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공항서 휴대품은 왜 검사해?" "관세가 뭐야?" 궁금증 풀어봐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 길이 다시 뚫렸는데요. 여행을 위해 공항·항구에 가면 출입국 검사대에서 개인 휴대품을 검사합니다. 면세한도 초과 물품, 반입금지·제한 물품을 소지하고 있는지 정밀검사하는 절차죠. 이런 일을 담당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관세직 공무원 제복을 입은 김세아(왼쪽)·임서준 학생기자가 서울본부세관 관세박물관에서 관세·세관·관세청에 대해 알아봤다.

여행자 휴대품 검사뿐 아니라 수출입물품 통관 등 관세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관공서를 ‘세관’이라고 해요. 통관은 관세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 물품을 수출·수입·반송하는 것을 말하죠. 세관이 소속된 관세청은 세관 업무 이외에도 정부 재정 수입 확보, 대외경제 질서 확립, 국민생활과 사회 안전 보호를 위해 일합니다. ‘관세(關稅)’는 ‘관문(關門)에서 세금을 거둔다’는 뜻으로, 물품이 관세영역에 반입 또는 반출될 때 부과되는 세금을 말해요. 상품의 이동 방향에 따라 수출세·수입세·통과세로 분류되지만, 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는 수입물품에 대해서만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세를 채택했어요.

우리나라는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국제무역이 시작되고 관세의 중요성을 인식, 1878년 부산 두모진에 최초의 해관(항구에 설치한 관문)을 설치했어요. 1883년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조선 후기 외교·통상사무를 관장한 관청) 소속으로 총해관을 설치하고, 독일인 뮐렌도르프를 총세무사(관세행정 총책임자)에 임명하면서 세관 창설(부산해관)과 운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1970년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 개청하며 지금의 관세청이 됐습니다. 서울본부세관(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을 찾은 김세아·임서준 학생기자를 서울본부세관 홍보팀 구인희 관세행정관이 반갑게 맞이해 건물 1층에 있는 관세박물관으로 안내했죠.

관세청과 그 산하기관에서 국가 재정수입 확보·국내 산업 보호·국민 안전에 힘쓰는 관세직 공무원들. EBS

“1883년 만들어진 부산해관은 1907년 ‘부산세관’으로 기관명이 바뀌었어요. 부산세관 이외에도 서울세관, 인천세관, 군산세관이 있었죠. 그중 군산세관 건물이 유일하게 남아있는데, 호남관세박물관으로 쓰입니다. 현재는 청사를 새로 짓거나 이전해 인천본부세관·서울본부세관·부산본부세관·대구본부세관·광주본부세관 등 5개 본부세관을 운영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물관에 있는 여행자 휴대품 검사대와 문형(門形)금속탐지기를 보고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소지품을 검사하는 곳이에요”라고 했어요. “여행자가 문형금속탐지기를 통과할 때 금속성 물질 소지품은 검사대에 올려놔야 해요. 경고음이 울리면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추가검색을 진행하죠. 여행자 휴대품 검사대에서는 엑스레이를 통해 반입금지·제한 물품이나 면세한도 초과 물품이 있는지 확인해요.”

관세박물관 내 여행자 휴대품 검사대에서 반입금지·제한 물품 찾기 게임을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검사대에는 반입금지·제한 물품을 알아보는 게임이 있었어요. 세아 학생기자가 과일이 반입금지·제한 물품이라고 뜨자 “과일도 문제가 되는지 몰랐어요”라고 말했죠. “검사한 물품에 따라 전자태그(세관자물쇠)를 붙이는데, 술·담배·핸드백 같은 과세대상 물품에는 노란색, 무기·총기류·폭발물 등 위험물질엔 빨간색, 과일 등 식물 검역대상에는 녹색, 고기·소시지 등 동물 검역대상에는 주황색 태그가 달려요. 이 물품들은 추가 검사를 받죠.”

해외여행 관련 범죄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중 반입금지·제한 물품을 숨기는 ‘밀수’가 있어요. 두 사람은 구두 바닥을 뜯어 금반지를 숨기고, 책에 금괴를 넣을 만한 공간을 만든 밀수품 등 전시물을 살펴봤죠. “관세를 내기 싫거나 세관의 검사를 피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예요. 관세직 공무원이 의심 물품을 검사·조사해 밀수품을 찾아내죠. 일반인도 125번으로 전화해 밀수사범을 신고할 수 있어요.”

