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된 곰배령..서늘한 기운 속 야생화 천국 [포토버스]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1424m) 아래 광활하게 펼쳐진 곰배령.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이곳에 봄보다 더 화려한 야생화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여름 장마가 끝난 뒤라 초록은 짙고, 꽃은 더 싱그럽다.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떡 누워있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지명이다.
1000고지가 넘는 곰배령은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에서 진동리 설피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숲 트레킹과 눈요기를 할 수 있는 장소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기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3일 이곳을 찾았다.
산림청 점봉산 곰배령 산림생태탐방센터에서 예약자를 확인하고 명함 크기의 붉은색 출입증을 받아야 곰배령으로 향할 수 있다.
고개로 가는 5.1km의 숲길은 또 다른 재미다. 숲길은 강선 마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활엽수의 울창한 원시림 터널이다. 곰배령에 도착할 때까지 하늘은 볼 수 없을 정도다. 길옆에서 가끔 만나는 초롱꽃에 한눈을 팔지 않는다면 1시간 30분이면 족히 오를 수 있다.
숲길이 끝나면 바로 하늘이 열리고 야생화 군락지가 나타난다. 궂은 날씨로 탁 트인 전망을 마주할 수 없었지만, 이슬비를 머금은 형형색색의 야생화는 어느 때보다 생기로워 보인다.
전국이 폭염으로 푹푹 찌는 기온이지만 곰배령은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다. 탐방객들은 좌우로 깔린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며 갖가지 야생화와 마주한다. 작고 가녀린 야생화가 강한 바람에 꺾을 듯 나부낀다. 사람들은 저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기 바쁘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처음 찾은 김순건(가명·57·서울 송파구) 씨는 "고지대의 숲길을 걷고 울긋불긋 피어난 야생화를 만나는 시간이 바쁜 도시 생활로 찌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것 같다" 고 말한다.
점봉산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존지역이라 곰배령 탐방을 위해서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숲나들e'(foressttrip.go.kr)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월 1회에 한해 신청자 외 동반자 1인까지 할 수 있고, 18세 이하 청소년은 사전 예약한 부모와 동행할 경우 별도의 예약 없이 입산이 가능하다.
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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