니 붕어빵을 선보인 ‘솜붕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카페 '솜붕아'는 서비스 개념으로 만들던 붕어빵으로 붕어빵 마니아들을 끌어모으는 곳이 됐죠. 매운맛 마니아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매운 미니 붕어빵, 꿀을 곁들인 꿀 미니 붕어빵, 사과잼과 시나몬이 만난 애플잼 미니 붕어빵, 옹심이만두가 들어간 옹심이만두 미니 붕어빵, 새우살이 함유돼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 칠리 새우 미니 붕어빵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온갖 미니 붕어빵이 즐비하죠. 손님들에게 붕통령(붕어빵+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김민수 대표는 붕어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요. “겉바속촉에 먹어보면 다른 걸 느낄 거예요. 이런 식감을 내는 데가 잘 없다고 손님들이 얘기해주시죠.” 좋은 재료를 쓰고, 수시로 신메뉴를 개발하는 그는 다양한 종류를 만들면 힘들 것 같은데 전혀 힘들지 않다고. “붕통령이라고 불러주시는 손님들을 위해 최고의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로 60㎝ 이상, 2kg의 무게를 자랑하는 대왕 잉어빵은 팥·슈크림·피자·치즈·초콜릿·견과류 등 많은 재료로 가득 채워진다.
틀의 뚜껑 무게만 15kg이나 돼 도르래 형식으로 돌리면서 여닫는다.


세계에 단 한 곳, 대전 대덕구 황금어장식품에서는 말 그대로 대왕 잉어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로 60cm 이상, 세로 21cm의 엄청난 크기에 2kg에 육박하는 무게를 자랑하죠. 예열에 30분, 굽는 데 30분 총 1시간이나 걸려요. 팥과 슈크림은 물론 피자 토핑과 치즈, 초콜릿, 견과류 등의 재료가 크기만큼이나 많은 양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틀의 뚜껑 무게만 15kg이나 돼 도르래 형식으로 돌리면서 여닫죠. 대왕 잉어빵의 가격은 3만원, 10월~2월 말까지 주문을 받고 하루 전날 예약은 필수라고 해요. 한종현 대표는 대왕 잉어빵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로 “아무래도 특이해서 그런 것 같다"며 "다들 오시자마자 놀라시거든요. 이렇게 크냐고 어떻게 먹냐고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물리지 않기 때문에 계속 찾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왕 잉어빵은 어느 부위를 먹더라도 알찬 속 재료가 특징이죠. 부위별로 다른 재료가 들어가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재료가 서로 섞이면서 다른 맛이 나는 것도 매력이에요.

우리 동네 붕세권을 소개합니다

권도준·나예현·박시오 학생기자는 다른 소중 학생기자단과 힘을 합쳐 집·학교·학원 근처 붕어빵 파는 곳을 조사해 소중 붕어빵로드를 완성했다.


가까운 붕어빵 가게를 찾아주는 앱도 개발됐습니다. ‘가슴 속 3천원’은 전국의 붕어빵 가게 위치 공유 앱으로 사람들이 공유한 붕어빵 가게 중 자신의 현재 위치와 가장 가까운 가게를 지도로 표시해 알려줘요. 집 주변에 붕어빵 노점이나 가게가 있는 걸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라고 말하죠. 당근마켓 앱 동네생활 카테고리 내 겨울간식 지도로 들어가면 주민들이 모은 붕세권 정보를 볼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동네 학교‧학원 인근의 붕어빵 가게를 조사했습니다. ‘우리 동네만 붕어빵 없어’라고 안타까워했던 사람들도 소중 붕어빵로드를 보며 나와 가까운 붕어빵 판매처를 발견할지도 몰라요. 김해민(충북 청천중 1) 학생기자 동네에는 이번 겨울 잉어빵을 파는 곳이 생겼다고 합니다. “면 소재지에 있는 ‘아이벗 치킨’ 앞에 생겼는데, 치킨집 사장님이 붕어빵도 파는 거래요. 팥‧슈크림 두 종류고 가격은 두 개에 1000원. 예전 살던 동네에서는 4개에 1000원이었는데 물가가 오른 걸 느낄 수 있었죠.”

김도경(인천 경명초 6) 학생기자는 인천 서구에 있는 붕어빵 가게 세 군데를 제보했습니다. 특히 명랑부대찌개 청라점 사장님이 겨울에만 부업으로 하는 곳은 희귀한 시나몬 맛을 팔죠. 팥에 시나몬가루를 넣어 팥보다 더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김채량(서울 석촌중 1) 학생기자 동네에 있는 계절간식에선 모짜치즈 슈크림 잉어빵을 파는데, 슈크림과 치즈 조합이 좋아 인기가 많습니다.