국제 무역·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반입금지·제한 물품을 숨겨 들어오는 ‘밀수’가 횡행하고 있다. 사진은 책에 금괴를 숨길 공간을 만든 밀수품.

구두 바닥을 뜯어 금반지를 숨긴 밀수 행위. 일반인도 밀수사범을 발견하면 125번으로 전화 신고가 가능하다.

특히 마약 밀수에 대해 관세청은 검찰·국가정보원 등 마약단속기관과 함께 단속합니다. 이때 탐지견이 활약하죠. “국가 소속 탐지견은 탐지견훈련센터 교육을 받은 뒤 폭발물이나 마약류 등을 찾아내는 데 투입돼요. 탐지견 대부분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이에요. 후각이 뛰어나고, 성격이 온순하며 교육훈련 소화능력도 우수하죠.” 서준 학생기자가 “현장에 투입하지 못한 개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어요. “은퇴하거나 교육에서 탈락한 개는 관세청에서 일반인 입양신청을 받죠. 동물보호법 준수는 물론 입양신청 조건이 엄격하고 까다로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악어 박제, 호랑이 가죽 등 동물 물품들이 전시된 곳으로 눈을 돌렸어요. “호랑이가 가죽만 남아있는 게 무서워요.” 세아 학생기자가 말했죠. 호랑이처럼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상업거래를 제한하고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1973년 ‘CITES'라는 국제협약이 체결됐어요. 우리나라는 1993년 가입했죠. CITES 대상에는 살아있는 동식물뿐 아니라 식품, 동물 가죽, 원목, 악기, 건조 약재 등도 포함돼요. 단, 전시·연구목적 등의 이유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국제거래가 가능하죠.

임서준 학생기자가 금속성 물질이 있는 휴대전화를 들고 문형금속탐지기를 통과하자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렸다.

‘짝퉁’이란 말 들어봤나요. 타인의 상표를 불법 도용해 진품처럼 판매되는 가짜상품을 뜻하는데요. 최근에는 진품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가짜상품이 유통돼 세관에 적발되는 일이 많아졌죠. 서준 학생기자가 전시된 가짜상품들을 보고 “전부 진품으로 보여요”라며 놀랐어요. “가짜상품을 취급하는 사람은 징역 또는 벌금이 부과돼요. 관세청은 가짜상품과 함께 수출입 관련 지적재산권(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등 지적재산권 보호에도 힘쓰고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외국 물품을 수입할 때 신고하기 위해 쓰는 수입신고서를 작성해 봤어요. 납세의무자 이름을 쓰고 수입물품과 수량·원산지 등 내용을 넣으면 얼마의 관세를 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죠. 복잡한 관세행정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우리나라 관세청은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를 만들었어요. 유니패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세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수출입신고서 작성·조회·처리할 수 있고 관세를 납부할 수 있죠. 전시관을 둘러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울세관 홍보팀 한혜정 관세행정관과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입신고서를 작성해보는 김세아 학생기자.

서준 관세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급자족 경제였던 전근대사회에서는 교통·통신수단의 미발달로 무역이 활성화되지 않아 관세 개념이 나타나기 어려웠어요. 근대에 들어서 국가 재정수입과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죠. 특히 식민지 개척에 나선 서양 국가들은 관세를 무겁게 부과해 외국 상품의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했어요.

세아 관세청과 세관이 생기기 전, 옛날에는 어떻게 무역을 했나요.
부여·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 고대 국가들은 서로 교역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조공 형식의 공무역에 그쳤어요. 고려시대에는 민간교역도 활발해지면서 대표적인 무역항인 벽란도에 중국·일본·아라비아 상인들이 드나들었죠. 당시 고려 인삼이 가장 인기 있는 수출 품목이었다고 해요.

여행자 휴대품 검사대뿐만 아니라 수하물 수취대에서도 관세직 공무원이 의심 물품을 철저하게 검사·조사한다. EBS

서준 전 세계에 세관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세관은 국제사회에서 테러 위협, 마약류 밀반입 등을 감시해 국민 건강·안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아무리 내부 위험요인 감시를 강화해도, 세관이 없어져 국경을 통과하는 테러 흐름을 막지 못하면 참사를 막을 수 없죠. 또한 밀수를 포함한 불법거래는 미래에도 계속될 텐데, 뛰는 밀수업자 위에 나는 세관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세아 관세직 공무원은 어떻게 되며,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관세직 공무원, 즉 세관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시험을 통해 선발돼요. 이들은 관세청과 그 산하기관에서 국가 재정수입을 확보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일을 해요. 또한 불법 물품을 차단해 국민 안전도 책임지죠. 현재 약 5000명이 있으며, 20%인 1000여 명이 공항에서 근무해요.

