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단단한 금속판 자르고 다듬으면 나만의 이니셜 펜던트 탄생해요
우리 일상에서 ‘금속’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금속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원소 중에서 고체가 됐을 때 특수한 광택이 나고, 전기·열을 잘 전달하며, 얇은 판으로 펴거나 실처럼 가늘게 뽑을 수 있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말하는데요. 금속은 경도(고체 물질의 단단한 정도)·강도가 높아 단단하고 쉽게 마모되지 않으며 얇아도 큰 힘을 지지할 수 있죠. 특히 높은 온도에서 녹아 액체로 되는 ‘용해’ 성질 때문에 액체 상태의 재료를 형틀에 부어 넣어 굳혀 모양을 만드는 ‘주조’와 금속에 다른 금속이나 비금속을 섞는 ‘합금’이 가능해요. 이런 특성을 가진 금속으로 인테리어 소품·장신구·생활물품 등을 만드는 것을 ‘금속공예’라고 하죠.

돌·나무·뼈 등을 주요 재료로 사용하던 신석기 시대에 이어 구리(동·銅)가 인류 최초의 금속으로 등장하면서 청동기 시대에 금속공예가 시작됐어요.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원전 10세기경부터 청동기 문화가 시작됐다고 알려졌죠. 대표적인 청동기 시대 유물로는 비파형동검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도구인 청동거울·방울, 농경 생활상을 알려주는 농경문 청동기 등이 있어요. 청동기 시대를 거쳐 철기 시대로 오면서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금속공예품을 제작하게 됐죠.
박주영 학생기자·배가은 학생모델이 금속공예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금속공예품을 만들어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있는 타니 스튜디오 금속공예공방을 방문했습니다. 조은영 대표가 “금속공예는 금속으로 만드는 모든 용품을 말해요. 과거에는 농기구나 제사에 쓰이는 용품 등으로 금속공예가 활용됐지만, 오늘날엔 보석을 이용하기도 하고, 인테리어 소품·장신구·생활용품·미술품을 제작하기도 해요. 섬유·나무 등으로 만든 작품에 마무리 장식으로 금속공예를 하는 경우도 있죠. 다른 공예에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 금속공예의 매력이에요.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3D 프린터로 금속공예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직접 손으로 만들어 보면 만드는 재미가 더 클 거예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까운 금속공예 공방을 가서 어렵지 않게 공예품을 만들 수 있어요. 만약 금속공예 디자이너 등 금속공예 관련 직업을 꿈꾼다면 대학교에서 금속공예과를 나오면 좋아요. 저도 금속공예과 출신이에요. 금속공예과를 나오면 금속공예 디자이너 이외에도 보석 감정사나 화장품 회사에서 화장품 용기를 만들 수 있죠. 신발 회사에서 신발 장식으로 금속공예를 하는 일을 할 수도 있어요.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금속공예는 정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가은 학생모델이 “금속공예를 할 수 있는 금속의 종류는 따로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금속은 철금속과 비철금속으로 나뉘어요. 순철·주철·강(鋼) 등 철금속은 단단해서 손으로 작업하기 어렵고 기계를 사용하죠. 대체적으로 철금속보다 경도·강도가 낮은 금·은·구리 등 비철금속이 금속공예에 쓰여요. 단, 순금·순은은 너무 무르기 때문에 순금은 은·구리, 순은은 구리를 섞어 사용해요.”

주영 학생기자가 “금속공예 기법이 다양한 것 같은데, 어떤 기법들이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기본적인 기법은 톱질·줄질·땜질·산 처리·표면 처리 등이 있어요. ‘톱질’은 톱을 이용해 금속판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는 것이죠. ‘줄질’은 줄을 이용해 금속을 깎거나 다듬을 때 사용하는 기법이에요. ‘땜질’은 토치 등을 이용해 고온의 불로 금속을 녹여 다른 두 금속 사이를 붙이는 것이에요. 열로 인해 금속표면에 생긴 산화막 등 불순물을 산으로 벗겨내는 것을 ‘산 처리’, 금속의 표면을 고르게 하고 광택을 내주는 단계를 ‘표면 처리’라고 하죠.”
이외에도 롤러를 이용해 금속판을 눌러 작업하는 롤 프린팅, 금속판 위에 다른 금속을 넣어 문양을 장식하는 상감 등의 ‘평면가공기법’, 열을 가해 부드럽게 된 금속을 두들겨 펴서 입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만드는 단조법 등의 ‘입체가공기법’, 용해된 액체를 일정한 틀에 부은 다음 식혀서 도구를 만드는 ‘주조법’ 등 다양한 기법이 있어요.