직접 발로 뛰고, 가족‧친구 및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된 19곳을 정리한 이래나(서울 창도초 6) 학생모델이 이어, 나서현(제주 홈스쿨링 1) 학생기자는 제주에 있는 붕어빵을 조사했어요. 사장님에게 붕어빵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무엇인지 여쭤봤죠. “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서 붕어빵값도 올릴 수밖에 없어요.” 요즘 붕어빵 가게가 별로 없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으로 장사해도 남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어요. 홍승현(경기도 불곡초 5) 학생모델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붕어빵 가게 네 군데를 제보하며 특히 구미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 옆 노점이 가장 맛있다고 추천했죠. 몸이 불편하셔서 매일 운영하진 않지만 나오시는 날에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해요.

최민하 학생기자가 제보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인근 잉어빵 가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연 후 더 줄이 길어졌다.


최민하(서울 신천중 2) 학생기자가 알려준 준 곳은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인근으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 후 대학생들의 취향을 반영해 크림치즈+팥, 고구마를 추가해 많은 사랑을 받아요. 회기역 1번 출구 앞에 있는 붕어빵 가게는 5개 1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띄었죠.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경희대 특성을 고려해 중국어 메뉴판도 볼 수 있죠. 소중 붕어빵로드 중 제일 가성비 넘치는 곳으로 조사됐습니다.

강윤서(서울 월촌중 2) 학생기자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늘 줄 서는 잉어빵에 대해 알려줬죠. 윤서 학생기자도 20분 동안 줄을 선 끝에 살 수 있었다고 해요. 현대백화점 신도림점 지하에서는 이색적인 완두크림맛 미니 붕어빵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조하나(서울 반원초 5) 학생모델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30년 이상 장사한 붕어빵 가게를 소개했죠. 강남역 학원 근처 강남 붕어빵은 호두+팥, 아몬드+슈크림, 꿀, 피자, 고구마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주전부리 휴게소로 취재를 간 연규원(서울 내곡중 1) 학생모델은 붕어빵 사장님에게 붕어빵 가게들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인건비가 비싸진 데다 재룟값도 많이 올랐어요. 붕어빵을 팔아봤자 오히려 적자인 거죠.” 규원 학생모델은 최근 마트에 반조리 냉동 붕어빵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나와 집에서도 손쉽게 따끈한 붕어빵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길에서 붕어빵을 사 먹는 수요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죠.

다양한 붕어빵들.


문시윤(서울 상명초 5) 학생모델은 친구 엄마의 소개를 받아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 그랜드프라자 앞 붕어빵 가게로 갔어요. 학원을 마친 중‧고등학생이 몰려 20분 동안 기다려서야 붕어빵을 살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붕어빵 재료에 밀가루만이 아닌 찹쌀을 써서 더 인기가 있다”고 얘기했죠. 시윤 학생모델은 요즘 아이들은 붕어빵을 파는 곳조차 잘 보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며 붕어빵을 주고받는 온정,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해주는 힘이 붕어빵의 인기 이유인 것 같다고 했어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붕어빵 가게를 조사한 홍예원(경기도 신리초 5) 학생기자는 수지도서관 사거리 인근 황금 잉어빵 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아 늘 손님이 넘친다고 말했죠. 굽자마자 팔리기 때문에 주문 후 갓 나온 따뜻한 붕어빵을 맛볼 수 있지만 대기줄이 거의 필수죠. 예원 학생기자는 가장 궁금했던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점을 질문했어요. 사장님에 따르면 잉어빵은 붕어빵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고, 예전 붕어빵이 일반 밀가루 반죽이었다면 잉어빵은 우유‧계란 등을 더해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풍미를 높였다고 합니다. 찹쌀을 넣어 쫀득한 식감이고, 모양도 붕어빵이 둥글고 통통하다면, 잉어빵은 통통하면서도 약간 더 긴 게 특징이죠.

