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이 입학한 국제학교의 특이한 혜택
[윤근혁 기자]
▲ 채드윅국제학교 홈페이지 첫 화면. |
ⓒ 인터넷 갈무리 |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이 다니고 있는 국제학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 후보자 딸이 다니는 학교는 인천 송도에 있는 채드윅국제학교다. 이 학교는 이른바 '10억 학교'로 불리고 있다. 한국의 부자 중에 부자만이 다닐 수 있는 초 귀족학교란 뜻이다.
2021년 기준 이 학교 고등학교 과정 한 해 수업료는 4476만 3540원이다. 중학교는 4089만1405원, 초등학교는 3804만 6690원, 유치원도 초등학교와 같은 3804만 6690원이다. 기숙사가 없는 이 학교가 받는 순수 수업료만 이렇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외국교육기관 및 외국인학교 종합안내' 서비스를 살펴본 결과, 2021년 기준으로 유초중고 13년 과정 동안 내야하는 수업료 총합이 5억 2329만1665원이다. 고교 과정 3년 만 떼어보면 1억 3429만620원이다.
하지만 한 사교육 관련자는 인터넷 답변에서 "실제로 (채드윅국제학교에) 들어가는 비용은 더욱 더 많다"면서 "만약 (통학) 버스를 사용한다면 버스 비용, 미국 또는 해외 대학교를 위한 컨설팅 비용, SAT/ACT나 IB 학원비용, 사교육 비용 등등 하면 유치원부터 졸업까지 10억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귀족학교로 논란이 되어온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의 수업료는 한 해에 많아야 1000만 원이었다. 채드윅국제학교는 이보다 수업료가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2010년 9월 7일에 개교한 이 학교는 우리나라 수도권에 있는 유일한 유초중고 과정의 법적 외국교육기관이다. 외국교육기관으로 대구국제학교가 하나 더 있긴 하지만 이 학교의 고교 과정 수업료는 한 해 2840만 원이다. 채드윅국제학교 수업료에 견줘 63% 수준이다. 제주지역에 4개의 국제학교도 있지만 이들 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법이라는 또 다른 법에 근거한 형태의 학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학교를 다니는 한국인 중엔 서울에 거주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재벌기업 자녀들이 많다. 이 학교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자·손녀가 재학했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녀들도 이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9월 부산광역시가 발표한 '명지국제학교 설립 타당성 조사 및 운영계획 수립' 문서를 보면, 채드윅국제학교 관계자는 부산시 직원들을 만나 이 학교 학생 통학 상황에 대해 "서울(강남)에서 통학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채드윅국제학교는 이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값비싼 수업료 등의 이유로 일반인들은 쳐다보기조차 어려운 곳인데, 수업료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 학교는 대구국제학교와 함께 외국 학교 초중고 졸업자격은 물론 한국 학교 초중고 졸업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자녀 교육 걱정 없이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그 자녀들은 한국에 눌러 살 수 있도록 특혜를 준 셈이다. 그런데 이런 특혜를 이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 많이 있는 기존 외국인학교보다 더 큰 차원의 특혜다.
이에 따라 교육시민단체들은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에 한국인의 입학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 채드윅 등 국제학교의 설립 목적에 대해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특별자치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교육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외국인을 위한 국제학교에서 외국인은 많지 않다. 채드윅국제학교의 경우 2021년 9월 현재, 전체 재학생 1366명 가운데 내국인은 831명인 반면, 외국인은 535명이다. 외국인을 위한 외국교육기관에 61%의 내국인 자녀가 다니며 한국 초중고 졸업자격은 물론 외국 초중고 졸업자격까지 얻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 정원은 2080명이지만 현재 1366명만 다니는 등 정원의 34%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가운데, 여야 공방으로 정회되자 자리를 나서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채드윅국제학교에 보낸 '운영점검·조사 결과' 문서에서 "외국인 학생 인원을 늘리기 위한 장기적 계획 추진을 권고 한다"고 적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채드윅국제학교는 법에 따라 외국인 유치를 위해 만든 국제학교인데 외국인보다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 이 같이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 학교 고교 과정 졸업자는 73명이었는데 국내대학 진학자는 2명뿐이었고, 71명은 해외대학에 진학했다.
한편 한 후보자 딸은 지난해 반독점 등을 주제로 한 6개 논문을 4개 저널에 실었다는 점과 봉사단체를 만들어 한 보육원에 기업의 노트북 기부를 주선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 만들기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문 표절과 대필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고 봉사활동에 대한 외국 매체 인터뷰 또한 '기사를 가장한 광고'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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