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말라위와 기후변화

2022. 6. 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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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말라위공화국 어느 마을에는 농부 아니타 치타야가 산다.

아니타가 사는 지역은 기후변화로 식량, 식수를 직접 마련하고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아니타 일행은 미국의 여러 농장을 방문하고 농부들과 기후변화를 논의한다.

같은 농부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체감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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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희 문화연구자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말라위공화국 어느 마을에는 농부 아니타 치타야가 산다. 아니타는 가족과 함께 옥수수, 콩, 나무콩, 호박 등을 기른다.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작물도 묘목도 잘 자라지 않는다. 1년에 비가 세 차례 정도 내렸을 뿐이다. 물을 구하려면 루쿠루강 주변의 땅을 파야 한다. 여기에 차오른 물을 기다린 후에야 양동이에 받아올 수 있다. 나무가 잘 자라지 않으니 땔감도 구하기 어려워 진흙으로 난로를 빚어 만든다. 사람들은 이 난로를 “기후변화 난로”라고 부른다.

아니타가 사는 지역은 기후변화로 식량, 식수를 직접 마련하고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먹거리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하려고 ‘땅, 음식, 건강한 공동체’도 만들었다. 공동체는 진흙 난로 같은 대체 연료뿐만 아니라 성평등 워크숍, 유기농 작물 요리법 등을 공유한다. 그런데 아무리 대안적인 삶을 모색하더라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란 역부족이다. 그래서 아니타와 동료 에스더는 이 공동체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이는 최근에 열린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 중 ‘개미와 베짱이’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아니타 일행은 미국의 여러 농장을 방문하고 농부들과 기후변화를 논의한다. 같은 농부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체감은 달랐다. 단지 날씨 주기의 문제라거나 정치인들의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농부도 있었다. 다큐멘터리는 2년 후 이들을 다시 보여준다. 미국의 한 농부 가족은 홍수로 농장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저마다 어떤 식으로든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기후변화의 최전방에 사는 농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니타 일행은 말한다. 기후변화라는 진실을 볼 때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고, 이미 자각한 후에는 늦었을 때라고. 그러나 죄책감을 갖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기후변화를 알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말이다.

천주희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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