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으로 대박 난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왜?

황인호 2022. 5.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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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꼽히는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섰다.

일진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이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시장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소식을 갑작스럽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일진그룹 직원들조차 매각 소식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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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일렉포일(동박). 일진머티리얼즈 제공

일진그룹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꼽히는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매각 결정 배경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선 일진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진입한 걸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한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일진그룹 특성상 자산 규모를 줄여 각종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그룹은 이달 초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에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정한다. 일진그룹의 자산총액은 5조271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 현황 등 공시 의무가 뒤따른다.

일진그룹은 창업주 허진규 회장이 서울 노량진 집 마당에 세운 알루미늄 주물공장 ‘일진금속공업’을 모태로 한다. 현재 계열사는 38곳에 이른다. 일진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곳이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공시 의무가 부담으로 작용해 ‘일진머티리얼즈 팔기’에 나섰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왜 계열 분리가 아닌 매각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일진그룹은 허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을 축으로 후계구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허 부회장은 일진홀딩스를 축으로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하이솔루스를 맡고 있다.

허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일진유니스코, 일진건설 등을 경영하고 있다. 지분관계에도 걸림돌이 없다. 이달 초만 해도 LG가(家)처럼 계열 분리해 독자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소식을 갑작스럽다고 여긴다. 최근까지 좋은 실적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6일에는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스페인 카탈루냐에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PI첨단소재 예비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을 보였었다.

이 때문에 일진그룹 직원들조차 매각 소식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무근”이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일진머티리얼즈 측에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한 번 더 놀랐다는 후문이다. 한편으로는 일진머티리얼즈가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보다 새 주인을 찾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혹은 ‘규모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파트너십 구축이 목표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된 만큼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SK넥실리스와의 점유율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어 다음 단계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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