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은 5억 떨어졌다..서울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 쇼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아파트값 하락 폭도 더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11% 하락했다. 지난주(-0.09%)보다 하락 폭이 0.02%P 더 커진 것으로, 2019년 3월4일 조사(-0.11%)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내렸다. 노원구(-0.23%), 도봉구(-0.22%), 성북구(-0.21%)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경기(-0.20%), 인천(-0.26%) 등도 하락 폭이 커지면서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지난주보다 0.18% 떨어졌다. 이번 낙폭은 2013년 1월14일 조사(-0.19%) 이후 9년 7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 예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로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 하향조정이 지속하며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8월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로 0.25%P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네 차례 연속(4·5·7·8월) 인상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도 더 커지게 됐다. 주담대 변동 금리는 지난달 빅 스텝(0.05%P 인상)의 영향으로 현재 최고 연 6%대에 들어선 상황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 차례(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3.00%까지 0.25∼0.50%p 더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말께 7%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에 따른 아파트값 약세 현상은 신축 아파트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의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입주 1~5년 차 신축 아파트가 0.5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 6~10년 차 준신축(0.86%)과 10년 초과 구축(0.69%)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단기 급등 부담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수준이 높은 신축 아파트 매수 진입장벽이 높아 상승 폭 둔화 속도가 빨랐고 하락 전환도 가장 먼저 이뤄진 것"이라며 "신축 아파트가 몰린 강동, 송파 대단지 매매가격이 큰 폭 하락한 것도 약세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는 지난 20일 최고가와 비교해 1억5000만원 낮은 11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해 준공된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달 18일과 지난 6일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거래된 19억8000만원에서 5억원 하락한 거래가 연달아 두 건이나 나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은평구 수색동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84㎡ 역시 10억4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2억6000만원 하락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입주) 전용 84㎡ 역시 지난 2월 25억4000만 원에서 지난달 25일 19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준신축, 구축 아파트값 흐름은 정부 정책 변수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발표한 270만호 주택공급 계획 중 50만호가 서울에 배정했기 때문에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공급물량의 50~80%가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3대 규제가 보다 전향적으로 완화되기 전까지 서울 50만호 공급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우려감이 공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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