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남부럽지 않던 송파·강동·마포 날벼락..3~4억 떨어졌다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곳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서초구(0.55%), 용산구(0.38%), 강남구(0.32%) 등 최고 인기 지역의 아파트값만 올라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들과 함께 선호 입지로 꼽혔던 송파구(-0.03%), 강동구(-0.15%), 마포구(-0.30%) 등에서는 최근 최고가 보다 2억~3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지난주(-0.01%)에 이어 2주 연속 내렸다. 올해 주간 조사 누적치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0.12% 떨어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곳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성북구(-0.76%), 서대문구(-0.54%), 종로구(-0.44%), 노원구(-0.42%) 등 서울 도심과 외곽지역의 하락 폭이 컸다. 이 밖에도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올랐던 송파구, 강동구, 마포구 등 서울 주요 입지에서도 최근 하락세가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4월13일 23억4000만원(10층)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최고가 27억원(14층)보다 3억6000만원이 떨어졌다. 같은 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22억5000만원(29층)에 거래돼 4월 말 최고가 26억5000만원(17층)보다 4억원이 하락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14억8000만원(19층)에 팔려 지난해 10월 최고가 20억원(13층)에 비해 5억2000만원 내렸다. 다만 이 거래는 매수-매도인 간 직거래로 이틀 뒤 17억5000만원(17층)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 59㎡ 역시 2020년 12월 16억원(11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18일 14억2000만원(3층)에 거래되면서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내려갔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시티지자이 전용 59㎡도 최고가 17억원(25층)에서 3억원 넘게 내린 13억4800만원(1층)에 지난 4월 손바뀜했다.
잠실동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문의 전화조차 받기 힘들 정도로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이라며 "가격을 내린 급매물도 최근 몇 달간 1~2건 거래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를 회피하기 위해 최고가보다 가격을 낮춘 다주택자 급매물이 몇 개 나오긴 했지만 좀처럼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며 "매수자들은 더 싼 매물만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6월 종부세 기산일에 맞춰 세금을 줄이려는 일부 다주택자가 싸게 내놓은 물건이 최근 이들 지역에서 거래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은 강남, 서초 등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역별로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자가 추격매수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팀장은 "새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했는데, 이전 정부의 경우 대책이 대체로 규제 중심이었지만 새 정부는 규제 완화를 천명한 터라 매도자와 매수자는 모두 급하지 않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확실하게 나와야 앞으로 시장 방향성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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