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의 단풍길 걸어보세요 [단칼에 끝내는 서울 산책기]
[이상헌 기자]
▲ 4.19민주묘지에서 연산군묘, 정의공주묘 산책 코스.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수유동과 방학동 산책길. |
ⓒ 이상헌 |
4.19민주묘지는 11월 까지 붉은 단풍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쌍문공원에는 군부대가 이전한 자리에 꽃동네책쉼터가 들어서 있으며, 연산군묘 앞 원당샘공원의 약수터는 물맛이 좋아 동네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네 군데이므로 아래 지도를 보고 취사선택하면 되겠다.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면 4·19민주묘지에 다다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이 그날의 항거를 말해주는 듯 하다. 비단잉어가 한가로이 노니는 연못을 둘러싸고 붉은 물결이 완연한 가을을 알리고 있다.
▲ 4.19민주묘지의 붉은 단풍. 그날의 항거를 말해주는 듯 핏빛처럼 타오른다. |
ⓒ 이상헌 |
불법 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촉발되는 와중에 최류탄이 얼굴에 꽂힌 채 숨진 고교생 김주열군의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다. 시위에 참가한 진영숙양도 경찰이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유서를 써 놓고 데모에 참가한 그이는 한성여중 2학년의 어린 나이였는데 다음과 같이 적었다.
▲ 4.19민주묘지의 단풍. 늦가을까지도 단풍이 물들어간다. |
ⓒ 이상헌 |
이승만의 종진집권을 위한 사사오입 개헌을 강행한 이기붕은 혁명 이후 전 가족이 자살한다. 12년간 이어진 자유당의 독재 체제가 무너졌지만, 1년 하고도 한 달 뒤에 5.16 군사 정변으로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17년간 엄습한다.
▲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의 단풍길 #36 ⓒ 이상헌 |
4.19민주묘지를 나와 쌍문공원으로 가보자. 효문고교 사잇길로 들어서 잠시 걸으면 최근에 시민에게 개방된 꽃동네책쉼터가 나온다. 수유실을 비롯하여 카페 형식으로 꾸며져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쌍문역 방향으로 가면 함석헌기념관을 둘러볼 수도 있다.
북쪽으로 진행하여 나즈막한 둘레길 자락을 돌아내려오면 연산군묘에 다다른다. 9대 임금인 성종의 맏아들이자 10대 왕이었던 연산군은 폭정으로 군주의 자리에서 쫓겨난 인물이다. 연산군의 어머니는 성종의 첫번째 후궁으로 왕비에 오른 윤기견의 딸인 윤씨다.
중전의 자리에 오른 윤씨였지만 성종의 마음은 다른 후궁에게 가 있어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질투에 눈이 먼 그녀는 후궁들을 제거하려고 엽기적인 일을 벌이다가 발각되어 성종의 분노를 산다.
▲ 연산군묘. 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다. |
ⓒ 이상헌 |
▲ 양효안공의 묘, 정의공주의 묘 양효공 안맹담과 세종대왕의 둘째 딸 정의공주의 묘역. |
ⓒ 이상헌 |
절대 왕권을 얻은 연산군은 이후 광증이 의심될 정도로 흉악무도한 일을 저지른다. 채홍사를 전국에 파견하여 미녀를 궁궐로 들이고 각 고을에서 기생을 관리하게 만들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이 능한 기생은 흥청(興淸)이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관용구가 된 '흥청망청'이 여기에서 기원한다.
▲ 연산군묘 앞의 은행나무. 수령 800여 년의 방학동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떨구고 있다. |
ⓒ 이상헌 |
▲ 간송옛집.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문화재를 지켜 낸 간송 전형필의 집. |
ⓒ 이상헌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의 검사 본능 "과학 기반한 강제 수사 진행, 법적 책임 명확히"
- 미중 갈등에 새우등 한국? 오히려 전략가치 올라간다
- 15년차 소방관입니다, 용산소방서장 문책에 반대합니다
- [단독] 학생 촛불집회 방해?... 경기교육청 "참여 자제" 공문
- 일주일 중 가장 여유 있는 점심, 따라해보세요
- '드디어' 다음주 수능... 감독관은 벌써부터 긴장됩니다
- WSJ "한국, 미국 통해 우크라군에 포탄 10만 발 제공"
-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사과, 불충분' 57.3%
- 윤 대통령 지지율 30%, TK·60대 상승... "이태원 참사 수습 부적절" 70%
- 이재명 "MBC 탑승 배제 졸렬, 대한민국에 해괴한 일 벌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