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리멤버’… 지금 극장가는 리메이크 영화

이준범 2022. 10.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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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가 10월 극장가를 점령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등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 작품성과 흥행력을 세계 시장에서 입증한 가운데에서도 리메이크 시도가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한국 영화 두 편, '리멤버'(감독 이일형)와 '자백'(감독 윤종석) 모두 유럽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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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리멤버’ 포스터

유럽 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가 10월 극장가를 점령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등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 작품성과 흥행력을 세계 시장에서 입증한 가운데에서도 리메이크 시도가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한국 영화 두 편, ‘리멤버’(감독 이일형)와 ‘자백’(감독 윤종석) 모두 유럽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리멤버’는 2015년 제작한 캐나다·독일 영화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감독 아톰 에고이안)가 원작이다. ‘자백’은 2017년 국내 개봉한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리메이크했다. 개봉 첫날은 ‘리멤버’, 둘째 날은 ‘자백’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근소한 차이로 경쟁 중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소재와 배경이 한국에 맞게 달라졌다. ‘리멤버’는 기억을 잃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원작 설정은 그대로 두고, 복수 대상을 아우슈비츠의 나치 부역자에서 일제강점기 친일파로 바꿨다. ‘자백’은 주인공의 직업이나 캐릭터, 전체적인 흐름은 같지만, 배경을 추운 겨울로 설정했고 후반부 이야기가 다르다.

리메이크 한국 작품은 또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정직한 후보2’(감독 장유정) 역시 2014년 브라질에서 개봉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다음달 16일 개봉하는 영화 ‘동감’(감독 서은영)은 2000년 개봉한 동명의 한국 영화를 22년 만에 리메이크했다. 넷플릭스는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를 제작 중이다.

‘정직한 후보2’ ‘동감’ 포스터

반대로 한국 영화가 외국에서 리메이크되는 일도 많다. 다른 문화, 다른 국가에서 검증된 좋은 작품이 서로 오가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2019년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을 리메이크한 베트남 영화 ‘매우 쉬운 일’(Nghe sieu de)은 지난 4월 개봉 하루 만에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극한직업’과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지구를 지켜라’는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리메이크 영화가 계속 제작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정적인 IP 확보다. 해외에서 이미 작품성과 흥행 검증을 마치고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 국내에서 다시 제작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해외 작품을 작품을 한국에 선보이는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해외 관객에게 맞춰 제작된 작품인 만큼, 한국 정서에 맞게 편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메이크 작품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국내 관객들이 장르 이해도가 높아져, 정서 차이가 큰 유럽 영화도 장르를 통해 쉽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서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럽 영화를 한국식으로 해석해 리메이크 하는 건 쉽지 않다”라며 “최근 국내 대중이 장르물을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그런 면에서 국내 제작사들이 서구권 작품도 과감하게 리메이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작 ‘리멤버’와 ‘자백’ 포스터나 영화 설명엔 리메이크라는 정보를 찾을 수 없다. 리메이크를 했어도 굳이 그 사실을 알리거나 강조하지 않는 눈치다. 이에 정덕현 평론가는 “리메이크 사실을 알려서 관객들이 원작과 비교하게 하면 불리하다”라며 “원작에 대한 무게감과 아우라를 얹고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예 리메이크할 영화를 선정할 때부터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품을 찾는 경우도 많다”라며 “그만큼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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