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만든 참극'…사고로 아들 잃은 아버지, 총기난사 살해범 돼

방제일 2022. 12. 1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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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입주자 회의 도중 총기 난사로 3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범인이 잡히자 이탈리아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범인은 입주민인 57세 남성 클라우디오 캄피티로 그가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현지 언론은 10년 전 스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사연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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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총기참사 범인 아들 죽음 두고 오랜 법정 다툼
자식 잃은 슬픔이 분노로…"10년 간 유령처럼 지내"
이탈리아 경찰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발생한 로마 북부의 한 커피숍에서 조사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지난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입주자 회의 도중 총기 난사로 3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범인이 잡히자 이탈리아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범인은 입주민인 57세 남성 클라우디오 캄피티로 그가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현지 언론은 10년 전 스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사연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피티의 외아들 로마노는 2012년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스키장을 찾았다가 활강하던 중 슬로프에 벗어났고 나무와 충돌해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캄피티는 강사들이 스키 초보자들에게 짧은 강습 이후 가파른 코스로 안내해 아들이 사망한 원인을 제공했다며 법정 다툼에 나섰다. 법정 공방은 길어졌다. 그 기간동안 가정은 파탄났다. 캄피티는 아내와 두 딸과 떨어진 채 별장용으로 쓸 예정이었던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 리에티에 있는 건물에서 홀로 지냈다. 이 건물은 완공되지 않아 콘크리트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잔금을 치르지 않은 그는 퇴거 요청을 받았지만 거부했다. 물도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그는 전기는 다른 곳에서 불법으로 끌어다 쓰며 살았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캄피티가 지난 10년간 별장에 칩거하며 유령처럼 지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의 스키 사고와 관련한 진실을 밝히겠다는 집념 하나로 그곳에서 정치인과 유명 인사에게 매일 탄원서를 보냈고 아들 명의로 블로그를 개설해 진상 규명에 전력을 다했다. 결국 누적된 울분과 폭력성을 해소할 곳을 찾던 캄피티는 사격 훈련장을 자주 드나들며 총기에 집착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그러는 동안 집은 완공됐고 다른 입주자들이 들어왔다. 입주자들은 그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캄피티에 대해 잦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민원 때문에 총기 휴대 면허 신청이 거부당한 것이 캄피티가 로마의 한 카페에서 입주자 회의를 하던 이웃 주민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캄피티는 사건 당일 한 사격장에서 총을 탈취해 범행에 사용했다.

이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한 명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친구로 파악됐다. 현지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해 "캄피티의 비극이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고 짧게 논평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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