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잡스⑧-트레이너①] 최은호 스포츠 재활 트레이너 “건강한 몸 디자인, 쉽게 보지마세요”

김태훈 2022. 12.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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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잡(JOB)스] 국가대표팀 트레이너 출신 코어앤바디 최은호 원장
최은호 원장. ⓒ 본인 제공

대다수 현대인들은 스스로 몸을 망치고 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수명 자체는 길어졌지만, 체력 저하로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TV와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점점 움직이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 그로 인해 비만, 당뇨, 심장 및 척추 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갇힌다.


한편에서는 열심히 온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몸의 자세와 사용법을 알지 못해 오히려 역효과에 당한다. 일시적으로 살이 빠지고 근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건강하면서도 꾸준히 아름다운 몸을 유지하는 것에 실패하는 이유다.


스포츠 재활 트레이닝은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만큼 직업으로서도 매우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의과학 박사 출신의 트레이너로서 스포츠재활 및 골프 컨디셔닝 센터 등을 통해 건강한 몸을 다자인하고 있는 최은호(43) 코어앤바디 스포츠의학센터 원장을 만나봤다. 최 원장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페럴림픽 국가대표 스노보드팀 코치, 인천시청 핸드볼팀 선수트레이너, 서울시자전거협회공정위원장, 의과학필라테스아카데미 원장 등을 거친 박사 출신의 트레이너다.


Q: 스포츠 재활 트레이닝,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나


A: 모두가 대상이다. 골격 질환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든 안 하는 사람이든 발생할 수 있다. 운동 방법이 잘못돼 다치는 경우도 있고, 운동 중 다친 분들, 운동을 하지 않아서 몸에 문제가 발생하는 분들 모두가 대상이다. 건강한 몸을 디자인하기 위한 처방 방식만 다를 뿐 모두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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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자격증 등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자격증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 중에서도 이론과 실기를 겸한 국가공인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이 있다면 더욱 좋다. 이론적인 기초를 다지고 시작한다면 훨씬 유리하다. 기초운동과학, 트레이닝 방법론, 영양학, 생리학 등과 같은 이론과 원리를 알고 시작한다면 인간의 몸을 알아 가는데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인체를 이해하기 위해 다 필요한 요소들이다. 트레이닝과 상관관계가 너무 깊은데 이론적 베이스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또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 이쪽 계통으로 많이 들어온다. 예를 들어 2~3개월 만에 필라테스 자격증 하나 딴 뒤에 트레이너 강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 상태로 사람들의 몸을 다루는 것은 무리이자 직업 윤리에서도 벗어난 것이라고 본다. 더 안타까운 것은 초짜라도 초반에는 티가 잘 나지 않는다. 그런 트레이너들 에게 관리 받는 분들이 안타깝고 걱정된다.





최은호 원장. ⓒ 본인 제공

Q: 건강한 몸을 디자인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A: 한때 승모근 없애기가 유행한 적 있다. 인체학적으로 볼 때 매우 좋지 않은 접근이다. 승모근은 목을 지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머리는 보통 4~5 키로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해 머리를 숙일 때 각도에 따라서 목(경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30kg 이상 압력을 받는다.


그런 상태에서 승모근이 없다면 목 디스크나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일부 트레이너들이 이런 구조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마사지만 해주면서 승모근 없애는 운동을 시켜 큰 부작용을 낳았다.


건강한 몸 디자인은 인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부작용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저런 식으로 승모근을 없애다 보면 향후 병원 치료도 받기 어렵다.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근육통조차 느끼지 못해 회복이 더 어렵다. 생리학적으로 자생력을 잃고 만다. 겉으로 보기에 예쁜 몸을 만들려고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론과 임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짜 통증 없는 몸과 건강한 몸을 디자인하는 것이 우리 직업의 핵심이다.


Q: 건강한 체형의 정의를 내린다면


A: 필라테스와 헬스가 조화를 이룬 몸이다. 필라텔스는 속 근육, 헬스는 겉 근육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건축물로 비유했을 때 속 근육은 골조, 겉 근육은 시멘트로 생각하면 된다.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속 근육과 겉 근육의 힘이 다르다. 그것이 균형 잡힌 비율로 이뤄질 때, 건강한 체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체형을 디자인하기 위한 고가의 첨단 측정 장비를 통해 체형을 검사하고, 근육의 비율을 평가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출한다. 앞서 언급했듯, 그것을 기반으로 그 사람에게 맞는 최적의 운동방법을 찾아내면 건강한 체형을 디자인할 수 있다.


Q: 가장 자랑하고 싶은 커리어는?


A: 코어풋바디 개발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발의 중심을 잡아주는 훈련 도구다. 발목, 발가락 등 발에 관련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비로 발 압력 측정도 가능하다. 인체에서 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무게는 발바닥에 있다. 아래가 견고하면 지진이 발생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바닥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리고 무너진다. 1층이 흔들리면 위는 더 크게 흔들린다.


발가락은 예민하다. 약해지면 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허리 근력과 신경이 연결되어 있다. 보행에서 발가락이 약해지면 허리가 뒤로 밀린다. 발가락이 잘못되면 그로 인해 거북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런 취약점을 찾아내 움직임을 진단하고, 더 단단하고 균형 잡힌 신체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장비가 코어풋바디다. 이런 것들은 골프 컨디셔닝과도 연결된다. 골프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매우 중요한 운동이다. 하지가 약하고 발목이 삐었던 사람은 쉽게 흔들린다. 그런 사람들에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라고 해도 된다.


최은호 원장. ⓒ 본인 제공

Q: 보람되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A: 나에게 찾아온 분들의 몸을 건강하게 디자인해줬을 때 만족을 느낀다. 몸뿐만 아니라 사람의 멘탈을 내가 케어 해줬을 때도 큰 보람을 느낀다. 여러 경우가 있지만 페럴림픽 국가대표들이 생각난다. 그 친구들(스노보드 국가대표)에게는 핸디캡이 있다. 무언가에 눌려 있다. 그럴 때 ‘너희들은 국가대표다. 자긍심도 느껴라. 인생에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오겠냐. 자신감 가지고 유연해져라’라며 심리적인 트레이닝도 많이 해줬다. 그런 말을 듣고 자신감과 의욕이 살아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했다.


국가대표팀과 달리 1인 스포츠인 골프를 하는 친구들은 더 외롭고 힘들다. 팀 스포츠처럼 에너지를 나누거나 끌어올릴 수 없다보니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혼자 감당한다. 선수들에게는 그런 마인드 트레이닝까지 해줬다. 그런 선수들이 대회서 우승을 하거나 좋은 결과를 이룬 다음 “원장님 덕분에 멘탈까지 잡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때 참 보람을 느낀다.


오늘도 운동 선수를 키우는 한 학부모님을 만났는데 ‘골프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힘들다’는 얘기 들었다. 나도 찜질방에서 먹고 자고하던 어려운 시절을 말씀드렸다. 그렇게 어렵게 살았지만 내 목표를 위해서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용기를 불어넣으면서 일시적으로는 내가 후원하기도 한다. 그런 친구들에게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며 돕고 싶다. 그러면서 나도 돈을 벌고 잘 살아가고 싶다(웃음).


Q: 끝으로 목표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정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쪽 일을 쉽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쉽게 왔다가 치고 빠지려는 자세로 해서는 안 된다. 절실함을 안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몸을 관리하면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분(고객)들이 많다. 이 일을 하고 싶다면, 우리 가족의 몸을 내가 디자인한다는 정도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또 실수와 실패가 있더라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 이런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한두 번 하고 포기하지 않고 '만 시간의 법칙'을 믿으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책임감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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