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잠금해제 할 때마다 돈 쌓인다…공공요금 '짠테크' 시대
경기도 고양에 사는 주부 김모(41)씨는 지난여름부터 스마트폰에서 ‘가스앱’을 이용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져 공공요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가스앱이 제공하는 광고로 설정해 두고 ‘밀어서 잠금 해제’할 때마다 1~2캐시를 받는다. 1캐시는 곧 1원으로, 이렇게 모은 캐시를 매달 가스요금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요금과 관련한 생활 앱 이용자가 늘어난 가운데 이를 ‘짠테크(짜다+재테크)’ 용도로 활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가스 통합 플랫폼 가스앱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회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너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인 에스씨지랩이 2017년 7월 출시한 가스앱의 회원 수는 2018년 말 22만 명에서 64만 명(2020년 말)→100만 명(2022년 11월 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가스앱 이용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세대당 월평균 1200원가량 가스요금 할인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에스씨지랩 관계자는 “연간 10만~20만원의 캐시를 쌓아 가스요금을 캐시로만 결제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요금 할인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앱을 처음 설치할 때 최대 3000원 적립에 이어 자가검침(150원)·자동이체(200원)·모바일청구서(100원)·챗봇퀴즈(100원) 등을 통해 캐시를 모을 수 있다. 가스앱에서 광고를 시청해도 캐시를 준다. 일부 광고의 경우 회원 가입, 유튜브 구독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 최대 1만원을 적립해 준다. 잠금 화면을 열며 캐시를 적립하는 ‘가스락’ 서비스는 2018년 8월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설정하면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나타나는 랜덤 광고를 풀 때마다 1~2원씩 적립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캐시를 매달 요금 결제할 때 쓰면 된다. 특히 세대 구성원이 모두 앱을 설치한 뒤 ‘선물하기’를 통해 한 번에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1만 캐시 이상 쌓이면 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전국 770만 가구가 가스앱 서비스 운영 대상이다. 서울도시가스와 인천도시가스·제주도시가스·JB주식회사(옛 중부도시가스)·대륜이엔에스·예스코 등이 활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군산도시가스·귀뚜라미에너지도 추가된다. 에스씨지랩 대표는 “내년에는 더 넓은 지역에서 가스앱을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도시가스사와 고객, 나아가 환경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서비스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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