최광재(경기도 행정초 4) 학생기자가 사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행정중앙2로에는 잉어빵 파는 곳이 네 군데 있습니다. 세 곳은 매일 잉어빵을 팔고, 하나는 매주 목요일에 오는 잉어빵 트럭이죠. “엄마가 잉어빵 트럭 정보를 지역 카페를 통해 알게 되어 제보합니다. 향남 환승터미널 근처 힐링스파 쪽으로 오면 만날 수 있어요.” 광재 학생기자도 인터뷰를 시도했는데요. 장사하며 힘든 점을 묻자 “아파트 안에 들어와 달라는 주민들도 있지만 간혹 신고가 들어가 쫓겨나면 이렇게 공터나 도로 갓길에서 장사하는 게 힘들다”는 답을 받았죠. 화성우체국사거리에 있는 노점은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라 줄이 너무 길어 인터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은 바쁜 와중에도 작년보다 물가가 많이 올라 붕어빵의 가격이 어쩔 수 없이 높아졌다며 파시면서도 아쉽다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광재 학생기자는 취재 덕분에 매일 간식으로 붕어빵을 사 먹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죠.

학생기자가 만든 수제 붕어빵.


붕어빵 가게가 줄어드는 상황에 아쉬움이 큰 최예원(경기도 청덕중 1) 학생기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학원 주변 미니 붕어빵 가게를 취재했어요. 크기가 작아 한입에 먹기 편하고, 이 가게의 붕어빵은 특히 반죽이 쫀득해서 맛있다고 했죠. 밸런스 게임이 유행하면서 붕어빵을 꼬리부터 먹느냐 혹은 머리부터 먹느냐, 팥과 슈크림 붕어빵 중에 무엇이 더 좋으냐 등 붕어빵 관련 질문이 많아져 친구들의 붕어빵 취향도 조사했죠. “대부분의 친구가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는다고 답했습니다. 다들 바삭바삭한 꼬리는 마지막에 먹으려고 아껴둔다고 말했죠. 또 팥 붕어빵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슈크림 붕어빵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훨씬 더 많았어요. 그 이유는 팥보다 슈크림이 더 달콤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재인(경기도 보평중 3) 학생기자는 판교역에 있는 황금 잉어빵을 소개했어요. 숙련된 솜씨로 빠르고 따끈하게 굽고 속을 꽉꽉 채워 맛집으로 소문이 나 퇴근시간에는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계좌이체도 가능해 편리하다고. 붕어빵은 값이 싸지만 양이 넉넉한 경우, 속을 꽉 채워 맛있는 경우 등의 특색이 있으면 소문이 빠르게 퍼져요. 재인 학생기자는 붕어빵은 가족‧친구들과 먹을 때 더 맛있다고 했죠. “친구의 붕어빵이 꽉 찬 속 때문에 터지기도 하고, 자기 몫을 다 먹고 입맛을 다시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먹을 때 재미를 더해주거든요.”

나예현 학생기자


나예현 학생기자는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근처에 있는 동네 붕어빵 맛집을 방문했어요. 꼬리까지 재료가 꽉 차 있고 겉바속촉이라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죠. 한 사람에게 4000원어치까지만 판매한다고 해요. 슈크림 붕어빵을 먹은 예현 학생기자는 평소 꼬리는 딱딱하기만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여기 붕어빵은 꼬리까지 슈크림이 들어있어 먹기 좋았다고 했죠. 사장님은 요즘 물가와 인건비 상승, 단속 강화로 붕어빵 가게가 점점 사라진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박시오 학생기자


박시오 학생기자는 대치역 2번 출구 잉어빵 가게를 취재했어요. 떡볶이‧순대‧어묵‧옥수수도 같이 판매하는 이곳은 시오 학생기자가 어린이집 시절부터 지금까지 다닌 소중한 추억의 붕어빵 가게입니다. “늘 동네 주민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아이들을 매우 사랑하며, 현금이 없는 손님들한테는 다음에 주면 된다고도 말씀하셔서 돈을 많이 못 버실까 봐 걱정도 됩니다. 최근 사장님 건강이 약해져서 사모님도 나와 도우시죠. 작년에는 한동안 문을 안 여셔서 걱정했는데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시오 학생기자가 사장님에게 혹시 일하며 힘든 적이 있냐고 질문했는데요. 사장님은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우리 가게 붕어빵을 먹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뻐요. 그런데 일을 오래 해야 하니까 아주 힘든데, 또 재밌어서 포기를 못 하지”라고 답하셨죠. 물가 상승 때문에 힘든 와중에도 장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로는 손님들이 붕어빵을 먹고 다른 분들께 추천해주며 많이 알려져서 할 수 있었다고 밝혔죠. 이 가게는 권도준‧박서현 학생기자도 추천했어요.

