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90% 넘는 곳, '깡통전세' 위험지역으로 특별관리

송진식 기자 2022. 7. 20. 2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주재 3차 비상경제회의
보증금 떼먹는 임대인 '명단 공개'
전세사기 피해자에겐 대출 지원

정부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90%를 초과하는 지역을 ‘깡통전세’ 위험지역으로 분류해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떼먹는 임대인의 정보 공개가 추진되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등 지원책이 마련된다. 정책금융인 ‘버팀목(전세대출)’의 경우 연중 대출금리가 동결되고, 대출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2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거분야 민생안정방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최근 ‘깡통전세’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는 지역은 국토교통부가 특별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지역의 경락률(감정가 대비 경매 낙찰가 비율)이 전세가율보다 낮은 지역도 특별관리 대상이 된다. 부동산 업계는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하면 잠재적인 깡통전세 우려 지역으로 분류한다.

국토부 집계 결과 전남 광양(84.3%)·목포(83.3%), 충남 당진(83.1%) 등은 전세가율이 이미 8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 18일 공개한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을 보면 충북(111.9%), 전북(110.5%), 경북(109.8%), 충남(108.0%) 등에서 이미 100%를 초과했다.

국토부는 깡통전세 우려가 확인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뒤 지자체 합동 위험매물 점검, 부동산 이상거래 점검 등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세입자들에게 인근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 등 시세 수준, 주택 부채비율 등을 고지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교육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아직까지 깡통전세가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 예방 및 지원을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먹는 임대인은 법개정을 통해 명단을 공개하고,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증가입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세입자들이 주변 전세 시세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구축한다.

■전세대출 ‘버팀목’ 금리 동결…6만여가구 연 31만원 이자 절감

전세사기 피해자에겐 긴급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오프라인 지원센터 등을 통한 지원도 추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금 보험 가입이 가능한 보증금 기준을 현행(수도권 7억원)보다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며 다자녀·청년·신혼부부 등 사회배려 계층의 보증료 할인율을 현행 40~50%에서 50~60%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택도시기금으로 운용되는 전세대출인 ‘버팀목’은 올해 금리가 동결된다. 동결조치로 올 하반기 약 6만5000가구가 연간 31만5000원(금리 0.5%포인트 인상 가정)의 이자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겐 대출한도가 확대돼 청년은 최대 2억원(현행 7000만원), 신혼부부는 최대 3억원(수도권 기준, 현행 2억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된 청년 대상 월 20만원 월세 지원이 11월부터 시작되고, 현재 중위소득 46% 이하 계층(127만가구)에게 지급되는 주거급여 지원 대상이 2027년까지 중위소득 50% 이하 계층(175만가구)으로 확대된다.

하반기 전세 공급물량 확대책도 시행된다. 건설임대 물량이 기존 대비 2000가구 늘어난 2만5000가구로, 전세임대 물량은 3000가구 늘어난 2만4500가구로 각각 확대된다. 민간이 짓는 신축매입임대 물량도 확대하고, 윤 대통령 공약인 청년원가주택 등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모델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민간 건설임대의 경우 민간부지를 활용해 지어 임대할 경우 기존 기부채납, 분양비율 상한, 초기 임대료 규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줄 예정이다. 현재 부도·파산 등 제한적으로 가능한 임대 리츠에 대한 양도 규정도 공실률 등을 따져 양도가 가능토록 허용하는 등 규제를 풀기로 했다.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등록임대 제도의 규제완화책이 마련된다. 지난달 발표된 임대차 시장 안정방안에서 도입을 예고한 분양가상한제 합리화, 실거주 의무 완화 등도 관련 규정이 마련되는 8월부터 가능한 한 조기 시행키로 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