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의 배당투자①]'나만의 월배당 포트 구축' MZ세대 투자 트렌드가 쏘아 올렸네.."보너스 챙기세요"

이선애 2022. 9.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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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세계 금융 시장의 환경 악화로 자본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정적인 인컴(Income·정기적 수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니즈)가 증가하면서 배당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당 상장지수상품(ETP)이 많아지면서 투자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환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확대되는 것 역시 시장 확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김사월(28)씨는 요즘 주식 계좌만 보면 흐뭇하다. 증시 부진으로 ‘파란불’만 가득하다는 직장 선배의 한숨에도 김씨는 꼬박 쌓이는 배당금에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종목 비중을 줄이고 배당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적중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월 배당금도 들어왔다.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 월배당 ETF로 출시한 ‘SOL 미국S&P500’이 6월 상장할 때 투자한 덕분에 지난 1일 10만원가량을 지급 받았다.

#그동안 미국 배당 주식에 투자만 해왔던 자칭 서학개미 투자자 박지환(52)씨는 최근 국내 배당 투자 확대도 늘리고 있다. 다양한 상품의 등장으로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그는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금도 증가하고 있어 배당주 투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가 이뤄질수록 배당 투자가 주목받을 것 같다"고 전했다.

◆MZ세대가 이끈 ‘월배당 ETF’…새상품 출시 봇물

그야말로 ‘배당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는 이미 월배당 ETF가 활성화돼 있어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국내 시장은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S&P500’의 6월21일 상장을 시작으로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월배당 ETF는 주식, 채권 등 편입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와 배당을 모아 월간 단위로 분배금을 주는 상품이다. ETF에서 분배금은 주식의 배당금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하면 된다.

신한자산운용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투자 트렌드에 주목해 월배당 ETF를 들고 나왔다. 1일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ETF의 다양한 분배 주기를 활용해 나만의 월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투자 트렌드에 주목했다"면서 "이에 대응해 투자자들이 자본수익과 동시에 월급을 받는 듯한 효용을 느낄 수 있게 하도록 해당 상품을 출시한 것이며, 상품 출시 이전에는 월마다 배당을 받기 위해 국내외 ETF를 복잡하게 조합해서 투자해야 했는데, 이제는 국내 상품에 투자하면서 월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SOL 미국S&P500 ETF’의 순자산총액은 전날(31일) 종가 기준 294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분기마다 분배금을 지급하던 ETF 4종을 월분배로 변경하며 시장 확대에 동참했다.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 ‘TIGER 200커버드콜5%OTM ETF’, ‘TIGER 200커버드콜ATM ETF’ 등 4종목이다. 기존에는 매월 1·4·7·10월 마지막 영업일 및 ETF 회계기간 종료일 기준으로 분배금을 지급했지만 변경 후에는 매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지급으로 바뀌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 심화로 투자자들이 자본 이익(capital gain)보다 인컴 수익(income gain)에 관심을 더 쏟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분배금 지급일을 변경했고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이 배당금을 많이 받은 종목 2위가 월배당 ETF였던 만큼 국내 시장 ‘월배당 ETF’가 자리 잡으면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제 국내 시장에서도 월배당 ETF가 일종의 투자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월배당 ETF 상품의 핵심 요소인 자본수익의 안정성, 편입자산의 배당 지속성 등을 고려해 MZ세대부터 은퇴세대까지 투자자 수요에 맞는 신규 월배당 ETF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우선은 배당 지급률이 높은 우량주 중심의 시장대표 지수 및 리츠(REITs)에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이 먼저 늘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 ETF 추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분기 중 ‘나스닥 100 커버드 콜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월배당ETF가 다섯개 뿐이지만 앞으로는 해외시장처럼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월배당ETF 632개가 상장된 상태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월배당 상품의 경우 출시 이후 자금 순유입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월배당 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배당주 펀드의 호시절…‘고배당 종목’ 주목

배당주 펀드로 다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던 성장주 펀드에 비해 외면을 받았지만 올해 다시 안정적인 배당주 펀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국내 266개 배당주펀드에는 올해 들어 5150억원가량이 새로 설정됐다. 올해로 설정 20주년을 맞은 장수 펀드이자 국내 최초의 배당주 펀드인 ‘베어링 고배당 펀드’에는 올 들어 510억원이 넘는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설정 후 550%가 넘는 수익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양한 배당주 펀드 상품도 쏟아진다. KB자산운용은 최근 ‘KB 미국 ESG 배당귀족 펀드’를 내놨다.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지수인 ‘S&P 미국 ESG 배당귀족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다. 기존에 출시된 미국배당귀족 펀드와의 차별점은 ESG 점수를 활용한 종목 선정이다. 추종지수인 ‘미국 ESG 배당귀족 지수’는 미국 증시의 약 90%에 해당하는 S&P1500 지수 중에서 2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이 성장한 120여종목을 우선 선별한다.

김홍곤 KB자산운용 인덱스퀀트본부 본부장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배당 성장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배당 성장에 ESG를 결합할 경우 금리인상 방어 효과 및 팬데믹 같은 시장 충격 발생 시 하락폭이 제한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높은 배당수익률과 균형적인 포트폴리오, ESG를 접목한 KB 미국ESG 배당귀족 펀드는 시장 변동성 확대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주요 투자 대안처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도 높아지면서 고배당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상반기 총배당금은 9조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512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순이익은 120조4856억원에서 116조4269억원으로 3.3% 감소하는 등 돈을 적게 벌었지만 배당 성향은 6.23%에서 7.76%로 높아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주들의 이익 환원 요구에 기업들이 화답을 하는 환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기업들의 배당 확대도 배당 시대를 여는 원동력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약세장에서는 고배당 종목이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이라는 변수는 알파 측면에서 베타(지수) 변동성을 헷지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강력한 디펜시브 팩터로써 고배당을 첨가해준다면 좀 더 안정적인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적+고배당 결합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영업이익 1개월, 3개월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연말 배당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대한항공, 영원무역, 한국콜마, 현대해상, 신세계, 대덕전자, LX인터내셔널, DB손해보험,GS, 롯데렌탈, 신세계인터내셔날, HD현대, 심텍 등을 꼽았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낙폭과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연말 배당 수익률이 5% 이상인 종목에서 낙폭 과대 기준을 적용한 결과 BNK금융지주, 기업은행, 신한지주, 금호석유, 한국토지신탁, 한국금융지주, 롯데하이마트, HMM, LX세미콘,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한양증권, POSCO홀딩스 등을 추천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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