권도준 학생기자


도준 학생기자는 강남구 개포로에 있는 가게들도 알아봤죠. "붕어빵을 만들면서 힘든 점을 묻자 만나떡볶이 사장님은 붕어빵 만드는 기계가 무거운데 계속 뒤집어 주는 게 힘들다고 하셨죠." 이 외에도 김태인 학생모델‧정송은‧정해원‧박민아‧박서현‧최아민‧이준우‧서연우‧이유은 학생기자 등이 동네 붕어빵 정보를 발 빠르게 알려줬어요. 붕세권에 살면서 여러 붕어빵 가게를 접하는 경우도 있고, 근처에 간 김에 붕어빵을 사 먹고 정보를 알려준 경우도 있었죠. 반면 집 주변에 붕어빵을 팔지 않아서 아쉽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직접 만들어보는 수제 붕어빵

대왕 잉어빵을 본 학생기자단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일반 붕어빵과 비교하면 대왕 잉어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붕어빵 파는 곳을 찾기 힘드니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붕어빵을 굽는 팬과 반죽용 붕어빵 믹스, 팥앙금 등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권도준‧나예현‧박시오 학생기자가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어요. 먼저 참고용 붕어빵들을 맛봤습니다. “이게 뭐예요. 어떻게 다 먹어요” 대전에서 온 대왕 잉어빵을 본 학생기자단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왔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신기한 잉어빵을 한참 살핀 후, 각자 원하는 부위를 잘라 들고 맛을 봤습니다. “카스테라랑 계란빵이랑 섞인 맛이 나요.”(도준) “크기가 놀라움 그 자체예요. 붕어빵이 작을 때는 바삭한 맛이 더 많은데 이거는 겉은 바삭한데 속은 약간 찐빵 느낌 식감도 느껴져요.”(예현) “피자맛 앙금이 토마토소스‧채소‧치즈 등을 넣은 샐러드를 먹는 느낌이에요. 어느 부분에서는 두 가지 맛이 섞여서 독특한 맛이 나요. 순식간에 끝나는 붕어빵이 아니라, 밥처럼 질리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는 게 장점 같아요.”(시오)

대왕 잉어빵의 각자 원하는 부위를 잘라 들고 맛을 보고 있다.


직접 취재했던 붕어빵 가게의 붕어빵, 붕어빵 모양 과자‧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붕어빵을 모두 맛본 뒤 본격적으로 붕어빵 만들기에 돌입했어요. 반죽에는 붕어빵 믹스를 써도 되고 흔하게 파는 팬케이크‧와플 믹스 등을 사용해도 됩니다. 속 재료 팥도 붕어빵용으로 나온 단팥부터 통조림 팥까지 원하는 걸로 넣어주세요. 먼저 붕어빵 믹스와 물을 1대 1.4 비율로 섞어준 다음 거품기나 숟가락을 이용해 덩어리진 가루가 없을 때까지 저어주세요. 반죽을 주르륵 흘려보았을 때 약간 묽다면 완성입니다. 붕어빵 팬을 예열하고, 실리콘붓이나 키친타올로 기름을 발라요. 팬의 붕어가 어느 정도 가려지게 반죽을 채운 후 팥을 듬뿍 넣죠. 재료가 덮일 만큼 반죽을 넣고 뚜껑을 덮어주면 됩니다. 전기로 가열하는 붕어빵 팬은 8~10분 정도 구워줘야 노릇노릇 붕어빵이 완성되죠.

붕어빵용 반죽 믹스와 단팥 외에도 팬케이크 믹스·토마토소스 등 원하는 재료로 나만의 붕어빵을 만들 수 있다.
코코아 가루나 초코 파우더를 넣고 잘 섞은 초콜릿색 붕어빵 반죽을 팬에 채운 후 초코칩을 넣고 다시 반죽으로 덮으면 초코 붕어빵이 완성된다.
코코아 가루나 초코 파우더를 넣고 잘 섞은 초콜릿색 붕어빵 반죽을 팬에 채운 후 초코칩을 넣고 다시 반죽으로 덮으면 초코 붕어빵이 완성된다.


붕어빵이 구워지길 기다리며 다른 속 재료들을 만듭니다. 슈크림 붕어빵을 원하면 슈크림믹스와 물 혹은 우유를 1대 3 비율로 섞어주세요. 노랗게 크림처럼 잘 섞어주면 되는데, 시간이 많다면 30분 정도 숙성하면 좋죠. 섞을 때 묽게 해야 시간이 경과하면서 부드러운 슈크림이 됩니다. 피자 붕어빵의 속 재료는 토마토소스에 통조림 옥수수를 섞어 넣고, 반죽으로 재료를 덮기 전 모짜렐라 치즈를 뿌려주면 됩니다. 초코 붕어빵은 붕어빵 반죽에 코코아 가루나 초코 파우더를 넣고 잘 섞어주세요. 초콜릿색 반죽을 붕어빵 팬에 채운 후 초코칩을 넣고 다시 반죽으로 덮으면 초콜릿색이 매력적인 붕어빵이 됩니다.

