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잘알 전문가부터 타투이스트까지! 각양각색 시선으로 바라본 4인4색 향수 코멘터리

2022. 5. 1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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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하다', '여성스럽다'.. 정형화된 문장으로 가득한 노잼 향수 리뷰, 멈춰! 향잘알 전문가부터 향기를 그릴 줄 아는 타투이스트까지,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4인 4색 신상 향수 코멘터리.
「 GUCCI 」
향수 편집숍 매니저 김정숙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블룸 중 단연 최고의 향수라 말하고 싶다. 기존 블룸 시리즈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유의 단정하고 절제된 투베로즈와 재스민의 디테일은 오로지 후각에만 집중할 때 느껴지는 구찌스러운 향기. 여기에 네롤리 같은 가볍고 청량한 노트가 더해져 달콤하면서 푸릇한 향이 한층 밝고 경쾌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타투이스트 미래

맡는 순간 처음 해외 게스트 워크를 떠났던 낯선 여행지 홍콩 그리고 그곳에서 마주쳤던 꽃 시장이 문득 떠오를 정도로 온몸에 퍼지는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생화로 가득 찬 공간에 있는 듯 생생한 플로럴 향을 맡으며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새겼던 나비와 국화 타투를 보고 있자면 다시 그때로 타임 워프를 한 것만 같다.

뮤지션 김사월

우아한 현악기의 선율처럼 아름답게 피어 오르는 꽃향기는 클래식한 고전 영화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찰리 파커의 세련되고 힘 있는 색소폰 소리가 곁들여진 ‘I’ll Remember April’까지 틀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흑백영화 속 클래식한 사운드처럼 피어나는 꽃봉오리들이 음악의 절정과 함께 만개하는 듯 풍성한 향과 목덜미에 옅게 남은 잔향까지, 완벽한 엔딩이다.

스타일리스트 김민지

살짝만 뿌려도 가득 찬 꽃향기에 봄 느낌이 물씬 나는 화사한 컬러의 슈트나 칵테일 드레스와 매치하고 싶어진다. 이번 시즌 구찌 캠페인 속 파티 모습이 떠오르는 차분하면서도 화려한 향이 근사한 곳에서 저녁 약속이 있는 날 드레스업하고 마무리로 뿌려주면 향기까지 완벽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을 것.

「 LUSH 」
향수 편집숍 매니저 김정숙

키가 큰 침엽수가 가득한 숲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향수. 아로마틱한 향이 날렵하게 시작되는 톱 노트, 그 뒤로 이어지는 부드럽고 묵직한 우디 베이스가 한데 어우러져 풍성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게감이 있는 향이지만 부담스러운 느낌은 아니라 우디 계열이나 중성적인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더욱 매력적이게 다가올 듯하다.

타투이스트 미래

톡 쏘는 듯 상쾌한 시원함이 느껴지는 향은 푸른 제주도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한 달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작업했던 때가 생각나는데, 숙소에서 조금만 나가면 펼쳐지는 빼곡한 숲길과 오름에서의 청량했던 기억이 아로마틱한 우디 향을 풍기는 쉐이드와 많이 닮았다.

뮤지션 김사월

많은 일을 뒤로하고 나만의 휴식이 필요할 때, 아드리안 렌커의 앨범 〈Songs〉를 틀고 끊임없이 달려 도착한 숲속의 작은 통나무 집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퍼지는 나무와 젖은 흙 내음을 닮았다. 오직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이 주는 편안함이 필요한 순간 찾게 될 것 같다.

스타일리스트 김민지

첫 향은 편안하고 깊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상쾌한 느낌이 강하게 코끝을 스친다. 내 몸에 꼭 맞춘 듯 편안하지만 한 끗의 멋스러움을 표현해줄 와이드 팬츠에 리넨 셔츠나 코튼 소재의 카디건을 걸치고 가볍게 외출할 때 뿌려주면 오늘만큼은 내가 제인 버킨이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 JO MALONE LONDON 」
향수 편집숍 매니저 김정숙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을 한 병에 가득 채워 넣은 듯 달콤한 휴식처럼 퍼지는 향. 햇살을 머금은 활기찬 만다린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가, 베이스에 터치된 베티베르 향의 중성적인 무드가 새벽처럼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타투이스트 미래

지난 추억들을 향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원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확 느껴지는 향을 맡는 순간 3년 전 필리핀 마닐라로 작업을 떠났던 기억이 향기와 함께 스쳐간다. 뜨거운 햇볕 아래 만개한 만다린 향이 코끝을 스치고, 머스크의 따스한 잔향이 온몸을 감싸며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는, 익숙한 듯 아닌 듯 오묘한 매력을 지녔다.

뮤지션 김사월

낮의 열기가 식지 않은 여름 밤바다.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가득한 그곳을 벗어나 온전히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왔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향은 그때 그 순간을 닮았다. 창문 사이로 느껴지는 여름의 따뜻한 바람과 함께 얼렌드 오여의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스타일리스트 김민지

무더워진 날씨, 주말에 급 여행을 떠날 때 함께해줄 메이트를 꼽으라면 바로 이 향! 주변 공기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상큼한 향과 은은하고 깊은 베이스 향을 맡고 있자면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라피아 해트와 캐츠 아이 선글라스에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휴식을 취하러 훌쩍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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