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복합위기 우려…사업자 66% "경착륙 가능성 커"

노경조 2022. 11.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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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주택협회 세미나…"정부 적극 대응해야"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건설·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이 분양·주택·금융시장이 함께 어려워지는 복합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한국주택협회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침체기에 진입하는 주택시장 리스크를 점검하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이 '주택시장 진단과 정책 대응: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비교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택사업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 체감 경기를 진단했다.

설문조사는 협회 회원사의 건설·주택사업 경력자 7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15일부터 10월13일까지 진행됐다. 이 중 66%가 주택시장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0년 이상 경력자 중에서는 69%가 이같이 판단했다.

이들은 수요 진작 정책(금융·세제)을 중요하게 평가했는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조정대상지역 해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순으로 시급하게 인식했다. 8·16대책 중에서는 인허가 절차 개선을 꼽았다.

최근 경제 위기를 불러온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선 정부의 지속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허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을 강화했으나 부동산금융은 오히려 더 위험한 비은행권 비중이 높아졌다"며 "금융 부실은 시차를 두고 현실화해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거래 감소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주택시장 내부, 연관산업 등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서민경제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허 연구위원은 "가격 하락, 거래 감소, 판매 저조, 금융 리스크 확대 상황이 맞물려 지금의 주택시장 침체기에 진입했다"며 "최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은 환영한다. 그러나 현재 금리 상승 속도는 주택시장이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주택시장이 복합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발표는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이 이어갔다. 이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주택공급정책 평가 및 제도개선 사항: 서울시 정비사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렵지만 양호한 입지의 주택 수요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요가 있는 곳에 품질 높은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정비사업의 활성화는 현 정부 주택공급정책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당수 정비사업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도한 규제만 완화해도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우려로 정부의 재정 지출이나 유동성 공급에 많은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경직성을 조금만 풀어줘도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란 의미다.

8·16대책 등 정부의 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는 "방향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미흡한 점도 일부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전진단·분양가상한제·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개선, 통합심의 확대 등 현장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상당수 포함해 제도를 개선하면 사업 활성화와 신속한 추진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상제·재초환 등의 제도 개편 폭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연구위원은 제도 개선이 먼저 필요한 3가지 사안으로 시공사 선정 시기, 공사비 검증제도, 신통기획을 언급했다. 이는 서울시 내 정비사업 조합 및 주요 시공사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37명의 주요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다.

그는 "정책 취지와 현장과의 괴리로 사업 지연, 불필요한 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공사 선정 시기 조기화, 공사비 검증제도의 대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통기획은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와 일방적 추진이 우려되는 만큼 토지주들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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