조 대표가 “기본적인 기법 중 톱질과 줄질로 구리를 가지고 500원 크기보다 조금 큰 동그란 이니셜 펜던트를 만들어 볼 거예요”라고 말했죠. 보석 등 장식을 단 펜던트는 줄을 연결해 목걸이로 사용됩니다. 금속공예용 C바이스·태장대·줄·핸드바이스·망치·센터펀치·톱대·톱날이 준비됐어요. “V자로 홈이 파진 태장대는 작업하는 책상 중앙에 고정돼 앞으로 튀어나온 나무 조각이에요. 이곳에 금속을 올려 작업을 하죠. 알파벳 ‘C’ 모양의 C바이스는 태장대가 움직이기 않게 책상과 고정시켜주죠. 핸드바이스는 크기가 작은 금속을 홈에 끼어 고정시키고, 손으로 들어 작업할 수 있는 도구예요.” 금속을 깎거나 다듬을 때 사용하는 줄은 모양에 따라 원형줄·반원줄·삼각줄·사각줄 등이 있고, 망치도 재료에 따라 쇠·나일론·우레탄 망치 등이 있어요. 본인의 취향과 만들 작품에 따라 금속공예용으로 도구를 고르면 됩니다.
주영 학생기자·가은 학생모델이 사용할 구리판을 골랐어요. 아연을 섞어 황색을 띠는 황동, 니켈을 섞어 흰색을 띠는 백동 중 소중 학생기자단의 선택은 백동이었죠. “백동은 밀도가 높아 단단해 톱질하기 어려울 거예요.” 조 대표의 말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긴장했어요. 먼저 목걸이용으로 만들 이니셜 펜던트를 제작하기 위해 백동판에 동그랗게 톱으로 자를 모양과 고리를 걸기 위해 드릴으로 구멍을 낼 곳을 펜으로 표시했죠. 정확한 위치에 드릴로 구멍을 뚫기 위해서 금속공예용 센터펀치(구멍을 뚫기 전에 그 중심이 오목하게 패게 하기 위한 공구)를 구멍 표시된 곳에 대고 금속 등을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인 모루에 올려 망치로 가볍게 쳐줬죠. 그 다음 탁상드릴링머신을 이용해 구멍을 뚫었어요. 드릴링머신이 없다면 전동드릴에 금속공예용 드릴 비트(구멍을 뚫는 날)를 껴서 사용하면 돼요.

조 대표가 톱대와 톱날을 연결시킨 후 톱질하는 법을 가르쳐줬습니다. “톱을 일자로 세워 위아래로 살살 밀면서 톱질하면 돼요. 백동판을 태장대에 올려 왼손으로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동그란 모양에 맞게 판을 돌려가면서 톱질해요.” 안전을 위해 왼손 중지와 검지에 골무를 끼고 톱질을 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오른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 아파요” “톱질을 해도 계속 제자리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힘을 세게 줘 톱날을 부러뜨리기도 했어요. 조 대표가 톱날을 다시 끼워 시범을 선보이자 주영 학생기자·가은 학생모델도 따라하면서 톱질에 익숙해졌습니다.
동그랗게 자른 백동판의 모서리를 다듬어줄 거예요. 핸드바이스에 자른 백동판을 끼어넣고, 태장대에 기대어 줄로 거칠고 튀어나온 부분을 다듬어줘요. 줄질을 한 뒤 주영 학생기자가 “모서리가 많이 매끄러워졌어요”라며 놀라워했어요. 사포나 주방용 초록색 수세미로 백동판 표면을 다듬기도 했죠. 흠집이 날 수 있어 철 수세미는 사용하면 안 돼요.

