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서 가장 때깔 고운 단풍..이 흘림골 비경, 7년 기다렸다
"몇 주 뒤면 동네 공원 단풍도 멋질 텐데 굳이 지금 설악산까지?"
벌써 단풍 산행에 나서는 산꾼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데 올해는 다르다. 설악산 흘림골 탐방로가 7년 만에 열려서다. 흘림골은 대청봉 코스에 비하면 험하지 않으면서도 풍경은 뒤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설악산에서 가장 때깔 고운 단풍도 볼 수 있다. 지난 10, 11일 흘림골을 가봤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벗고 단풍 산행을 할 수 있어서인지 산꾼들 표정이 유난히 밝았다.
흘림골의 기구한 사연
이만큼 팔자가 사나운 계곡이 있을까. 1970~80년대만 해도 흘림골이 있는 설악산 오색지구는 신혼여행 일번지이자 수학여행 명소였다. 수려한 산세,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와 폭포를 구경하고 오색약수를 마신 뒤 온천을 즐기는 코스가 인기였다. 그냥 유원지로 놀러 가는 분위기였다. 지금처럼 환경을 생각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사방에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탐방로 훼손도 심각했다. 과잉 관광의 폐해였다. 결국 국립공원공단은 1985년 흘림골 자연휴식년제를 선언했고, 무려 20년 뒤인 2004년 9월 개방했다.
"설악산은 사람 나이로 치면 70세쯤 됩니다. 오래된 협곡과 암반지형이어서 어디서든 낙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안전시설을 보강했지만, 탐방객 스스로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여심폭포 안내문이 바뀐 이유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에 첫눈이 내린 10일, 흘림골을 찾았다. 한글날 대체공휴일이었지만 궂은 날씨 탓에 탐방객은 많지 않았다. 흘림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마자 새로 설치한 나무 계단이 나왔고 "낙석 발생 위험" 경보음이 울렸다. 흘림골에만 낙석 위험 지점이 22곳인데, 그중 다섯 곳에서 안내 방송이 나온다.
탐방객 이경수(56)씨는 "몇 해 전 흘림골 대체 탐방로였던 만경대를 갔다가 실망했다. 등선대 전망이 훨씬 압도적"이라며 "다음 주에 한 번 더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흘림골을 개방하면서 만경대 탐방로는 폐쇄했다.
10월 20일께 단풍 절정 예상
흘림골 탐방지원센터에서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3.1km 길이로 약 3시간, 용소폭포에서 오색약수까지는 2.7km 길이로 약 1시간 걸린다. 흘림골 쪽에서 출발하길 권한다. 일부 산행객이 용소폭포에서 등선대 방향으로 걷는데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져 힘들고 탐방객이 많을 때는 피차 불편할 수 있다.
■ 여행정보
「
흘림골 탐방로는 예약 필수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보름 단위로 예약을 받는다. 13일 현재 10일 31일까지 예약할 수 있고, 11월 예약은 이달 17일부터 가능하다. 예약자 1명이 동행 10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용소폭포부터 오색약수까지, 주전골 탐방로는 예약하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다. 설악산은 기온 변화가 심하고 바람도 세다. 방풍·보온 재킷, 장갑을 챙기는 게 좋다. 흘림골 탐방로는 입구와 출구가 다르다. 오색지구에서 택시를 타고 흘림골탐방지원센터까지 이동해 걷길 권한다. 택시비는 1만5000원 정액제다.
」
양양=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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