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택시기사에게 찾아온 복, 지금의 식당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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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택시기사다.
용추사 경내 매점에서 시작해 지금 위치(함양군 안의면 용추계곡로519)까지 오게 된 천궁산장은 정은아 여사의 일생과 함께였다.
남편 원도훈씨는 택시기사를 하면서도 식당에 쓰일 채소 농사를 지었다.
틈틈이 채소를 다듬어주는 것도 남편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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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함양 하회영]
▲ 천궁산장 정은아 여사 |
ⓒ 주간함양 |
1982년 이곳은 하루종일 있어도 사람구경 하기 힘들었다. 화전민이나 산에 오르는 사람이 간혹 있을 뿐 지금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니었다. 여름철 빗물에 길이 쓸려 내려가면 남편은 경운기로 길을 다시 닦았다. 9.5평에 방 3개를 넣고 가게를 넣고 연탄불에 솥을 걸어 장사를 했다. 지붕도 없이 천막이 펄럭이던 그곳에 거지도, 아픈 이도 머물다 가며 시간이 흘렀다.
1994년 장자벌 입구에 집을 지었다. 천궁산장. 당시 향운암을 오가며 3년을 가족처럼 지냈던 황대선원 성수스님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다. 하늘 천, 궁궐 궁의 '천궁'. 천궁산장은 오랜 세월동안 안의면 용추골을 지켜왔다. 용추사 경내 매점에서 시작해 지금 위치(함양군 안의면 용추계곡로519)까지 오게 된 천궁산장은 정은아 여사의 일생과 함께였다.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천궁산장. 정은아 여사는 자신의 음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잘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정성껏 만들었다는 것은 자부하지. 뭘 넣어야 더 맛있을까 그 고민만 했으니까." 메뉴에 없는 음식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었지만 계산 한번 따지지 않았다. 적자가 날까 걱정하기보다 오로지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 천궁산장 |
ⓒ 주간함양 |
외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큰딸 서영씨는 금요일부터 집에 내려왔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식당에 나왔다. 딸이 머물던 하숙집 사장은 "아침에 상을 차리고 밥상을 준비하는데 수저를 놓고 음식을 나르는 걸 꼭 도와주었다"며 칭찬을 했단다. 지금은 정은아 여사를 대신해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식당을 돕기 시작한 둘째딸 소영씨는 음식 맛을 내기보다 플레이팅에 관심이 많았다. 붙임성 있고 유쾌한 소영씨는 손님을 응대하며 홀을 전담한다.
지금은 정은아 여사가 천궁산장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손님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한결같다. "천궁산장이 자리는 옮겼지만 맛은 그대로다." 음식은 맛도 있어야 하지만 눈으로 보아도 맛있어야 한다는 정 여사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는 자녀들의 노력 덕분이다.
식당을 하지 않았다면 가족과 함께 주말에 여행이라도 갔을 테지만 정여사네 가족은 주말마다 식당일을 하러 모여들었다. 가족의 힘으로 지금의 '천궁산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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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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