매끄러워진 백동판 표면에 이니셜을 박아볼까요. 조 대표가 알파벳·숫자·문양 이니셜 도장과 금속공예용 망치를 준비했어요. “이니셜 도장을 금속판의 원하는 위치에 놓고 망치로 때리면 알파벳·숫자·문양이 새겨지죠. 너무 약하게 때리면 잘 안 새겨지고, 너무 세게 때리면 판을 뚫을 수 있으니 힘 조절을 잘 해야 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른 금속판을 모루에 올려 이니셜 도장을 대고 망치질 연습을 한 뒤 백동판 표면에 이니셜을 새겨봤어요. 주영 학생기자는 이름 이니셜 ‘PJY’와 생일을 넣었고, 가은 학생모델은 이름 이니셜 ’BGE’와 하트, 꽃 문양을 새겼죠.
이렇게 완성된 이니셜 펜던트는 광약(금속광택제)을 발라 물기가 없는 천이나 수건으로 닦아주는 ‘표면 처리’를 해줬어요. 불순물을 제거하고 완성품이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서죠. 뚫었던 구멍에 고리를 달아 목걸이 줄로 연결하면 펜던트를 목걸이로 쓸 수 있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니셜 펜던트를 목에 걸어봤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금속공예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기뻐했죠.
“초보자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금속공예품은 펜던트·반지·귀걸이 등이 있어요. 공방이 아닌 집에서 만들려면 톱대·톱날·바이스·태장대가 기본으로 필요하죠. 이외에도 줄·망치·니퍼·드릴·토치 등 많은 도구가 필요한 데, 만들기에 따라 필요한 도구를 준비하면 돼요. 도구를 사용할 때 항상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 재미있게 금속공예를 할 수 있답니다.”
■ 이니셜 펜던트 만들기
「 소중 학생기자단이 사용한 백동판 이외에도 다양한 금속판을 이용해서 나만의 이니셜 펜던트를 만들어보자.

1. 드릴로 구멍을 뚫은 금속판에 원하는 모양을 그린 후 C바이스·태장대에 판을 고정하고 톱질을 한다.

2. 자른 금속판을 핸드바이스에 고정하고 줄로 모서리를 다듬어준다.

3. 사포나 주방용 초록색 수세미로 금속판 표면과 모서리를 다듬어준다.

4. 이니셜 도장을 금속판의 원하는 위치에 놓고 망치로 때린다.

5. 광약(금속광택제)을 발라 물기가 없는 천이나 수건으로 닦아준다.

6. 뚫은 구멍에 맞는 고리를 걸어주면 펜던트 완성.
」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평소에 금속공예를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어서 이번 취재가 매우 기대됐어요. 조은영 대표님께 금속공예 역사·활용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특히 신석기 시대 이후 구리(동)가 인류 최초의 금속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금속공예가 시작됐다는 게 인상 깊었죠. 금속공예품을 만들기 전 톱질 연습을 하며 장비에 익숙해지고, 본격적으로 금속공예 체험에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고, 모양이 반듯하게 되지 않아서 조금 속상했어요. 그래도 열심히 만들다보니 어느새 멋진 펜던트가 완성됐어요. 나중엔 금속공예 매력에 빠져들어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다음에는 어려운 모양의 금속공예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박주영(서울 동북초 5) 학생기자
금속공예는 제게 생소한 공예여서 취재 전부터 걱정 반 기대 반이었죠. 이니셜 펜던트를 만들기 위해 백동판을 동그랗게 톱질하는데, 톱질이 처음이라 팔이 아팠어요. 요령이 생기고 백동판을 동전 모양으로 잘 자르게 돼 뿌듯했어요. 제 이니셜과 꽃 문양을 새길 때 망치질도 해봤어요. 전문가처럼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저만의 이니셜 펜던트를 만들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죠. 펜던트를 목걸이 줄에 걸어 목에 착용해봤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펜던트가 정말 예뻤어요. 세상에 하나뿐인 이 펜던트를 고이 간직하려고 합니다.
배가은(서울 중대초 4) 학생모델
」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이승연(오픈스튜디오)·타니 스튜디오 금속공예공방, 동행취재=박주영(서울 동북초 5) 학생기자·배가은(서울 중대초 4) 학생모델, 자료=『금속 공예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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