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 보물 중의 보물 '완도 황칠'

완도신문 김원국 2022. 8. 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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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치명적 독 되는 경우도.. 전문가의 조언 받고 활용해야"

[완도신문 김원국]

안녕하세요. 김 약사입니다.

무더운 여름 늘 건강을 첫 번째로 생각하면서 잘 지내시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 전남 완도 보길도 정자리에 가면 천연기념물 479호가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 천연기념물은 지금까지 밝혀진 같은 종류의 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완도 보길도 정자리의 황칠나무입니다. 오늘은 이 황칠나무에 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여유당전서라는 시문집에 보면 황칠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는데요. 

그 첫 시작이 다음과 같습니다.

"그대 궁복산에 가득한 황칠나무 못 보았는가? 금색 칠한 듯 꽃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껍질 벗기고 즙 받기를 옻칠 받듯 하면 아름드리나무 라야 겨우 한잔에 찰랑거릴 정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기서 궁복산의 궁복은 해상왕 장보고의 어린시절 이름이기에 유추해 보면 궁복산은 완도의 지붕인 상황산을 가리킵니다.

즉, 상황산에 가득한 황칠나무를 껍질 벗기고 그 즙을 받아보면 아름드리나무 정도야 겨우 한잔 정도 나올 만큼 귀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요. 이러한 정약용 선생님의 시는 당시 황칠나무 명성이 온 천하에 알려져서 국가에서 이 황칠나무를 특산물로 지정해 지나치게 많이 세금 형식으로 요구하니 완도 백성들이 그 나무를 악의 나무라고 이름 짓고 밤마다 도끼 들고 몰래 와서 찍어버렸다는 내용으로 끝납니다.

바로 1803년 정약용 선생님이 42세 나이에 강진으로 유배하러 와서 완도 주민들이 황칠 공납 때문에 황칠나무를 훼손하는 상황을 보고 개탄하며 지은 시가 바로 정약용 선생님의 황칠이라는 시입니다.

얼마나 황칠이 귀하고 유명했으면 황칠의 명성이 명나라까지 전해져서 조선에 선물로 요구했고 완도 주민들은 황칠을 구하려고 힘들어했던 당시 시대적 상황이 느껴지나요.

황칠은 왜 그리 유명했을까요? 황칠은 이름에서 보듯이 다양한 물건에 금빛의 칠을 할 수 있는 끈적끈적한 나무 진액입니다. 이 황칠을 물건의 겉에 칠하면 물건이 썩지도 않고 더 나아가 황금색으로 아름답게 할 수 있었습니다. 금빛까지 나면서 물건을 아름답게 하니 얼마나 귀했을까요? 글을 쓰고 난 종이에 칠하고 공예품에도 칠하고 갑옷과 투구에도 칠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황칠나무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사철 푸른 상록수로 완도, 보길도, 거문도 등 전남 서남해안 지역과 제주도에서 자생한다고 합니다. 완도에는 여러 섬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데 특히 보길도와 완도의 상황봉 일대에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남지역에 자생하는 황칠나무 대부분이 완도지역에 있다고 하니 우리 완도가 황칠나무의 고향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황칠나무을 전 세계학자들이 연구할 때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이름을 붙여 놨는데 그 학명이 덴드로파낙스 모비페라입니다. 이 학명 자체를 해석해 보면 병을 가져가고 만병을 치료하는 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모든 병을 치료하는 나무라는 뜻을 가진 완도의 보물 황칠나무의 의학적인 효능에 대해서 서서히 들어가 볼까요.

모든 살아 숨 쉬는 생명체는 내부에서 분해와 합성이라는 화학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노폐물은 내보내는 작용을 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모든 생명체 안에서는 뭔가 지지고 볶고 하는 무수한 화학적 과정을 하는데 그걸 대사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근육, 간, 뇌, 심장, 소화기관 등에서 에너지를 이용해 기초적인 대사를 하고 있죠. 그리고 활동할수록 대사량은 더 늘어나게 되고요. 

그럼 식물도 살기 위해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서 포도당을 만드는 대사 과정을 거치고 또 다른 대사 과정을 거쳐 식물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 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핵산 등도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식물의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대사를 1차 대사라고 하고 이러한 1차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을 1차 대사산물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포도당,아미노산, 지방산, 비타민, 무기질, 핵산 등이 해당하겠죠.

그런데 식물은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하지는 않을지라도 식물이 외부의 곤충이나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벌이나 나비를 유인해 자기의 종자를 널리 퍼트리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그 밖에 다양한 이유로 특별한 기능이 있는 물질들을 만들어냅니다. 

이와 관련된 대사를 2차 대사라고 하고 2차 대사를 통해 생성된 물질을 2차 대사산물이라고 합니다. 1차 대사는 식물 자신을 위한 대사라면 2차 대사는 식물과 외부와의 관계를 위한 대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차 대사산물을 원료로 하여 2차대사산물을 얻어내는 것이고 특정한 외부환경이 주지 않으면 2차 대사산물이 생산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식물에서 약용 성분이 나왔다고 하면 대부분 이 2차 대사산물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거나 타인을 유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은 그만큼 강력한 효능이 있고 그 2차 대사산물을 먹은 사람도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인간세포를 유익하게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때론 2차 대사산물이 너무 약성이 강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하니 전문가의 세심한 조언이 꼭 필요합니다. 그럼 황칠나무에서 나오는 2차 대사산물을 알고 그 2차 대사산물의 의학적인 효능을 알면 황칠나무의 의학적인 효능을 알게 되는 것이겠죠? 

(다음 호 계속)
김원국 약사/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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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원국 약사(향우)입니다.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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