공항·항구에서 근무하는 탐지견은 탐지견훈련센터 교육을 받은 뒤 폭발물이나 마약류 등을 찾아내는 데 투입된다. EBS

세아 관세에서 환율은 어떻게 작용하나요.
환율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돈의 교환 비율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예를 들어 수입 제품이 1000원이었는데 환율이 오르면 1200원을 주고 사게 되는 거죠.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개인사업자에겐 환율 상승이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세관 입장에서는 수입금액에 따른 관세가 더 늘어납니다.

서준 인터넷 등으로 전 세계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미래의 관세와 세관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자유무역협정(FTA)이 계속 확대돼 미래에는 수입물품의 대부분이 무관세가 되고, 관세 규모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분야의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죠. 우리나라 세관도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T기술을 관세행정에 접목해 IT 강국의 명성에 걸맞은 세관으로 발전하려고 합니다.

■ 해외여행 관세 정보

「 ● 여행자 휴대품 신고

우리나라 입국 시 기내 또는 입국장 안에서 작성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세관에 제출해야 해요. 신고 물품이 없으면 신속 통관 할 수 있고, 신고 물품이 있으면 선별 검사를 받습니다. 면세 범위 초과 물품을 자진신고 하면 15만원 한도 내에서 관세의 30%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가산세(세액의 최대 60%)가 부과되죠. 전자담배와 축·수산물은 반드시 신고서에 ‘신고사항’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동물이나 현지 과일·채소 등은 반드시 검역을 받아야 하며, 반입이 불가능할 수 있어요.

●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

- 기본 면세: 우리나라 입국 시 해외여행자의 휴대품은 1인당 미화 600달러까지 면세예요. 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하죠.
- 별도 면세: 미화 600달러가 되지 않아도 주류(1L 이하면서 미화 400달러 이하인 1병), 담배(궐련· 200개비), 향수(60ml)는 해당 범위(괄호 안 내용)를 초과하면 과세 대상이에요. 물론 19세 미만은 술과 담배를 면세받을 수 없습니다.

가짜상품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은 국내 반입금지·제한 물품이다.

● 반입금지·제한 물품

반입금지 물품은 ‘관세법 제234조(수출입의 금지)’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우리나라에 절대 가지고 들어올 수 없어요. 반입제한 물품은 관련 소관 부처 법령에 따라 허가 및 검역 합격의 경우 수입할 수 있죠.

- 반입금지 물품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서적·도화, 영화·음반·비디오물·조각물 등
정부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첩보활동에 사용되는 물품
화폐·채권이나 그 밖의 유가증권의 위조품·변조품 또는 모조품
위조 상품(짝퉁 등)·지식재산권 침해물품

- 반입제한 물품
총포, 도검(장식용·일본도 포함), 화약류 등
아편·대마초 등 마약류
개·고양이 등 동물류, 육류 및 육가공품, 식물류 및 그 가공품, 살아있는 수산생물 등의 검역대상물품
웅담·악어가죽·상아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및 관련 제품
‘약사법’에 따라 수입이 제한되는 의약품 및 한약재
」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해외여행 가는 걸 좋아해 이번 취재가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관세와 세관, 반입금지·제한 물품들을 알게 됐죠. 저는 마약과 총기류만 반입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과일 같은 식물도 반입금지·제한 물품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또 가짜상품을 봤는데 모두 진품 같아 공항에서 일하시는 관세직 공무원도 찾아내기 힘들 것 같았죠. 다음에 해외여행을 갈 때는 여행자가 휴대할 수 있는 물품이 무엇인지 잘 파악할 거예요.

김세아(경기도 빛가온초 5) 학생기자

관세박물관에서 관세가 무엇인지, 관세청과 세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알 수 있었어요. 관세직 공무원분들이 마약·총기 등 반입금지·제한 물품들을 찾아내 우리의 안전을 지켜줘 안심됐죠. 또한 여행자 휴대품 검사, 수입신고서 작성 등 체험할 것도 많아 즐거웠어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해외여행을 가기 전 관세와 세관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임서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세아(경기도 빛가온초 5)·임서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자료=서울본부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