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렬하기 그지없다"…與, 文 '입장문' 십자포화

서해 공무원 관련 文 입장문에 與 격앙
김기현 "관종 본능, 적반하장도 유분수"
권성동 "대통령이 판단을 수용? 비겁"
홍준표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무례하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수사에 대해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라고 규정한 데 대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반박했다.

2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언급을 자제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을 넘지 말라' 또 예전에는 '무례하다'는 말도 했는데 자신과 관련된 일은 모두 성역으로 남겨 달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수사를 거론하며 "(문 전 대통령이) 안보 사안으로 정쟁하지 말고 오랜 세월 국가 안보에 종사한 사람들을 존중해 달라고 했는데 참 말이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냐"고 혀를 찼다.

정점식 의원은 "입장문이 졸렬하기 그지없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말은 없고 안보부처 보고를 보고 승인했다, 판단을 수용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했다"며 "국민에게 무례한 짓을 하지 말고, 국민들로부터 잊혀질 수 있도록 처신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더니 문 전 대통령의 관종 본능이 또 도진 것 같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됐는데 정부가 도리어 월북몰이를 했다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게 어떻게 안보 무력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황당무계하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도 "전직 대통령이 수사 중인 사안에 왈가왈부하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면서 "일국의 대통령이 '판단'도 아니고 무려 '판단을 수용'했다고 표현했다. 마치 판단 주체가 자신이 아닌 것처럼 끝을 흐리는 교묘한 언어에서는 두려움과 비겁함마저 흘러나온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검수완박 법까지 만들었는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니 이젠 겁이 나나 보다"며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다. 늘 그 자리에서 권력을 누릴 줄 알았느냐. 재임 중 감옥 보낸 보수 우파 인사들 징역을 계산해 보면 수백 년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