붕어빵용 반죽 믹스와 단팥 외에도 팬케이크 믹스·토마토소스 등 원하는 재료로 나만의 붕어빵을 만들 수 있다.


타닥타닥 익는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소중 학생기자단은 두근대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어요. 귀여운 붕어빵을 맛보니 반죽과 팥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죠. 슈크림 붕어빵도 같은 과정을 반복해 성공했어요. “슈크림의 크림이 떡처럼 한데 뭉친 게 아쉽지만 모양도 예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슈크림 붕어빵을 직접 만들어서 보람을 느껴요.”(시오) 반죽과 속재료를 충분히 채워야 좀 더 빵빵한 붕어가 완성될 것 같아 욕심냈더니 반죽이 옆으로 흘러나오고 팬에 들러붙기도 했죠. 납작한 전기팬 특성상 반죽과 속재료를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게 좋아요.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이 집 근처 붕어빵 파는 곳이 없다면 만들어 먹자는 마음으로 직접 만들어 봤다.


예현 학생기자는 “냉동 붕어빵을 데워 먹으면 딱딱하고 어떤 부위는 뜨거운데 어떤 데는 차갑기도 해요. 그런데 직접 만들면 부드럽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죠. “피자랑 초코는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아요. 치즈랑 콘을 좋아해서 피자 붕어빵은 진짜 맛있었어요. 정말 피자 먹는 느낌이었죠. 초코 붕어빵도 초코시럽만 들어간 게 아니라 반죽에도 초코 가루가 들어가고 속에 초코칩을 넣으니 더 좋아요.”(시오) 도준 학생기자는 “밖에서 사 집에 와 먹으면 다 식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따뜻하니 만들어 먹는 게 나은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죠. 추운 겨울 집에서 따뜻하게 붕어빵 만들기에 도전해 보세요.

소년중앙 붕어빵로드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겨울이면 동네 붕어빵 가게에 자주 가는데, 전 그곳의 슈크림 붕어빵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번 취재 주제가 제가 좋아하는 붕어빵이라는 걸 알고 정말 기대했어요. 기자님이 대전까지 가서 사 오신 세상에서 가장 큰 잉어빵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죠. 하나의 붕어빵 안에 네 가지 맛이 들어있는데 모두 맛있었습니다. 붕어빵을 직접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붕어빵에 대해 이야기하며, 만들어 보고, 맛도 보니까 취재하는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요즘 붕어빵 가게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데, 겨울 간식 붕어빵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권도준(서울 구룡초 4) 학생기자

평소 슈크림 붕어빵을 좋아했는데 이번 취재로 붕어빵 관심도가 급상승했고 취향도 바뀌었죠. 스튜디오에서 초코‧슈크림‧피자‧팥 붕어빵을 직접 만들었는데 피자 붕어빵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치즈와 스파게티 소스의 찰떡궁합이었죠. 처음 본 대왕 잉어빵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무게도 2kg으로 묵직했고, 부위별로 다른 맛을 맛볼 수 있어서 특별했어요. 옛날에는 골목골목마다 붕어빵 가게가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의 길거리 음식 붕어빵이 많이 사라져 아쉬워요.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나오는 상품들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소중 친구들도 이번 겨울에 다양한 붕어빵을 먹어보고 시도해 보세요.

나예현(서울 행현초 5) 힉생기자

붕어빵 아저씨를 지나치며 인사를 드린 적은 있지만 혼자 불쑥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경험은 설레기도 하면서 조금은 떨렸어요. 바쁘신데도 다정하게 인터뷰해주셔서 안도감이 들었죠. 이번 취재에서는 기자님께서 어렵게 사오신 세상에서 제일 커 보이는 대왕 잉어빵을 잊을 수 없어요. 매우 커서 혼자 먹기에는 버거웠죠. 평소에 붕어빵을 사 먹으면서 어떻게 만들고 속에 앙금을 채우는지 궁금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완벽히 알 수 있었어요. 특히 저희가 만든 붕어빵을 먹고 직접 평가해보는 것은 요리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된 신선한 기분이 들었어요. 여러분도 집 주변에서 신나는 겨울 간식 탐험에 도전해 보세요.

박시오(서울 대치초 4) 학생기자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권도준(서울 구룡초 4)·나예현(서울 행현초 5)·박시오(서울 대치초 4) 학생기자‧소중 학생기자단 11‧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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