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고금리 시대 부동산 조각투자 괜찮을까?

하나은행 2022. 11.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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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부동산 트렌드 NOW(3)

부동산 조각투자가 최근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률 창출인데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3~4%의 배당이익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 금리 인상기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공모를 통해 전액 자기 자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대출금리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으로 대출 비용이 증가하면 매수세가 꺾이고 부동산 투자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가 최근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셔터스톡


조각투자란 거액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상품을 여러 명이 조각처럼 나누어 공동 구매하는 형태의 투자상품이다. 대표적으로 미술작품이나 명품, 한우, 음원 등이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도 고액의 부동산을 지분 형식으로 나누어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해 청약 및 거래를 할 수 있으며 지분만큼의 임대료와 매각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로는 카사, 루센트블록의 소유,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의 비브릭, 펀드블록글로벌의 펀블 등이 있다.

이러한 조각투자 플랫폼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각 금융업체와 신탁 체결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데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인 ‘댑스(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y)’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후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하는 개념이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소유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보유세, 취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매매차익과 배당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15.4%의 세율이 부과된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장점은 소액투자와 더불어 거래 편의성, 매각 차익 기대감 등이 있다. 투자 방법이 주식과 비슷해 스마트폰으로 조각 투자 플랫폼 앱을 다운받아 투자 계좌를 개설한 뒤 공모에 참여하거나 상장된 부동산 수익증권을 거래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 평일 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 최소 거래금액 이상으로 사고 팔 수 있다.

또 해당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데 개별 부동산의 수익증권을 유동화하기 때문에 매각이나 청산 절차도 리츠와 비교하면 어렵지 않다. 실제로 카사에서는 2020년 12월 101억8000만원에 공모한 ‘역삼 런던빌’을 올해 5월에 117억원으로 매각하여 누적수익률 14.76%를 달성했다. 2021년 9월 84억5000만원에 공모한 ‘역삼 한국기술센터’는 올해 2월 93억원에 매각하면서 단기간 내 12% 이상의 차익을 남긴 사례가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에도 단점은 있다. 개별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해당 부동산에 공실이 발생할 경우 배당을 받을 수 없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리츠의 경우 한 증권사의 HTS, MTS를 통해 여러 리츠를 거래할 수 있지만 부동산 조각투자는 해당 자산을 운용하는 플랫폼에서만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앱을 다운받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조각투자는 기회가 없는 걸까?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는 부동산 조각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다. 당분간 하락 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부동산 조각투자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신규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분명히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신규 공모 물건의 경우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 매물이 나오면 우량 매물을 선취하는 기회가 올 수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다양한 부동산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데 상품 특성상 중장기적으로는 회복하겠지만,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급하게 매각하는 매물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공모 자산도 공모금액 대비 거래가격이 내려가면서 신규 투자 시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과 매각 차익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공모가 대비 5%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의 경우 거래가격이 내려가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며 향후 매각하게 되면 공모가 대비 매각 차익까지 높아진다.

아직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스템이나 법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이 있으나 상업용 부동산의 안정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향후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동산 조각투자의 주요 투자처인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주거용 부동산보다 개별성이 강한 만큼 임차인 구성, 입지, 주변 임대료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다소 까다로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이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 팀장 puzzlet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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